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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ESG가 일상이 될 때까지"

  • 2021.06.18(금) 07:05

[창간기획]ESG경영, 이제는 필수다
장민아 CJ제일제당 지속가능경영 팀장 인터뷰
"조직원 모두 내재화 필요…ESG 체계 완성"

ESG 경영이 대세다. 투자유치, 수주 등 경영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많은 기업과 금융사들이 핵심 경영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ESG 경영은 금융투자, 스타트업 육성, 제품 개발 등 실질적인 기업활동에 적극적으로 녹아들고 있다. 비즈니스워치는 다양한 ESG 경영활동이 이뤄지는 현장을 발굴해 공유함으로써 ESG경영 확산에 기여하고자 한다. [편집자]

CJ제일제당의 ESG경영 전략은 뚜렷하다. 모든 조직원이 ESG를 내재화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제품을 만들 때 자연스럽게 ESG를 적용토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전담 부서'가 나홀로 추진하는 ESG경영이 아닌, 모든 조직 구성원이 함께하는 ESG경영을 꿈꾸고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기존의 경영 방식과 관점을 모두 바꿔야한다. 업무 효율성이나 가격 경쟁력, 영업이익 등만을 따지던 문화에서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까지 고려해 의사 결정을 하는 '체계'를 갖추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CJ제일제당이 ESG경영과 관련해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려는 이유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ESG경영 체계화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4월 '지속가능경영 위원회'를 출범했다. 위원회는 대표이사가 주관하는 '지속가능경영 협의체'와 ESG전담 조직인 '지속가능경영(Sustainability) 부서' 등과 협업하도록 했다. CJ제일제당의 지속가능경영 부서를 이끄는 장민아 팀장을 만났다.

'지속가능성의 생태계' 구축 목표

지속가능경영팀은 CJ제일제당의 ESG경영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장 팀장은 이 부서가 말 그대로 '전담팀'이기는 하지만 실제 ESG경영을 이행하는 곳은 '실무 부서'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담팀'은 조직이 ESG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장 팀장의 설명이다.

장 팀장은 "지속가능경영팀의 1순위 목표는 조직원 모두 ESG를 통해 사업을 바라보도록 '내재화'하는 것"이라며 "오는 2025년까지 그런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완비하겠다는 것이 CJ제일제당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장민아 CJ제일제당 지속가능경영 팀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실제로 지속가능경영팀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유관 부서와 협의해 안건을 발굴하고 이를 협의체와 위원회에 보고하는 것이다. 또 위원회가 주요 안건을 제시할 경우 이를 검토하고 해당 부서와 협의하는 것 역시 팀의 역할이다. 더불어 ESG경영 성과와 추진사항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을 통해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것 역시 지속가능경영팀이 해야 할 과제다.

장 팀장은 "이런 ESG경영 체계를 만든 뒤에는 CJ제일제당 본사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장과 협력사, 공급망까지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중점적으로 하려는 역할"이라면서 "지속가능성의 생태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하는 게 우선 순위"라고 설명했다.

ESG경영으로 기회 요인 발굴

이처럼 ESG 경영의 체계를 제대로 갖춰 놓으면 향후 선제적 리스크 관리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CJ제일제당의 생각이다. 국내외에서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위기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이를 기회로 삼으려 한다. CJ제일제당이 최근 '생분해 플라스틱'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장 팀장은 "ESG 경영을 잘 체득한다면 새로운 영역으로 갈 기회를 발굴할 수도 있다"면서 "환경적으로 플라스틱이 문제가 된다는 점에 착안해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친환경 소재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그는 오랜 기간 마케팅 업무를 해왔다. 그의 이런 경험이 ESG경영 실무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마케팅의 경우 외부의 기회 요인이나 위험 요인 등을 탐색해 기업의 전략을 짜는 것이 주요 업무다. ESG 경영 역시 큰 틀에서 유사한 프로세스를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마케팅이나 경영 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기회 요인을 발굴해 차별화 전략을 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ESG경영 역시 범위가 넓기는 하지만 유사한 프로세스라고 볼 수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ESG경영을 '규제'로만 볼 게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앞으로 나아가는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차별화 전략은 '자연에서 자연으로'

CJ제일제당은 환경(E)과 사회(G), 지배구조(G) 각 분야에 주요 목표를 정한 뒤 세부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인권'과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외의 전략 과제는 내년까지 수립해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기후변화 대응에 관련한 추진 과제 중 하나로는 지난 4월 CJ셀렉타가 아마존 삼림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림파괴 중단'을 선언한 점을 꼽았다. CJ셀렉타는 CJ제일제당의 브라질 농축대두단백 생산 계열사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장 팀장은 "지난 2019년 아마존의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화재로 열대 우림이 손실된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면서 "이런 환경적 이슈에 책임을 갖기 위해 CJ셀렉타는 아마존 대두 사용금지를 선언해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 산업 1위 기업으로서 다른 기업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지속가능경영의 지향점으로 내세웠던 'Nature to Nature'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원재료의 구매와 생산, 소비, 폐기에 이르기까지 건강과 안전, 환경의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선언이다.

장 팀장은 "자연에서 소비자 식탁으로, 그리고 다시 자연으로 되돌리겠다는 'Nature to Nature'의 선순환 달성이 바로 CJ제일제당이 차별화하고 내세울 수 있는 ESG 경영 전략"이라며 "식품·바이오 기업으로서의 핵심 역량을 활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