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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블록체인]그라운드X가 그리는 '디지털 주권 독립'

  • 2020.07.14(화) 11:15

카카오 계열 '그라운드X' 한재선 대표 인터뷰
블록체인 플랫폼 이어 디지털자산 지갑 선봬
항공사 마일리지 사고팔듯 포인트 내맘대로

블록체인은 서비스나 사업보다 가상화폐나 기술로 대중에게 먼저 다가왔다. 그래서 '블록체인은 어렵다, 투기다' 등의 편견이 먼저 생겼다.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다소 식은 현시점이 블록체인을 서비스와 사업의 모습으로 다시 짚어봐야 할 시기다. 기술은 현실에서 사용자들이 서비스로 사용하고 기업들이 적용해야 빛을 볼 수 있다. 현재 블록체인을 서비스하고 사업화하는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편집자]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다. 지난해 6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을 출시한데 이어 올해 6월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자산 지갑 '클립(Klip)'을 선보였다. 현재 약 60개의 다양한 서비스가 클레이튼 플랫폼에서 구동하고 있다. 클립은 출시 하루만에 10만 가입자를 달성했다.

그라운드X는 모회사인 카카오와 많이 닮았다. 여러 기업과의 파트너를 맺으며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모습과 사용자에게 쉽고 간편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모습이 그렇다.

그라운드X가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 클립을 통해 사용자들이 디지털 자산 지갑을 쉽게 만들고 디지털 자산을 쉽게 전송할 수 있다는 경험을 제공하는데는 일단 성공했다. 이후 어떤 기능을 추가할지가 관건이다. 많은 파트너사와 어떻게 블록체인 생태계를 그려나갈지 지켜봐야 한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를 만나 클립과 클레이튼, 그리고 그라운드X가 강조하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내용 외에도 낯설고 어려운 블록체인 용어를 중간중간 풀어 가며 독자의 이해를 높이는 방식으로 글을 구성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클립이 출시된 지 한달 정도 됐는데 반응은 어떤가

▲클립을 출시하면서 기대했던 부분은 사용자에게 쉬운 디지털 자산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클립 사용자 중 일부는 토큰을 받고 지인에게 토큰을 전송하는 경험을 했다. 우리가 기획했던 대로 사용자들이 디지털 자산을 경험했지만 아직은 클립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향후에는 더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는 출시 초기처럼 가입자수 증가가 폭발적이진 않지만 꾸준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클립 서비스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

▲현재 클립에서 집중하는 것은 디지털 자산의 일종인 '카드'다. 클립에 가입하면 '웰컴 카드'를 받을 수 있다. 웰컴 카드는 클립 내 다양한 카드 중 하나인데 향후에 사용자들은 카드를 획득하거나 선물하는 등의 경험을 할 수 있다.

-디지털 자산이라는 의미가 잘 와닿지 않는다

▲디지털 자산은 다양하다. 가장 쉽게 보면 상품 구매가 가능한 쿠폰, 할인 쿠폰, 포인트 등이 될 수 있다. 또 게임 아이템이나 온라인 내에서의 다양한 수집 카드도 디지털 자산이 될 수 있다. 이 카드를 친구에게 줄 수도 있고 판매할 수도 있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 자산의 개념은 결국 내가 잘 모으면 내 재산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멤버십 포인트나 게임 아이템을 잘 모으고 획득해서 이를 통해 재테크를 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클립이란?

클립은 카카오톡 내 하나의 기능으로 출시됐다. 카카오톡의 '더보기' 화면에서 전체서비스를 눌러야 가장 마지막에 보인다. 클립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클립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클립 출시 당시 반응은 뜨거웠다.

클립에 가입하면 디지털 자산 지갑이 생성이 되고 지갑 주소가 만들어진다. 사용자들은 클립에 여러 토큰과 고유한 가치를 가진 새로운 유형의 자산인 '카드'를 보관할 수 있고 지인에게 전송할 수도 있다. 향후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클립에 연동할 계획이다.

