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공지능(AI)을 주제로 강연했다. 10년 전에 원장을 지냈던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의 20주년을 기념한 자리에서다. 박 전 장관은 인간이 불을 발견하고 바퀴를 발명한 것이 건설산업의 토대가 된 것처럼, AI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건설업의 미래, 인류의 미래를 발전시킬 거란 기대감도 표했다.
박상우의 인문학 강의?
박 전 장관은 지난 1일 오후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정연 20주년 기념식 및 세미나에서 'AI로 건설산업에 날개를 달자'라는 기조 강연을 했다. 박 전 장관은 2016~2019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2023~2025년 국토부 장관을 역임했다. 2015년엔 100일간 건정연 원장을 지냈다. 현재는 고려대학교 공학대학원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소개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철학자 헤겔의 '정반합'을 꺼냈다. 과학 기술의 발전(정)이 인류 사회에 돌연변이적 변화(반)를 초래하고, 그 과정은 변증법적인 순환 과정(합)을 거쳐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라는 변화에 잘 적응해 새 돌파구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다음 등장한 건 '호모사피엔스'와 '불'이었다. 인간이 불로 음식을 익혀 먹고 한곳에 정착하게 되면서 '집'이 탄생했고 건설이 시작했다고 봤다. '바퀴'의 발명은 토목 인프라로 이어졌다. 증기기관과 전화기를 통해 건설업이 확장됐다.
박 전 장관은 "집을 짓고, 길을 만들어 바퀴를 굴리고, 증기기관으로 기차와 공장을 만드는 이 모든 것이 다 건설"이라며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가 전부 건설을 통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AI에게 깍듯이 존댓말"
박 전 장관은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거란 부정 시나리오보다는 인류를 발전시킬 거란 긍정 시나리오에 손을 들어줬다. 그는 "AI가 인간을 지배하게 되면 자기를 무시한 사람을 공격할까 봐 한 번도 반말한 적이 없다. '닥터 지'라 부르며 깍듯이 존댓말하고 있다"는 농담을 던졌다. AI는 박 전 장관을 '박 교수'라고 부른다고 한다.
AI 시대 건설산업의 새로운 영역으로는 발전소를 품은 데이터센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반 주거 공간 등을 제시했다. 그는 "바퀴의 발명으로 길을 닦는 토목이 탄생한 것처럼, AI가 보편화되면 새로운 건설 수요가 창조될 것"이라고 봤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학계, 연구원이 AI에 대응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30년 공직 생활을 하면서 '철밥통을 위해 규제를 만든다'는 말을 들으면 억울하고 피가 끓었다. 사회에 필요하니까 만든 규제"라면서도 "시간이 지나 필요 없거나 불편해지면 바꿔야 한다. 변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연성 사회'가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계는 매너리즘을 탈피해 학구형이 아닌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라며 "건설정책연구원은 20년간 건설업계 약자인 전문건설사 입장에서 공정거래질서와 제도개선을 주력했는데 앞으로는 AI, DX 등 변화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