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케어 서비스 6월 출시…스마트싱스로 원격 제어
가족구성별 시나리오 구상, '세상 편한 AI 라이프' 목표
"어머니가 오늘 아침에 약도 안 챙겨 드시고, 24시간 동안 냉장고도 한 번 열지 않으셨네. 로봇청소기로 뭐하고 계신지 확인해볼까?"
삼성전자가 준비하고 있는 'AI 패밀리 케어 서비스'가 만들어 낼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수원사업장 디지털시티에 위치한 CX·MDE(고객 중심 멀티 디바이스 경험)센터에서 AI 라이프 솔루션을 소개하고, AI 패밀리 케어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밝혔다.
앱으로 부모님 건강관리…'원격 효도' 시대
패밀리 케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고 가족의 지원이 필요한 부모님을 위해 개발한 서비스다. 부모님의 △TV △냉장고 △정수기 △인덕션 △스마트폰의 사용 여부를 최대 5명의 가족이 스마트싱스로 확인해, 원격으로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자녀도 몸이 불편한 부모님을 세심하게 보살필 수 있게 된 것이다. 알림 여부는 개인이 설정할 수 있어 가족에게 감출 것은 감추고, 꼭 필요한 정보만 공개할 수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앞으로 다양한 AI 제품과 솔루션을 지속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AI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며 "나이가 많으신 시니어를 돕는 '패밀리 케어'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는 패밀리 케어 서비스가 적용된 스마트홈 환경을 시연했다. 미리 설정해 놓은 약 먹는 시간에 맞춰 스피커가 음성으로 알려주고, 조명의 색이 바뀌었다. 정수기는 약 복용 시간에 맞춰 최적화된 물 양과 온도를 맞춰준다.
부모님의 이상 활동을 감지해 알림을 제공하는 기능도 보여줬다. 보호자가 미리 설정한 시간 동안 냉장고나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보호자에게 알림이 간다.
패밀리 케어 서비스는 오는 6월 삼성전자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에 탑재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삼성 생태계 내 제품에서 활용 가능하지만, 향후 제품으로의 확장도 기대된다.
허태영 삼성전자 상무는 타사 기기와의 연동 여부에 대한 질문에 "기본적으로 많은 제품 파트너와 연계돼 서비스를 하지만, 특히 삼성 제품을 쓰면 다른 제품과 다른 서비스를 느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삼성은 HCA 선도업체로 최대한 많은 제품을 연결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 초기 단계라 그렇겠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 각 제조사에서 연결 가능한 제품이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기 더해 10월부터는 로봇청소기의 카메라를 활용한 활동 알림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부모님이 갑작스럽게 쓰러졌을 때,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가 이를 감지하면 로봇청소기가 이동해 현재 상황을 살펴보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허 상무는 "현재는 로봇청소기 위치를 정해서 모니터링 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웨어러블을 통해 사람이 쓰러진 것을 로봇청소기가 인지하고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로 고객 경험 키운다
이는 패밀리 케어 서비스 중 시니어 케어의 사례다. 삼성전자는 시니어를 포함해 신혼부부, 영유아 가구, 1인 가구까지 총 12개의 AI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최적의 AI 제품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는 솔루션도 제공한다. 예를 들면 영유아 가구에게는 '우리 가족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사는 AI라이프'를 제안하는 식이다.
이날 시연에서는 두 아이의 부모가 스마트싱스를 통해 아이를 케어하는 시나리오도 볼 수 있었다. 부모가 외출 중에 아이 혼자 집에 도착해 문을 열면, 미리 설정해놓은 설정에 따라 커튼이 자동으로 걷어지며 전등과 에어컨이 켜졌다. 스피커 '뮤직프레임'에서는 아이에게 남겨 놓은 음성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AI 시대를 맞아 모바일부터 TV, 가전까지 사용자 AI 시나리오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CXI 랩(고객경험연구소)'이 있다.
CXI 랩은 지난 2022년 수원사업장 DX연구동에 개관했다. 소비자의 생활 패턴과 연결된 제품 간 사용성을 분석·연구하기 위한 공간이다. 1700평(5620제곱미터) 규모의 공간은 고객의 실제 생활 환경과 유사하게 조성돼 있다. 멀티 디바이스 경험을 연구하기 위해 스마트싱스로 연결돼 있는 제품만 약 3000개에 달한다.
이날 김현정 삼성전자 CX그룹장은 "지난 20년간 수많은 가전 제품과 가사 돕는 기능 출시됐지만 실제 가사노동은 약 10분 감소하는데 그쳤다"며 "삼성전자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답은 '알아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도 모르는 사이 이해하고 학습해 필요한 시간에 알아서 작동해주는 AI라면 고마울 것"이라며 "삼성의 AI는 고객의 시간, 수고, 걱정을 알아서 줄여주고 소중한 나와 가족,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삼성전자가 이러한 노력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것은 '세상 편한 AI 라이프'다. 김 그룹장은 "시나리오를 더 연구해 고객과 소통하면 이것이 누적돼 세상 편한 AI 라이프가 될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의 비전이고 꿈"이라고 강조했다.
연결 경험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스마트싱스 서비스 개선도 지속한다. 먼저 스마트싱스에 제품을 연결하기 어렵다는 고객 불만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안으로 자동 등록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삼성 계정으로 제품을 구매하면 배송 정보나 기기 정보 등이 스마트싱스에 전달돼, 집에 기기를 설치하는 순간 기기 등록이 자동으로 되는 식이다.
이보나 DA사업부 상무는 "삼성 계정을 통해 자동 등록하는 것 외에도 QR코드 등을 이용해 편리하게 연결하는 것도 고민 중"이라며 "여러 방법을 통해 소비자들이 쉽게 스마트싱스에 연결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지속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