게임사 중앙서버에 있던 게임 아이템이 내 지갑 속으로

한 대표가 그리는 디지털 자산은 온라인 세상에서의 '내 쿠폰'과 '내 마일리지', '내 게임 아이템', '내 데이터' 등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이 온전히 나에게 주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구매할 때마다 받을 수 있는 전자 쿠폰 '프리퀀시'를 예로 들어 보자. 프리퀀시는 스타벅스 중앙 서버에 기록이 돼 있고 스타벅스 외에 다른 곳에서는 사용을 할 수 없다. 스타벅스를 벗어나면 프리퀀시는 소용이 없어진다. 프리퀀시가 '내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통제권은 스타벅스가 가지고 있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게임 아이템을 예로 들면, 게임 내에서 획득한 게임 아이템은 해당 게임 내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지인에게 아이템을 줄 수도 있지만 해당 게임 유저만이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아이템 소유에 대한 기록은 게임 중앙 서버에 기록돼 있고 게임을 벗어나면 해당 아이템은 '내 소유'는 아니다. 결국 게임 아이템은 내 게임 계정에 있지만 게임사의 통제 하에 사용할 수 있다.

-클립은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나

▲게임을 예로 들면, 클립의 '소장하기' 기능을 사용하면 내 게임 아이템은 게임 중앙 서버에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중앙 서버를 벗어나 내 클립에 들어오게 된다. 아이템 소유권을 증명하는 데이터의 위치가 게임사의 중앙 서버에서 클립으로 들어오고 이 아이템의 소유권은 온전하게 나에게 있게 된다. 완전한 내 소유이기 때문에 이 아이템을 게임 유저가 아닌 다른 지인에게 선물하거나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다.

-게임 아이템에 대한 통제권이 기존 게임사에서 사용자에게 완전히 넘어오는 개념이다.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게임사들은 이 방식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모든 게임이 클립의 디지털 자산 방식을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 게임사의 선택이다. 통제권을 유지하길 원하는 게임사는 중앙화된 게임으로 기존 방식을 이어나가면 되고,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하는 게임사들은 클립과 블록체인을 통해 통제권을 사용자에게 주면 되는 것이다.

클립을 사용하게 되면 A게임의 아이템 중 '드래곤'을 A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도 줄 수가 있고, 이는 A게임을 하지 않은 사람이 아이템을 활용하기 위해 A게임으로 유입하는 기회가 된다. 이러한 기회는 규모가 작은 게임사가 더 큰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이나 서비스의 아이템, 포인트, 데이터 등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이 점차 기업에서 사용자로 넘어올 것으로 전망한다. 그 기회를 찾고 싶다면 우리의 파트너가 되면 된다.

-디지털 자산은 또 어떤 것들이 될 수 있나

▲디지털 자산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모든 것이 해당된다. 기업에서 신규 회원 유치를 위해 1만원 무료 쿠폰을 내부에서 만들어서 발급할 수도 있지만 클립에서 1만원 카드를 발행할 수도 있다.

디지털 수집품도 가능하다. 게임 아이템과 유사한데 MLB 선수 디지털 카드가 있다. 이를 무한정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1만개 한정판으로 발행한다. 이러한 셀럽의 디지털 카드도 디지털 수집품이 될 수 있다.

-왜 디지털 자산인가

▲블록체인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일지 많은 고민을 했고 진짜 블록체인을 써야 할 곳이 어디일지 고민했다. 블록체인의 진정한 가치는 '신뢰'라고 생각했다. 투표, 정산, 글로벌 비즈니스 등 신뢰가 필요한 곳에 블록체인이 잘 맞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권 증명이 신뢰가 필요한 곳이라고 봤다. 이 사람이 이 자산을 소유하고 있고 이 사람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소유권이 A에서 B로 넘어갔을 때 소유 증명에 대한 신뢰 문제를 풀어주면 디지털 자산이 큰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래서 블록체인의 킬러 서비스는 '디지털 자산'이라고 봤다.

디지털 자산의 끝은 데이터다. 데이터 주권을 기업에서 사용자에게 넘겨주고 사용자가 그걸 통해 혜택을 얻어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어떻게'가 중요하다. 데이터 주권을 추적해서 비용을 받으려면 증명이 필요하고 결국 블록체인이다.

