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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전기차 충전에 손 뻗는 건설사, 다음 스텝은?

  • 2026.08.28(금) 06:36

현대엔지니어링,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합병
한화 건설부문, 천장형 전기차 충전시스템 개발
배터리 저장된 전력, 전력망과 연결해 판매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건설업계가 주목한 사업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전기차 충전입니다. 건물을 짓고(건축) 도로를 까는 것(토목) 등을 업으로 삼는 건설사와 전기차 충전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길래 그럴까요?

우선 전기차 충전소는 건축물의 필수 요소가 돼가고 있습니다. 친환경자동차법(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및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공동주택과 공중이용시설은 총 주차대수의 10% 이상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해야 합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전기차 충전사업 구상도./이미지=현대엔지니어링

하지만 단순히 건물 내 전기차 충전소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최근 수익성을 키우려는 건설사의 고심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도급사업자의 한계를 벗어나 판매업자, 운영업자 등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관련 시설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연계할 수 있는 판매 수익원으로 전기 에너지를 점찍은 것이죠.

전기차 충전 관계사 품은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1월1일 현대차그룹 계열사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한충전)을 합병할 예정입니다. 존속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소멸회사인 한충전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입니다. 관련 안건 의결은 지난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뤄졌습니다.

이번 합병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은 소멸하는 한충전의 액면가 1만원의 보통주식 371만7807주에 대해 액면가 500원인 현대엔지니어링 보통주식 116만4593주를 발행합니다. 합병비율은 1대 0.3132476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주당 평가액은 5만8101원, 한충전의 주당 평가액은 1만8200원으로 추정해 합병 비율을 산정했다고 합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존에 한충전의 지분 7.57%(30만4553주)를 보유하고 있었고요.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43.51%, 29.01%의 지분을 쥐고 있었죠. 이번 주당 평가액을 적용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 시가총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회사 발행주식 수(7595만3410주)를 반영하면 4조4130억원이 됩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합병을 계기로 그룹 내 전기차 충전(EVC, Electric Vehicle Charging) 사업 역량을 하나로 묶어 사업 효율성과 실행력을 키우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합니다. EVC 통합을 통해 친환경 모빌리티와 에너지 인프라를 연계한 에너지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충전시설 구축부터 고객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EVC 서비스 체계를 만들겠다고 하는데요. 이미 2022년부터 1만2000기 규모의 충전시설을 구축했고 유지보수를 위한 'EVC 통합관제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한충전은 전기차 충전 브랜드 '해피차저' 등을 운영하며 24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기후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에 4202개의 충전시설을 갖췄습니다. 그러나 한충전은 재작년과 작년 각각 매출 184억원, 192억원을 올리면서 영업손실 44억원, 53억을 냈습니다. 앞으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이 같은 사업을 맡게 되는 것이죠.

전기차 충전을 기반으로 미래 에너지 플랫폼 사업까지 키우겠다는 게 현대엔지니어링의 계획인데요. 제주 지역에서 차량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전력망과 연결해 활용·거래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V2G(Vehicle-to-Grid) 시범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전기차 배터리를 VPP(재생에너지 발전자원을 통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가상발전소)에 연계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력중개시장에 참여하한다는 계획입니다. 전기차 배터리로 전력 수급을 조절하고 남는 전력은 판매해 신규 수익원으로 삼고요. 

현대엔지니어링은 향후 전력중개업과 관련한 사업목적도 정관에 등록할 전망입니다. 다만 등록 시기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합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충전사업자를 넘어 충전시설 구축과 운영, 회원 확보,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의 자원화, VPP 연계 플랫폼 구축을 통한 전력시장 참여까지 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화 건설부문 천장형 전기차 충전설비 'EV에어스테이션'./이미지=한화 건설부문

한화, 충전 신기술로 전력 공급까지

전기차 충전소는 친환경자동차법에 따라 건물 내 필수 요소가 됐습니다. 건물을 짓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전기차 충전 시설을 구축한 업체와 협력할 수도 있겠으나 한화 건설부문은 오히려 이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았습니다.

한화 건설부문은 새로운 전기차 충전 시스템인 'EV 에어스테이션'을 개발해 시공 경쟁력을 키웠습니다. EV 에어스테이션은 천장에서 커넥터가 내려오는 전기차 충전시스템입니다. 천장에 설치하므로 공간의 제약이 덜하고 하나의 충전기로 3대의 차량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는 게 한화 건설부문의 설명입니다.

한화 건설부문은 이 같은 충전 시스템을 회사의 공동주택 브랜드인 '포레나'를 단 입주 단지를 중심으로 우선 설치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당 전기차 충전 시스템을 직접 운영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LS그룹의 에너지 기업인 E1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운영을 맡길 예정입니다. 운영 수익을 거두지는 않고 있는 것이죠.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운영과 관련해 E1과 업무협약을 맺었으나 실제 운영 여부는 수요처의 선택으로 변경될 수 있다"면서 "자체 운영도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화 건설부문은 EV에어스테이션의 설치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삼성물산과 업무협약을 맺고 삼성물산의 홈플랫폼 홈닉을 포레나 단지에, EV에어스테이션을 래미안 단지에 교차 도입하기로 했고요. 아울러 공동주택 외에 서울아레나와 일반 건축물에도 EV에어스테이션을 공급하려고 합니다.

한화 건설부문도 전기차 충전을 발판 삼아 전력 공급자로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마찬가지로 차량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전력망과 연결해 활용 거래하는 V2G 영역까지 진출하겠다는 건데요. 이 건설사 관계자는 "향후 천장형 전기차 충전기 공급 확대를 통한 V2G 등 차량의 배터리를 활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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