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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어도 주가 낮으면 상폐 직행…밸류업해야 생존하는 코스닥

  • 2025.03.12(수) 07:20

[코스닥 상폐 분석]③시가총액 미달기업 분석
내년부터 시총 150억 미달시 즉시 상폐...2027년엔 200억
'바이온‧큐로홀딩스‧광진실업' 등 12곳 시총 150억 미만
'웰크론한텍‧패션플랫폼' 매출은 잘나오지만 시총은 낮아
일각에선 건실한 기업 시총 낮아 상폐되는 부작용 우려도
관리종목 피하려 시총 의도적으로 높이는 사례도 나올 듯

상장사에 대한 시장 평가가 어떤지 확인할 수 있는 직관적 지표가 시가총액이다. 시가총액은 상장사의 총 발행주식수와 거래되는 주식가격을 곱해 계산한다. 시장참여자들이 원하는 거래가격이 곧 그 회사에 대한 시장평가인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상장폐지제도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시가총액 기준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코스닥 상장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기준은 40억원(코스피 50억원)으로 영업일 기준 30일 이상 시가총액이 40억원을 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 지정 후에도 연속 10일 및 누적 30일 이상 시가총액 40억원을 넘지 못하면 해당 상장사는 즉시 상장폐지된다. 시가총액 미달은 이의신청을 할 수 없는 상장폐지 사유다. 

금융당국은 현재의 시가총액 기준인 40억원이 너무 낮다고 보고 이를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10년 간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상장폐지가 된 코스닥 상장사가 전무했다는 점도 기준 상향의 이유로 작용했다. 

제도가 바뀌면 실제 어떤 기업이 시가총액을 충족하지 못하는 지, 당장 관리종목 위험에 처해있는 기업은 어디인지를 살펴봤다.당장 내년부터 시가총액 150억원 넘겨야

금융당국은 2026년부터 코스닥상장사의 시가총액 기준을 현재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대폭 상향할 예정이다. 

매출액은 짧은 기간 안에 대폭 늘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2026년까지는 현재 수준(30억원)을 유지하지만 시가총액은 다르다고 봤다. 코스닥 상장사 스스로가 밸류업(기업가치제고) 노력을 한다면 시장이 반응해 주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시가총액 상향은 바로 내년부터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장 시가총액 150억원을 넘기지 못하는 기업들은 밸류업 등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26년 시가총액 150억원 미만 코스닥 상장사

비즈워치가 1460개(12월 결산법인) 코스닥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25일(종가) 시가총액 기준 150억원 미만인 상장사는 12곳이었다. 

바이오의료, 화장품, 유류판매 등 유통업을 하는 바이온의 지난 2월 25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89억원으로 1460개 코스닥 상장사 중 가장 낮았다. 1주당 200원이었던 주가는 2월 25일 이후 300원대로 올라 3월 6일 기준 시가총액은 13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7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가 발생해 현재까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커피, 커피머신 등을 파는 큐로홀딩스 역시 지난 2월 25일 종가기준 시가총액 102억원을 기록하면서 시가총액 150억원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들어 다시 주가가 떨어지면서 3월 6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91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시가총액 기준(40억원)으론 문제가 없지만 내년부터 시가총액 기준이 150억원으로 올라가면 큐로홀딩스 역시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처한다.

그 밖에 △광진실업(118억원) △올리패스(119억원) △삼영이엔씨(123억원) △KD(124억원) △파커스(129억원) △휴림네트웍스(134억원) △비케이홀딩스(136억원) △예선테크(139억원) △한솔인티큐브(142억원) △더테크놀로지(145억원)가 2월 25일 종가기준 시가총액 15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이들 10개 기업은 3월 6일에도 시가총액(종가기준) 15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시가총액 150억원을 넘기지 못한 12개 기업들 중 바이온, KD을 제외한 10곳이 영업손실(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을 내고 있었다. 보다 안정적인 시가총액 유지를 위해선 회사 스스로 보다 높은 이익을 내거나 밸류업을 하는 등 시가총액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매출은 잘 나오는데 시총은 낮은 기업들도 위험

당장 내년 시가총액 기준인 150억원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도 문제지만 앞으로 시가총액 기준이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까지 더 높아지기 때문에 현재 시가총액 100~200억원대를 유지 중인 코스닥 상장사들도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이들 상장사 중에는 매출액은 안정적으로 나오지만 시가총액이 낮아 문제가 되는 기업도 다수다. 회사의 경영안정성은 있지만 시장과 투자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27년부터 200억원으로 높아지는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장사(이하 2월 25일 종가기준 시가총액 유지 가정)는 41곳이다. 2028년 시가총액 기준인 300억원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장사는 91곳으로 늘어난다. 

