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찾은 '넥슨 영 프로그래머 컵(Nexon Young Programmers Cup, NYPC) 2026' 파이널 라운드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BREAK, SOLVE, WIN(깨고, 풀고, 이겨라)'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들이 고개를 숙인 채 모니터에 집중했다. 모니터마다 빼곡한 코드와 게임 화면이 떠있었다. 참가자들은 팀원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전략을 다듬고 경기를 이어갔다.
NYPC는 넥슨이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역량을 키우기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래밍 대회다. 지난 2016년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머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으며, 올해부터는 인공지능(AI) 활용 능력을 기반으로 한 전략형 프로그래밍 대회로 전면 개편하며 대회명을 변경했다.
올해부터는 만 19세 이상이 참여하는 마스터 트랙을 정규 운영하며 참가 대상도 확대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6000명이 참가 신청했고, 온라인 예선을 거쳐 루키(청소년)·마스터(성인) 두 트랙에서 총 144명이 파이널 라운드에 올랐다. 글로벌 참가도 처음 이뤄졌다. 온라인 예선을 통과한 베트남 팀이 한국으로 초청돼 본선을 치렀다. 넥슨은 베트남 참가를 시작으로 NYPC의 글로벌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문제 풀이 방식이다. 기존 알고리즘 기반으로 문제를 푸는 방식에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현장도 딱딱한 코딩 대회보다 마치 e스포츠 경기장처럼 역동적이고 활기찬 분위기로 꾸렸다.
대회 방식은 트랙별로 다르다. 루키 트랙 참가자들은 '슈퍼마리오'류의 횡스크롤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만든다. 마스터 트랙 참가자들은 '스타크래프트'와 유사한 실시간 전략게임 '넥스트 비전'을 플레이하는 에이전트를 만드는 방식으로 경쟁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AI 활용을 전면 허용했다는 것이다. 김진호 넥슨 알고리즘연구팀 팀장 겸 NYPC 출제위원장은 "AI가 기존 알고리즘 문제를 너무 잘 푸는 것이 문제였다"며 "참가자가 AI를 활용했는지 판단하기도 어려웠다. 기존 정해진 답을 찾는 방식으로는 대회를 유지하기 어려워 방식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문제 풀이를 AI에 맡기기보다 참가자가 직접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참가자가 AI에게 미션을 줬을 때 AI가 곧바로 답을 낼 수 있는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AI가 한 번에 풀 수 없도록 문제를 가공했다"고 말했다.
생성형 AI 활용은 허용했지만 일부 기능에는 제한을 뒀다. 김 위원장은 "여러 작업을 나눠 수행한 뒤 결과를 종합하는 서브 에이전트 기능은 막았다"며 "이를 허용하면 사람은 명령만 내리고 AI가 대부분의 문제를 풀게 된다. 참가자의 역량이 아니라 AI 자체의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이 될 수 있어 제한했다"고 말했다.
루키팀 수상자는 이용진 씨였으며, 마스터 트랙팀 우승은 한 팀을 이룬 이태민·김학건 씨가 차지했다. 특히 마스터 트랙 우승팀은 강화학습으로 AI 에이전트를 학습시키는 방식을 택해 눈길을 끌었다. 참가팀 가운데 강화학습 방식을 시도한 팀은 3팀 이상이었지만 실제 성과를 낸 것은 우승팀뿐이다.
이태민 씨는 "룰 베이스(규칙 기반)로 알고리즘 에이전트를 짜면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해 강화학습으로 AI를 학습시키는 방향을 선택했다"며 "어떤 알고리즘을 써야 할지 모를 때 범용적으로 이용하기 적합해 강화학습 알고리즘 PPO(Proximal Policy Optimization)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델이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폭(액션 스페이스)을 줄여 학습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했다"며 "모든 지점으로 이동시키는 대신 거점에서 거점으로 전사를 이동시키는 식으로 가능하면 행동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다"고 덧붙였다.
김학건 씨는 "안개가 있어 맵이 보이지 않는 구간이 있다는 점이 특히 어려웠다"며 "처음부터 새로 접근하기로 하고, 기존에 있던 규칙 기반 코드에서 필요한 부분을 가져와 코드 작성 시간을 줄이고 남는 시간을 학습에 투입했다"고 말했다.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올해 NYPC는 알고리즘을 얼마나 정확하게 풀어내는지를 넘어 AI를 이해하고 활용해 전략을 세우는 능력을 겨루는 대회로 전면 개편했다"며 "특히 마스터 트랙에서는 참가자들이 팀을 이뤄 전략을 세우고 함께 구현하는 협업의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팀플레이 경험이야말로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