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활황에 힘입어 5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그룹 내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운용 등 자본시장 부문의 수익이 늘면서 상반기 순이익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은행 중심이던 금융지주의 이익 구조에서도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NH농협금융 계열 NH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965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07.5% 늘었다. 같은 기간 KB금융 계열 KB증권은 7963억원으로 135.0% 늘었고 신한금융 계열 신한투자증권은 5777억원으로 123.1% 증가했다. 하나금융 계열 하나증권은 2731억원으로 155.7% 뛰었다. 우리금융 계열 우리투자증권도 250억원으로 47.1% 늘었다.
증권사의 실적 개선은 금융그룹 내 존재감 확대로도 이어졌다. NH투자증권이 NH농협금융의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5.0%에서 올해 47.7%로 22.7%포인트 높아졌다. KB증권은 그룹 순이익 대비 비중이 같은 기간 9.9%에서 20.5%로 상승했고 신한투자증권도 8.5%에서 16.8%로 확대됐다. 하나증권은 4.6%에서 11.4%로 두 배 넘게 높아졌다. 우리투자증권은 1.1%에서 1.6%로 상승했다.
5대 금융지주 계열 중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둔 NH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 4757억원에 이어 2분기 4896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순이익은 1분기보다 2.9% 늘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수수료가 모두 늘었고 운용이익도 호조를 이어간 덕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증시 호조와 거래대금 급증이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수익 확대로 이어졌으며 전분기 감소했던 IB 실적 또한 회복되며 전체 수수료수익 증가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운용이익 또한 호조세가 이어지며 상반기 호실적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KB증권의 순이익은 1분기 3478억원에서 2분기 448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9.0% 증가했다.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주식 거래가 늘었고 이에 따른 수수료 수익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상반기 WM 부문 총영업이익은 1조14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4% 증가했고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도 4342억원으로 83.0% 늘었다. 반면 IB 부문 총영업이익은 1318억원으로 48.4% 감소했다.
증권 부문의 성장세는 KB금융 전체 비이자이익 확대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2분기 실적에 대해 "비이자이익의 가파른 증가를 신탁이익, 증권업 수입 수수료가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 중 비은행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은 증권"이라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2884억원에 이어 2분기 289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분기 대비 증가율은 0.3%로 크지 않았지만 높은 이익 수준을 이어갔다.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 증가가 이어지면서 신한금융 차원에서도 증권수탁수수료를 중심으로 자본시장 관련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2분기 실적에 대해 "2분기 실적의 핵심은 비이자이익, 특히 수수료이익의 레벨업"이라며 "증권수탁수수료와 펀드·방카·신탁 수수료 확대에 힘입어 수수료이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ELS 과징금 환입 837억원도 반영됐지만 자본시장 관련 수수료 성장이 이를 제외하고도 실적 개선의 핵심이었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1분기 1033억원에서 2분기 1698억원으로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64.4% 증가했다. 5개 증권사 가운데 2분기 개선 폭이 가장 컸다. 상반기 수수료이익은 4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2% 늘었다. 증권중개와 투자일임·운용 수수료가 증가했고 인수주선·자문 수수료도 확대됐다.
수수료 수익을 중심으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하나증권도 하나금융의 비은행 수익성 개선을 이끈 계열사로 꼽혔다. 유준석 흥국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2분기 실적에 대해 "우호적 증시 환경에 힘입어 수수료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 상향 배경으로도 "증권 자회사 중심의 비은행 수익성 개선"을 꼽았다.
우리투자증권은 1분기 140억원에서 2분기 110억원으로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21.4% 감소했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0% 늘었지만 비용 증가가 이익 개선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판매관리비는 같은 기간 46.8% 증가했고 대손비용도 62.5% 늘었다. 영업 기반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수익과 함께 비용도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우리금융 내 증권 부문의 이익 기여도 역시 다른 금융지주보다 낮다. 우리투자증권은 다른 대형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보다 출범이 늦어 아직 브로커리지와 WM, IB 등 주요 사업의 영업 기반을 확대하는 단계다. 대형 증권사를 오랜 기간 계열사로 보유해 온 KB·신한·하나·NH와 달리 사업 체계를 갖추는 데 시간이 필요한 구조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에 대해 "비은행 계열사가 경쟁사 대비 적고 특히 최근 금융지주 실적을 견인하는 증권사의 규모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작아 비이자이익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이어 "은행의 신탁, 펀드 등 자산관리 수수료수익이 크게 증가해 당 부문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