2027년~2028년 시가총액 요건 미달하는 코스닥 상장사

다만 이들 기업 중 적지 않은 기업들이 안정적인 매출액을 내고 있다. 

에너지플랜트 및 건설사업을 하는 웰크론한텍의 지난 2월 25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289억원으로 2028년 시가총액 요건인 300억원에 못 미친다. 3월 6일 종가기준 시가총액 역시 255억원으로 30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주가가 1320원대 이상으로 가야 시가총액 300억원을 넘길 수 있지만 웰크론한텍의 주가는 20일(영업일 기준) 이상 1100원~1300원 사이를 기록 중이다. 

시총은 낮지만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182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꾸준히 2000억원~3000억원대의 매출액을 내고 있다. 

의류브랜드 레노마, 보니스팍스, 르샵 등을 운영하고 여성의류를 제조하는 패션플랫폼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626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684억원, 2022년 829억원, 2023년 787억원 등 해마다 안정적인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꾸준히 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도 영업이익 66억원, 순이익 5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패션플랫폼의 시가총액은 2월 25일 종가기준으로 242억원에 불과하다. 3월 6일 종가기준 시가총액 역시 239억원을 기록했다. 2028년 시가총액 기준인 300억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가 시가총액 300억원 이상을 넘기려면 주가가 1120원 이상으로 올라야 하지만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7월부터 1000원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심지어 패션플랫폼은 지난해 4월 기존 벤처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소속이 바뀌었다. 지난 2023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이 700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우량기업부 소속 상장사가 되려면 기업규모요건인 자기자본(700억원 이상) 또는 시가총액(6개월 평균 1000억원 이상) 조건 둘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재무요건인 자본잠식이 없고 자기자본이익률(ROE) 또는 당기순이익이 최근 3년 평균 5% 또는 3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아울러 매출액이 최근 3년 평균 500억원을 넘어야 한다. 

패션플랫폼은 기업규모 및 재무요건 모두를 충족하면서 지난해 우량기업부가 됐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1460개 기업 중 하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의도적으로 시총 높이는 부작용 나타날수도

패션플랫폼처럼 매출액, 순이익은 잘 나오지만 시가총액이 낮아 관리종목 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코스닥 상장사가 적지 않다. 실제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월 21일 열린 IPO‧상장폐지 공동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한 김준만 코스닥협회 상무는 "상장폐지제도 개선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선의의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매출액, 순이익 꾸준히 나오지만 시장 관심을 받지 못해 시총은 300억원대 아래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시가총액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이의신청 없이 바로 상장폐지당하기 때문에 이러한 건실한 기업들은 고려를 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시가총액 미달은 형식적 상장폐지 중에서도 이의신청을 할 수 없고 시가총액 미달 시 즉시 상장폐지된다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제도다. 따라서 기업경영은 잘 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이 낮다는 이유로 주식시장 밖으로 쫓겨날 가능성 적지 않다. 반면 어떻게든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가총액을 일시적으로 높이려는 부적절한 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허위공시를 통해 주가를 일시적으로 부양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주가를 올린 틈을 노려 손실을 회피하려는 불공정거래 움직임도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실제 지난 2010년 시가총액 40억원 미달로 상장폐지된 코스닥 상장사 신지소프트는 2009년 한국거래소가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실제 해당 유상증자 대금납입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일부 주식보유자들은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른 틈을 타 보유주식을 처분했다. 일시적으로 주가를 높여 매도기회를 잡기 위해 가능성도 없는 유상증자 공시를 올린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금융감독원 역시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가장납입성 유상증자, 회계분식 등 불공정거래를 적발한 바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로 접어들면서 갑작스레 기업설명회(IR), 증권사 리포트 등을 통해 시가총액을 일시적으로 올리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일시적인 시가총액 부양을 위해 신지소프트와 같은 불공정거래 역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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