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르포]개포동 새 대단지 생길까…수도공고 자리 '눈길'

  • 2026.09.08(화) 08:34

'100년 전통' 수도공고, 강남→노원 이전 가닥
3만평 땅에 집 짓는다면…4000가구 공급 전망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수도공고)가 이전을 추진하면서 학교 부지에 주택 공급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도공고 부지는 10만3622㎡(약 3만1300평)에 달한다. 이곳은 양재천과 공원에 둘러싸였고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가 많아 정주 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싸라기' 개포동 땅 팔고 'AI 특화' 포부

지난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구룡역 4번 출구로 나와 몇 발짝 걸으니 수도공고 정문에 도착했다. 수도공고는 마이스터고(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로 학부모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한국전력공사 계열 학교법인 한국전력학원이 운영주체다.

정문 앞엔 '취업률 92.4%'를 강조하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 공기업은 물론 삼성전자, 포스코 등 대기업 이름도 눈에 띄었다. 오른편엔 한전 직원의 대학생 자녀를 위한 기숙사 '청운재'도 보였다.

본관을 향해 걷다 보니 고등학교보다는 대학교 캠퍼스 같았다. 원래 수도공대(현 홍익대 공과대학)가 올 자리였다고 한다. 학교 시설로는 5층 높이의 본관과 기계실습동, 변전실, 기숙사, 잔디구장, 테니스장 등이 있다. 학교 주변엔 신축 아파트들이 높게 솟아있었다. 2023년 입주한 '개포자이 프레지던스(3375가구), 2019년 입주한 '디에이치 아너힐즈(1320가구)'가 대표적이다. 

본관엔 수도공고의 역사가 전시됐다. 1924년 중구 동자동에서 탄생한 수도공고는 1964년 마포구 공덕동으로, 1979년 강남구 개포동으로 옮겼다. 네 번째 터는 노원구 공릉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명호 전임 교장은 지난 6월 언론 인터뷰에서 "기업과 유기적 협력이 가능하고 대학이 인접한 한전 인재개발원 부지를 이전 장소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계획을 담은 '수도공고 백년대계' 혁신안은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의결돼 관련 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지난달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학교를 찾아 향후 추진 과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수도공고는 개포동 부지 매각을 통해 재정 자립을 꾀하고 이전한 부지에서 인공지능(AI) 및 에너지 특화 마이스터고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전은 200조원이 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64만㎡(약 19만3600평) 규모의 인재개발원 부지 매각을 추진 중이다.

강남 땅을 매각하고 이전하는 수도공고도, 인재개발원 부지를 넘길 수 있는 한전도 모두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수도공고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4000가구 대단지 변신?…"10년 뒤"

수도공고는 다음달 용역 결과가 나오면 재단 이사회에 보고한 뒤 이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부지 매입과 교육 당국 협의, 도시계획 변경 등 후속 절차도 밟아야 한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공릉동에 학교를 짓고 나서 옮겨야 하니 최소 10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라며 "당장 수도공고에 보내려고 매매·전세를 알아보는 손님들은 크게 문제 될 것 같진 않다"고 봤다.

수도공고 관계자는 "절차가 복잡한데 아직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라며 "지금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만약 가게 된다 하더라도 내년에 입학하는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는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동 학교 터엔 최대 4000가구 규모로 주택 건설이 가능할 전망이다. 용적률과 기부채납 비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인근 신축 아파트 용적률 250%를 적용하면 전용 59㎡(25평) 위주로 2000~2500가구 정도, 더 작은 평형을 혼합하면 4000가구 정도 나올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구룡터널 주변이 이미 혼잡도가 높은데 3000가구, 약 1만명만 증가해도 교통체증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라며 "또 정부가 임대주택을 공급하려는 의지가 강한 만큼 공공 임대 물량이 상당수 포함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aver daum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