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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6.8조 투자재원 어디서?…미리 받은 '고객돈' 쓴다

  • 2026.09.29(화) 10:20

세종 4.3조·베트남 2.5조 투자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확대
투자재원 대부분 선수금 활용

삼성전기가 국내와 베트남 인공지능(AI) 서버용 패키지 기판에 투자하는 6조7800억원 대부분을 선수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선수금은 제품을 제공하기 전 미리 받은 계약금으로, 고객돈으로 대규모 투자재원을 마련한다는 의미다. 삼성전기 입장에선 투자 부담은 줄이고 신규 투자된 생산라인이 놀지 않도록 생산 물량도 미리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실행에 옮기는 AI 기판 투자

지난 28일 삼성전기 이사회는 △세종 패키지기판 생산 증설 4조2700억원 △베트남 패키지기판 공장 증설 2조5100억원 등 총 6조78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국내 세종 투자는 삼성전기 자본(9조7973억원)의 43.6%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다. 베트남 투자의 경우 베트남 법인(Samsung Electro-Mechanics Vietnam) 자산 2조4278억원의 103%가 넘는 수준이다. 

이번 투자는 시장에 이미 예고됐다. 

지난 7월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전기 세종캠퍼스는 일반 기판을 넘어 AI 서버용 최첨단 패키지 기판을 생산하고 있다"며 세종에 8조원을 투자해 AI 서버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 생산 허브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보고회 직후 삼성전기는 세종 패키지 기판 제조 허브에 2040년까지 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세종에 4조2700억원을 우선 투자하고 나머지 3조7300억원은 2040년까지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투자는 지난 4월 외신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전기가 고부가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12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공시된 베트남 투자 규모를 보면 '2028년까지 2조5100억원 규모 유형자산 취득'으로, 지난 4월 외신에서 알려진 것 보다 54% 가량 투자 규모를 늘린 셈이다. 

실제 베트남 투자 규모는 2조5100억원보다 더 클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메리츠증권은 "종속법인(베트남)의 경우 공시 대상에 생산설비 투자만 포함되며, 건물·인프라 투자까지 감안할 경우 베트남 법인의 실제 투자 규모 역시 4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투자재원 어디서?…선수금 활용

8조원이 넘는 한국과 베트남 투자의 대부분은 '고객 돈'으로 충당한다. 지난 6월 기준 삼성전기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조3144억원으로 이번 투자재원으로 쓰기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증권사는 "공격적인 캐팩스(Capex) 집행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 우려는 존재하나, 투자금의 상당부분(추정 70% 이상)이 고객사 선수금을 기반으로 집행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고객사가 미리 패키지 기판을 확보하기 위해 선납한 대금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다.

지난 6월 기준 삼성전기 선수금(장기 포함)은 7937억원 수준이다. 8조원 투자에 한참을 미치지 못하지만, 향후 공장 증설과 함께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고객사의 선수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 1일 삼선전기는  글로벌 대형 AI 반도체 기업과 1조722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기판 수요가 타이트하다보니 고객사가 선수금을 내고 일정 물량을 미리 확보하고 있다"며 "삼성전기 입장에서도 증설 이후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지 않게 일정 생산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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