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오는 7일 발사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5차에 전자·배터리 부품을 실어 우주 환경에서 성능 검증에 나선다. LG 계열사들이 각자의 부품을 한 위성에 실어 공동 실증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는 이번 실증을 시작으로 2028년 자체 큐브위성 발사까지 추진, 우주 산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LG사이언스파크는 6일 달 탐사 로버 개발 스타트업 무인탐사연구소와 함께 준비한 큐브위성에 LG 계열사 부품 5종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큐브위성은 가로·세로·높이 각각 10㎝를 기본 규격으로 하는 초소형 인공위성으로 지구 관측이나 우주 기술 검증 등에 활용된다. 우주항공청은 누리호 5차 발사에 실릴 큐브위성을 산업체와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공모해 선정했다.
누리호가 7일 오후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하면 큐브위성은 고도 약 570㎞ 상공에서 약 60일간 부품의 작동 상태를 차례로 점검한다. 탑재되는 부품은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팩 △LG전자의 파워모듈·자세제어 구동기·위성 통신용 안테나 등 5종이다.
각 부품은 실제 위성 운용 과정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성능을 검증받는다. 카메라 모듈은 한반도 상공을 촬영해 데이터를 지상으로 전송하고, 파워모듈과 자세제어 구동기는 각각 위성의 전력과 자세를 제어한다. 배터리팩은 전력을 공급하는 동시에 상태 정보를 수집한다. 안테나는 위성과 지상을 연결하는 기본 통신 수단으로 상시 가동된다.
이번 실증은 우주 전용 부품을 새로 개발하는 대신 기존 상용 부품을 활용하는 'COTS(Commercial Off-The-Shelf)'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상에서 성능과 신뢰성이 검증된 상용 부품을 우주 환경에 맞게 보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우주 전용 부품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과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우주는 극저온·진공·방사선 등이 공존해 지상과 작동 조건이 크게 다르다. 상용 부품이 실제 우주에서도 제 성능을 내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LG사이언스파크는 이번 실증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부품의 신뢰성을 높이고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부품 단위의 검증이 첫 단계라면 다음 목표는 독자적인 위성 기술 확보다. LG는 2028년 자체 큐브위성을 발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현재 위성 탑재 기술 검증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같은 우주 기술 개발은 스타트업과의 협업에서 출발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2023년 달 탐사 로버 개발 업체 무인탐사연구소를 육성 스타트업으로 선정하고 이듬해부터 지원해 왔다. 무인탐사연구소는 누리호 4·5차 부탑재 위성 공모에 연이어 선정됐으며 최근 120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2027년에는 달 탐사 실증 임무에 나설 예정이다.
LG사이언스파크는 지난해 6월과 11월 두 차례 우주항공청과 만나 우주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전자와 배터리 등 주력 사업에서 쌓아온 기술을 우주로 확장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우주 산업 규모가 2030년 5900억달러에서 2040년 1조100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별 계열사의 우주 기술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 사우스8 테크놀로지스와 항공우주용 배터리 셀 개발에 착수했다. 미국 열관리 솔루션 기업 KULR 테크놀로지 그룹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는 항공우주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는 "이번 발사는 LG의 기술이 우주 환경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첫 단계"라며 "지상에서 축적해 온 기술을 검증하면서 국내 우주 산업 생태계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