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부터 적용되는 세율 인하와 기본공제금액 상향의 영향으로 부부공동명의로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세대 상당수는 종부세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1세대 1주택 단독명의의 기본공제금액은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소폭 늘어난 반면, 인별 기본공제금액은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늘면서 부부공동명의 1주택인 경우 기본공제만 작년보다 6억원 많은 18억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7일 공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적용해 올해 종부세를 계산해보면, 공동명의로 부부 각자가 기본공제를 받는 것이 단독명의로 기본공제와 세액공제까지 챙기는 것보다 세부담에서 더 유리한 경우가 많았다.
부동산 세금계산서비스 '셀리몬'(sellymon)이 계산한 자료를 보면,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세액공제를 못받는 단독명의자라면 올해 종부세 82만원을 내야 하지만, 부부공동명의라면 세액공제 없이도 종부세는 0원이 나온다.
같은 아파트를 단독명의로 보유한 1주택자는 보유기간에 따른 세액공제와 연령에 따른 고령자 세액공제를 합해 최대 80%의 세액공제를 받더라도 16만4000원의 종부세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공동명의 보유자는 올해 종부세를 전혀 부담하지 않는다.
이 은마아파트 공시가격은 지난해 20억4200만원에서 올해 15억5600만원으로 크게 하락하면서 단독명의자는 12억원을 공제하고도 낼 세금이 남지만, 공동명의자는 기본공제 18억원을 받아 과세표준 자체가 사라진다.
좀 더 비싼 아파트 역시 1주택 공동명의 보유자가 유리한 경우의 수가 늘어난다.
서울 서초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의 경우 공시가격이 작년(28억8900만원)보다는 하락했지만 올해도 26억8300만원으로 여전히 높은 공시가를 유지했다.
이 아크로리버파크를 단독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1주택자는 세액공제를 50%까지 받더라도 부부 공동명의로 세액공제가 없는 경우보다 10만원 더 많은 종부세를 부담해야 한다.
작년의 경우 이 아파트에서 세액공제 50%를 받는 단독명의자가 공동명의자보다 100만원 가량 적은 종부세를 냈지만, 올해는 그 부담이 역전된 셈이다.
세액공제를 아예 받지 못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차이도 커졌다. 아크로리버파크를 보유한 1주택자가 단독명의임에도 세액공제를 하나도 받지 못하는 경우, 작년에는 공동명의자보다 378만원 더 많은 세금을 냈지만, 올해는 404만원 더 많은 종부세를 내야 한다.
반대로 1주택자가 단독명의로 세액공제를 80%까지 다 받는 경우 공동명의보다 '유리한 금액'의 폭도 줄었다.
같은 아파트에서 세액공제를 80%까지 모두 받은 단독명의자는 작년에는 부부 공동명의자보다 381만원 적은 세금을 냈지만, 올해는 65만원만 적게 낸다.
전체적으로 1주택자의 세액공제보다는 인별 기본공제의 영향이 커지면서 기본공제를 많이 받는 공동명의자가 유리해진 것이다.
세금계산솔루션 셀리몬을 운영하는 이선구 아티웰스 대표는 "작년에 비해 기본공제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1주택자의 경우 올해는 공동명의가 좀 더 유리해진 상황이다. 종부세 대상자들은 자신에게 어느 쪽이 유리한지 검토해서 종부세 신고 전에 1주택 특례신청이나 특례변경신청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부터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종부세를 계산할 때 1세대 1주택자 계산방식(단독명의로 기본공제+세액공제 적용)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과세특례가 시행되고 있다.
만약 2021년이나 2022년 종부세 신고 때 부부 공동명의임에도 각각 기본공제를 받지 않고, 1주택 특례를 적용받은 경우에는 올해 반드시 특례변경신청을 해야만 달라진 계산방식을 적용받을 수 있다. 특례신청(변경)기간은 오는 9월 16일부터 9월 31일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