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서른에 홀로 떠난 300일간의 아메리카 배낭 여행을 담은 책이 나왔다. 여행작가 길지혜씨가 쓴 `아메리카 대륙을 탐하다`.
여자 나이 서른. 저자는 "다시 무언가를 도전하기도 두렵고, 지나온 길을 견디며 걸어가는 것도 불안한, 모호한 그 무엇이 마음 한구석을 헤집고 다녔다"고 한다. 그렇게 문득 삶의 변화가 필요했고, 자신을 오롯이 들여다볼 시간을 가지기 위해 떠났다.
작가의 사진과 글은 `단조로운 일상이라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하루면 충분하다고 여겼던 여행지에서 사흘이나 머물렀다. 번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의 평온함을 느끼게 해준 캐나다 어느 작은 마을의 바닷바람이 불어올 것만 같다.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과의 인연과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현실에 찌든 내 마음과 영혼을 벗겨내어 속살을 보여주듯 작가의 여행기를 통해 내안에 숨어 있던 나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이 책의 클라이막스는 라틴아메리카다. 라틴아메리카의 여행기는 좌충우돌 그 자체다.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으로 가기 위한 몇 조각만 봐도 스릴이 있다.
`첫날 여권을 두고 나옴-비행기 이륙 10분 전 수령-페루 최대 난코스 나스카와 쿠스코 18시간 심야버스-쿠스코 고산병-쿠스코 소매치기-동행인(비키)의 입국 거부 사태-뒷돈 65달러로 비자 없이 입국-뒷돈 주고 입국한 사실을 알림, 페루로 돌아가라-이민국에서 재차 요구했지만 실패-결국 우유니 사막으로 혼자 이동`
그리고 다시 비키와 만나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 부에노스 아이레스, 이구아수 폭포, 리우데자네이루, 빈민촌 파벨라를 끝으로 아메리카 대륙 8개국의 대장정을 끝낸다.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길고 긴 장마와 무더위에 고생하다 보니 잠시나마 업무를 잊고 충전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현실을 제쳐두고 훌쩍 어디로 떠나고 싶지만 막상 발걸음을 떼기는 쉽지 않다. 그런 우리를 `대표해` 떠난 작가의 좌충우돌 아메리카 대륙 여행기는 무더위를 식혀주는 한줄기 바람과 같다.
저자는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고 단국대학교에서 언론홍보학을 전공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 석사를 받았다.
(청출판刊/ 반양장/ 신국판 변형/ 348쪽/ 올컬러/ 값 1만4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