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드라마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넷플릭스 국내 차트 최상위권을 차지한 '축옥: 옥을 찾아서'를 비롯해 '애정유연화', '치하: 뜨거운 여름' 등이 티빙 인기 순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때 촌스럽다거나 국내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중드 마니아'를 자처하는 열렬한 팬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이치이(IQIYI)나 위티비(WeTV)를 비롯한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점차 국내서 파이를 키워가고 있지요.
하지만 최근 이들 플랫폼을 이용하는 시청자들에게 황당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기존에 서비스 중이던 작품이 갑자기 내려가거나, 공개를 예고했던 작품이 방영일에 올라오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죠. 드라마를 보기 위해 유료로 플랫폼을 구독했던 소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아이치이, 위티비는 이후 공지사항을 통해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심사 절차로 인해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선 "그동안 영등위 심사조차 받지 않고 서비스를 진행했느냐"는 비판이 터져나왔습니다. 특히 최근 몇 개월간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중단한 콘텐츠가 많았기에, 정책적인 변화가 있거나 영등위 측에서 별도의 조치를 취한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중단…시청자들 '부글부글'
영등위는 최근 몇 달간 등급분류 심의를 강화하거나 특정 플랫폼에 별도의 조치를 취한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영등위 관계자는 "2024년 하반기부터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플랫폼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 오고 있었다"면서 "특정 사업자를 대상으로 갑자기 등급분류 심의를 진행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행법상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아니라면 모든 OTT는 국내에 서비스하기 전 영등위로부터 등급분류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지난 6월 기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넷플릭스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티빙 △쿠팡플레이 △애플티비 △왓챠 △U+tv △위버스 △Btv △컷츠 △모아 △베리즈 등 13개사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관리·감독이 쉽지 않은 해외 OTT들은 등급분류를 받지 않고 국내에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영등위로부터 사전 심의를 받았던 국내 OTT 입장에선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죠.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이 나온 바 있습니다.
아이치이가 올해부터 등급분류 심사를 받기 시작했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지난해 4월부터 영등위 심사를 받기 시작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 결과를 살펴보면 아이치이인터내셔널 코리아는 지난해 4월 10일자로 분류된 '아적아르테: 나의 아러타이'를 시작으로, 약 856건에 달하는 영상물 등급분류 심의를 받았습니다.
"보상은 고사하고 공지도 늦어"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은 애꿎은 소비자들입니다. 신작 드라마를 제때 즐기고, 아끼는 드라마를 보려고 OTT를 구독했는데 갑자기 서비스를 즐길 수 없게 됐으니까요. 아이치이 연간회원권을 끊어 구독하던 최모(33)씨는 "SNS상에서 방영 홍보도 했던 작품들이 이렇게 갑자기 감상 불가능하게 되어서 많이 당황스럽다"면서 "보상은 고사하고 공지조차 올라오지 않아서 혼란스러웠다"고 했습니다.
그나마 또다른 중국 OTT인 위티비의 경우 2개월 멤버십 연장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3일 기준 VIP 멤버십을 이용 중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시청 계획에 맞춰 보상 혜택 수령 시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반면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아이치이는 감감무소식입니다. 아이치이가 지난 2020년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개설하는 등 한국시장 공략에 힘을 써 왔던 만큼, 소비자들이 느끼는 실망도 큽니다. 시장 진출에만 급급하고 정작 문제가 발생하니 대응은 한발 늦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취재 과정에서도 아쉬움을 느꼈는데요. 아이치이코리아에 보상 계획이나 자체등급분류사업자 등록 여부를 질의했지만 끝내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