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김동훈 기자]"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100일을 훌쩍 넘겼습니다. 솔직히 그 시간 동안 제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최근 저희가 받아 든 경영평가 성적표는 부끄러웠고, 어떻게 하면 JDC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기관장으로서 깊은 고민의 시간 보냈습니다."
송석언 JDC 이사장은 지난 28일 제주 본사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6월 말 새로운 시작 '뉴JDC'라는 슬로건 아래 새 경영방침을 선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JDC는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작년 경영평가에서 '미흡(D)' 등급을 받아 체면을 구긴 바 있다.▷관련기사: 교통안전공단은 '우수'…SR·JDC·LX공사 '미흡'(2026년 6월19일)
JDC는 관광·교육·의료·첨단 등 4개 분야 사업을 중심으로 제주지역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같은 평가를 받은 배경은 무엇일까.
실제로 JDC는 2002년 기관 설립 이후 총 7조9062억원을 투자하며 4대 사업 인프라를 확충해왔다. 이 가운데 민간자본이 5조1177억원으로 64.7%에 달하고 JDC는 30.8%에 해당하는 2조4367억원을 투자했다. 국비는 3.5% 수준인 2796억원이다.
교육 분야부터 살펴보면, 제주도내 4개 국제학교 개교를 통한 '영어교육도시' 사업은 현재 4144명이 재학해 유학수지를 약 1조5000억원 절감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유학 수요를 흡수해 비용절감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4개 학교 충원율은 71.9%에 그친다. '육지'에도 경쟁 국제학교가 다수 설립됐고, 학령인구도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JDC는 신규 학교인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를 오는 2028년 개교하고, 추가 2개 학교 개교를 추진하고 있다.
헬스케어타운과 신화역사공원 등 의료·관광 사업은 '아픈 손가락'이다. 특히 헬스케어타운은 의료·관광·휴양 시설 조성사업인데 현재 사업이 멈춘 상태다. 중국 뤼디(녹지)그룹이 약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6360억원 투자를 한 뒤 공사가 중단됐다.
▷관련기사: [르포]'아깝다 아까워'…7년 멈춘 제주개발사업 현장을 가다(2024년 6월17일)
2016년 '사드 사태'와 2017년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제한 조치 등에 따른 것이다. JDC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작년 말 내놓은 제주헬스케어타운 세부계획 수립안을 기반으로 가칭 '의료바이오센터 건축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 사업도 2019년 유원지 실시계획 인가 무효 판결로 멈춘 상태다. 송 이사장은 "휴양형 주거단지에 가보면 짓다가 말아서 폐허 같은 곳이 보일 것"이라며 "사업이 재개되도록 사업기획, 토지보상 등의 측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내년 초쯤에는 '도시개발사업'으로 재개가 결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신화역사공원의 경우 관광·문화·휴양·식음 등이 어우러진 복합관광단지로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의 핵심 취지 중 하나인 제주의 신화와 역사를 주제로 한 'J지구' 사업은 진척이 더딘 상태다. JDC는 J지구 보완계획을 반영한 인허가 및 실시설계를 완료해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
지정 면세점 운영사업은 '캐시카우(현금창출원)'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기에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겪고 있다. 면세점 사업 매출은 2022년 6585억원, 순이익은 1547억원에 달했으나, 작년 매출은 3803억원, 순이익은 858억원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 이후 제주 관광객이 감소하고 해외직구 등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하고 있는 트렌드 변화 등이 가장 큰 배경이지만, 면세물품 관련 규제도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 1회당 구매한도는 800달러로 제한됐고 판매 품목도 주류와 담배, 시계, 화장품 등 16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송 이사장은 "규제 당국과 판매 품목 확대 등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며 "온라인 면세점 운영 활성화, 협력업체와 상생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JDC는 이와 함께 첨단과학기술단지의 2단지 조성을 통해 제주지역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에 재차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 SK, KT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협력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유치도 추진한다.
송 이사장은 "토목 개발은 한계가 있으니 존속을 위해 영속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다"며 "제주도청과 함께 공동으로 민간 자본도 유치해 AIDC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JDC 송석언 "AIDC, 제주에도…카카오·SK·KT 논의"(2026년 8월31일)
끝으로 송 이사장은 "JDC가 갖고 있는 질병 두가지는 헬스케어타운과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이라며 "이것이 해결 안 되면 다른 것을 할 수 없으므로 임기 동안에는 우선순위는 이 두 개 사업 정상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