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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이전 쟁점]②"배분 말고 적합성 따져야"

  • 2026.09.01(화) 06:36

1차 이전 초기 인구 늘었지만 이후 순감
GDRP 변화도 상관관계 찾기 어려워
"발전 필요도에 더해 적합도, 지역역량 감안해야"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도 각 기관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앙 정부가 단순히 각 지역에 얼마큼의 기관을 배정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춘다면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근본적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차 이전에서는 앞선 1차 이전 사례를 참조해 더 효율적으로 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학계 공통의 목소리다.

정부에서도 공공기관 1차 이전을 통한 혁신도시 키우기의 성과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보였다.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은 나눠주기식 공공기관 이전에 부정적인 뜻을 드러내며 "공공기관 이전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국토 재배치 문제, 균형발전은 국가 생존 문제여서 그렇게 흩뿌리듯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혁신도시 인구 순이동변화./그래픽=비즈워치

혁신도시 인구 유입은 일시적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혁신도시가 들어선 9개 광역시·도의 순 이동 합계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7년 연속으로 마이너스(-)다. 유입 인구보다 유출 인구가 더 많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1만6624명이 빠져나갔다. 과거 정부는 혁신도시에 공공기관을 배치하면서 균형발전을 꾀했으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지 못했다.▷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들개 배회하는 혁신도시…머나먼 '5극3특'(2025년 12월24일)

자치구에 혁신도시가 들어선 조사 대상 광역시·도는 부산(영도구·남구·해운대구)·대구(동구)·울산(중구)·강원(원주시)·충북(음성군·진천군)·전북(전주시·완주군)·경북(김천시)·경남(진주시)·제주(서귀포시) 등이다. 나주 혁신도시는 전남과 광주광역시의 통합 행정구역 개편으로 제외했다.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한 2014년부터는 2016년까지는 유입 인구가 더 많았다. 3만558명이 혁신도시 소재 광역시·도로 이동했으나 2017년부터 2025년까지는 7만5812명이 빠져나갔다.

산업연구원에서도 공공기관 이전의 파급효과 한계로 최근 10개 혁신도시 소재 광역시·도에서 수도권으로 계속해서 인구가 유출되고 있는 현상을 짚었다. 백승민 부연구위원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파급효과와 혁신도시 거점화 방향' 보고서에서 "공공기관이 본격적으로 이전한 2014~2017년 사이 수도권으로부터 상당한 순유입이 일어났으나 2023년부터 수도권으로 순유출이 지속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인구 유입 외에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경제 효과도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행정학보 최신 호에 실린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지역경제 효과 분석' 연구에서도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이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에 끼친 영향은 거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를 진행한 이유성 연구원은 공공기관이 이전해 자리 잡은 10개 혁신도시의 지자체(시군구)에서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정책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이중차분법을 활용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성장 흐름과 공공기관 이전 지역과 아닌 지역의 성장도 함께 살펴 GRDP의 성장이 오롯이 공공기관 이전 정책의 산물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비교군으로 삼은 건 혁신도시가 들어선 시군구와 반경 40km 이내 주변 이웃 동네다.

가령 충북 혁신도시의 소재지인 음성군과 진천군, 충북 청주시·충주시·괴산군·증평군, 충남 천안시, 경기도 안성시·여주시·이천시·용인시·평택시 등을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이 연구원은 충북 혁신도시는 공공기관이 들어선 이후 확실히 지역 경제가 성장했으나 주변 지역도 마찬가지로 성장해 공공기관 이전만의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충북혁신도시는 중부고속도로 및 철도망 등 광역교통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신도시형 개발 방식으로 조성되어 인구 유입과 기반시설 구축이 이뤄졌다"면서 "단순한 (공공기관 이전) 정책 효과가 아닌 지역 고유의 구조적 조건이 결합한 결과"라고 짚었다.

충북 혁신도시 전경./사진=비즈워치 DB

1차와는 달라야 한다…어떻게?

이 연구원은 공공기관이 지역 경제의 자생적 성장 기반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관 이전 정책을 설계했을 때 단순 이전을 넘어 지역 산업 생태계와 연계된 공공기관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과 지역 산업 생태계를 연계하기 위한 민간 기업의 유치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숫자에 맞춘 지역별 단순 배분을 경계하는 지적도 나왔다. 백 부연구위원은 "잠재력이 높은 지역에 공공기관을 집중 이전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에 공공기관을 집중해 특정 지역의 경제 성장을 먼저 극대화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지낸 이민원 혁신도시정책연구원 원장도 "지역별 기관 수 배분이나 단순 유치 경쟁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지역 산업과 관련 기업, 대학, 인재를 연결하는 성장 고리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균형발전 필요도 △기관 기능 적합도 △지역 활용 역량 등을 정량화해 3가지 기준을 평가 항목으로 동시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균형발전 필요도를 수치화해 국가 개입이 어떤 분야에서 필요한지 살피고 기관 기능 적합도를 통해서는 어떤 공공기관의 기능이 해당 혁신도시에 적합한지를 따지자는 것이다. 또한 공공기관과 지자체의 지원체계를 들여다보고 지역이 공공기관의 기능을 흡수 및 키울 수 있는지도 지역 활용 역량이라는 항목으로 따져보자는 게 이 원장의 주장이다.

이 원장은 "이전 대상기관의 물리적 배치는 혁신도시를 기준으로 하면서도 연계점은 주변 시군과 광역권으로까지 확산할 필요가 있다"면서 "1차 공공기관 이전이 혁신도시라는 물리적 기반을 만들었다면 2차 이전은 공공기관 기능을 지역경제 안에 뿌리내리는 단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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