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금은 이해된다. 내 아이에게는 좋은 옷만 입히고 싶어서일까. 그보다는 내 아이가 나에게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 눈에도 그렇게 보이길 원해서인듯하다.
일반화의 오류일 수는 있으나 대부분 사람은 아이가 입은 옷이나 외모를 보고 그 아이의 부모와 자라는 환경을 모두 짐작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어른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 사람이 입은 옷과 가방, 시계, 끌고 다니는 차를 보면서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상황 등을 추측하곤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무리해서라도 명품을 사거나 수십 개월 할부로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게 아닐까.
사람은 간사한 동물이다. 겉모습을 보고 그 사람을 대하지 않나.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손을 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머리로는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한다고 하지만 길거리를 지나다 행색이 지저분하면 피하게 마련이다. 잘 차려입고 품위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는 나도 그에 걸맞은 태도로 대하게 된다.
아이도 마찬가지일 테다.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아이의 차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리라 본다. 어린이집에 갈 때도 아이 옷을 깔끔하고 단정하게 입혀 보내는 이유다. 꼭 비싼 옷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옷을 입혀 보내는 것이 엄마의 마음이더라.
특히 항상 아이의 옆자리를 지켜줄 수 없는 워킹맘이라면 더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혹시나 엄마가 잘 챙겨주지 못한다고 밖에서 무시하진 않을까, 다른 아이들보다 덜 챙겨주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건 너무 당연한 엄마의 마음이더라.
펀드도 외모다
어떻게 좋은 펀드를 고를까. 펀드를 볼 때도 외모를 봐야 한다. 펀드의 외모를 보면 운용사에서 얼마나 그 펀드에 신경 쓰는지 알 수 있으니 결과 또한 좋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펀드의 외모는 뭘까. 지난 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주식형과 채권형, 혼합형, 실물자산형 등 투자자산이나 대형주, 배당주, 중소형주 등 투자 유형을 펀드의 내면으로 본다면 외모는 운용사와 운용 규모, 운용 기간, 수익률 등이라 할 수 있다.
① 운용사
펀드는 같은 투자자산에 투자하더라도 수익률이 운용사마다 제각각이다. 같은 중국 주식형 펀드라도 수익률이 많게는 수십 퍼센트씩 차이가 나니 투자자산만 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펀드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시장수익보다 더 높은 초과 이익을 얻거나 반대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운용사에서 어떤 펀드를 운용하는지 살펴보고 믿을 수 있는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운용인력이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펀드 운용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운용 전문 인력이다. 운용팀이 하나의 펀드를 얼마나 오래 끌고 가느냐도 중요한 신뢰의 포인트다.
② 운용 규모
펀드 투자를 하기 위한 자금이 충분히 모이지 않는다면 분산 투자가 원활하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가급적 자산 규모나 설정 금액 등 운용 규모가 큰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
반대로 생각하더라도 운용 규모가 크면 그만큼 좋은 펀드고, 수익률이 잘 나오기 때문에 자금이 몰린다고 볼 수 있다. 펀드 만족도가 좋지 않다면 투자자들이 환매를 많이 할 테고, 그러면 곧바로 운용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많은 투자자가 모여 운용 규모가 커지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더 신경 쓰고 관리할 수밖에 없다. 운용사가 집중하는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면서 또다시 자금이 몰리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자본시장은 경제 사이클과 대내외 변수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오랜 시간 버텨왔다는 것은 위기와 하락을 견뎌낸 검증된 펀드라고 볼 수 있다.
운용 기간이 짧다고 해서 좋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미 검증된 펀드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싶다면 운용 기간이 오래된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
④ 수익률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다.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률을 보장해주진 않지만 그동안의 성과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무조건 수익률이 높은 펀드가 좋은 펀드는 아니다. 이미 투자자산이 많이 올라서 고점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교지수나 동일유형 펀드의 수익률을 함께 비교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또 단기수익률만 보지 말고 중장기 수익률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같은 펀드라도 지속해서 우수한 운용 성과를 내는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