-데이터 주권을 기업에서 사용자로 넘겨주게 되면 기업들이 불편해할 것 같다

▲기업들은 불편할 수도 있다. 사용자에게 데이터 주권을 넘겨주는 곳도 있을 테고 데이터 주권을 기업이 고수하는 곳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50% 정도만 사용자에게 넘겨주겠다는 곳도 있을 것이다. 사용자 반응에 따라 기업은 행동하면 된다. 시장의 반응을 얻고 나면 누군가는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이 나왔을 때처럼 패러다임 변화에 따르게 될 것이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여기서 잠깐> 클레이튼이란?

사용자들은 클립을 통해 디지털 자산을 관리할 수 있고 여기에 함께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그라운드X의 클레이튼 파트너로 클레이튼 생태계에 참여하면 된다.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와 유용성을 증명해 대중화를 이끄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플랫폼이다.

클레이튼 파트너는 블록체인을 몰라도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다. 클립 내에서의 카드 발행 등에 대한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그라운드X가 제공한다.

-기업들이 클레이튼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들을 인터뷰하면서 블록체인 적용시 페인포인트(pain point, 고객들이 불편하게 느끼거나 기능이 결여된 부문 등)에 대해 많이 들었고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이더리움이나 이오스 등 다른 퍼블릭 블록체인과 비교했을 때 클레이튼은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적용해 사업하기에 좋다. 속도도 빠르고 모바일이나 웹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트랜젝션 수수료도 현저하게 낮다.

블록체인 기업 중 토큰을 발행해서 토큰 이코노미를 만들고 월렛을 개발한 곳도 여럿 있지만 사용자 유입이 안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우선 사용자들이 앱을 사용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기업들로부터 사용자 유입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해외에도 클레이튼과 같은 블록체인이 있나

▲퍼블릭 부분에서는 이더리움, 이오스, 퀀텀 등이 있는데 대부분 중국 중심의 블록체인이다. 클레이튼처럼 사업적으로 확장하는 곳은 없다. 글로벌하게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곳은 페이스북과 라인 정도다.

-블록체인을 적용하려는 기업들이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블록체인이 필요한 부분에 적용하라고 말하고 싶다. 블록체인보다 서비스가 더 중요하다. 블록체인 게임이라면 게임성이 중요하고 커머스 분야라면 상품을 사고 파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 그 다음에 블록체인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본질 서비스 가치에 집중하고 정산의 투명성이 필요한 부분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된다.

시즌2의 절반이 지난 그라운드X

한 대표는 그라운드X의 사업을 시즌제로 나눴다. 시즌1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시기로 2018년 3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시즌2는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시기로 2019년 7월부터 내년 6월까지다. 내년 7월부터는 시즌3이 시작된다.

-절반 정도 지난 시즌2를 평가한다면?

▲시즌1까지는 플랫폼을 만드는 시기였다. 시즌2는 대중화에 방점을 찍었는데 어느정도 성과를 냈다고 본다. 클립이 포인트였다. 시장의 반응을 이끌었다는 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1년이 지나면서 느낀 건 비(非)블록체인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걸 좀더 일찍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다. 대중화가 더 빨리 이뤄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시즌3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나?

▲글로벌 진출이다. 빠르게 추진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기업을 만나지 못해 공격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다. 국내 케이스를 잘 만들어서 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아시아에는 IT 시스템이 약한 곳이 많아 IT 인프라에 대한 니즈는 더욱 강하다. 이에 블록체인을 더 받아들이기 쉽다. 우리나라는 이미 IT 인프라가 잘 발달돼 옵션이 많아서 굳이 블록체인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지만 동남아에서는 IT 인프라를 블록체인으로 시작하겠다는 니즈가 있다.

-그라운드X의 비즈니스모델은

▲플랫폼은 공공재 비슷하게 돌아가고 클립은 돈을 받으면서 서비스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수익화 모델은 클라우드 B2B 모델인 '클레이튼 API 서비스(KAS, 카스)' 베타를 오픈하고 하반기에 정식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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