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의 건설 계열사 코오롱글로벌은 변신에 목말라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는 '하늘채' 브랜드의 주택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죠. 자산관리사업과 호텔·리조트·골프장을 운영하는 그룹 계열사 등을 최근에 품은 게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코오롱글로벌에는 오래전부터 입지를 다진 신사업이 있습니다. 바로 풍력발전입니다.
이 건설사는 육상풍력발전 1위라는 타이틀을 보유했지만 최근 고민이 있습니다. 주로 산에서 발전하는 육상풍력 외에 바다에서 부는 바람을 활용한 해상풍력 진출을 노린지 10년이 넘게 흘렀으나 아직 결실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죠. 최근엔 적자 전환과 재무부담이 커진 탓에 오래 공들인 해상풍력 사업을 다시 보고 있답니다.
사라진 해상풍력 파이프라인과 배당이익
6일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추진 중인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최적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지분 34%의 매각 검토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나머지 지분 66%는 한국서부발전과 전남개발공사가 각각 33%씩 들고 있습니다.
우선 코오롱글로벌은 '2026년 2분기 IR' 자료에서 풍력사업 파이프라인에 관련 프로젝트를 제외했습니다. 지난해 말 공개한 '2025년 4분기 IR' 자료에는 육상풍력 프로젝트 20건 외에 해상풍력 프로젝트 1건이 있다고 밝혔으나 최근 실적 발표에서는 슬그머니 뺀 것이죠.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전남 완도군 생일면 덕우도 남측 공유수면 일원에 설비용량 400㎿급의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짓는 겁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전력을 판매하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판매 수입 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2033년에 풍력사업 배당이익으로 총 550억원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만 300억원의 배당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2분기 실적 발표 시점에서는 이를 250억원으로 줄였습니다. 해상풍력 관련 SPC의 지분 매각 검토 가능성도 고려했다는 게 코오롱글로벌의 설명입니다.
다만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전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검토 차원에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라며 "해상풍력 SPC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해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건 없으며 향후 풍력발전 예상 배당수익 전망치는 또 달라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10년 넘은 기다림이었는데
코오롱글로벌이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나선 건 10년도 더 된 일입니다. 2013년에 전라남도 및 완도군과 '녹색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을 추진한 게 시작입니다.
당시 코오롱글로벌은 완도군 전 지역의 풍황자원을 살피고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쳤습니다. 이후 2018년에 한국서부발전·전남개발공사 등과 공동개발협약(JDA)를 체결했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21년 '풍력사업 VISION 2030'을 발표하며 완도해상풍력 조기 사업화로 2024년 착공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늦어졌습니다.
2022년 8월에는 발전사업 허가까지 취득했으나 2024년 착공을 목표로는 갈 길이 멀었죠. 2024년 12월에서야 문화재 지표조사가 끝났고 이듬해 1월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마쳤습니다. 그 사이 착공 목표 일정은 2029년까지로 밀렸고요.
현재는 국방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의 후속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실시설계, 사업비 확정, 금융구조 협의, 출자자 및 대주단 협의까지 아직 이르지 못했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이 얼마큼의 비용을 투입해야 할 것인지 확정하지 못한 것이죠.
대신 코오롱글로벌은 육상풍력 단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6월 말 기준 6개의 육상풍력 단지서 225.9㎿의 발전설비를 운영 중이며 △삼척 도계(50㎿) △영광 영백(49㎿) △영덕 리파워링 1단계(49.6㎿) △울진기성(31㎿) 등 총 179.6㎿를 추가로 공사 중에 있습니다. 이미 운영 중이거나 사업이 가시화한 10개 육상풍력 단지 외에도 10개의 프로젝트가 더 있다는 게 코오롱글로벌의 설명입니다.
합병 통한 재무구조 개선?…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올해 초 김영범 대표이사는 영업이익 1200억원을 목표로 '실적 턴어라운드 원년'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영업이익이 742억원, 당기순이익은 431억원으로 순항 중입니다. 수익성을 회복한 만큼 비교적 여유가 생겼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이 지난해 부동산·환경·에너지 종합 사업자, 이른바 '토탈 프로바이더(Total Provider)' 도약을 목표로 본격적인 사업 재조정에 나선 결과입니다. 부실 계열사 정리와 자산 매각, 주택 사업의 비중 덜기에 나섰죠.
아울러 골프·리조트·호텔 전문기업 엠오디(MOD)와 자산관리 전문기업 코오롱엘에스아이(코오롱LSI)를 합병하면서 부채비율을 300%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했죠.
또 코오롱글로벌은 여전히 풍력사업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사업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계획이 있습니다. 다만 2033년은 돼야 배당수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이어가기에는 셈법이 복잡합니다.
당장 코오롱글로벌은 부채비율을 목표했던 수치까지 낮추지 못했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333.2%, 올해 6월 말 기준으로는 321.9%입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023년 말 기준 364.3%, 2024년 말에는 350.1%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낮아졌으나 합병을 통해 기대했던 효과에는 미치지 못했죠.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2004억원에 달하는 등 대규모 적자를 반영한 영향입니다.
육상풍력 1위라는 타이틀에 비해 풍력발전에서 당장 벌어들이는 돈은 미미하고요.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풍력발전사업 연간 매출은 904억원에 불과합니다. 코오롱글로벌의 별도 기준 매출액인 2조6912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4%에 그칩니다. 2030년 250억원을 목표로 하는 풍력배당이익은 지난해 기준 17억원입니다.
앞서 2024년 재무부담을 덜기 위해 '알짜'로 꼽히는 서초스포렉스 부지까지 계열사에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던 코오롱글로벌인데요. 그때와는 달리 상황이 비교적 나아진 코오롱글로벌입니다. 10년이 넘는 기간 공들인 해상풍력사업에도 다른 선택을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