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삼양식품 "고맙다. BTS"

식품업계가 해외 라면 시장 확대를 위한 준비에 속속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라면 매출이 급격히 늘었는데요. 해외에서는 코로나19 영향과 함께 케이팝(K-POP)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BTS)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특정 라면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도 올해 BTS 수혜를 톡톡히 봤죠. 이에 삼양식품은 해외 수출 확대를 위해 설립하기로 했던 라면 생산공장 규모를 더 키우기로 했습니다.

삼양식품은 최근 경남 밀양에 라면 생산공장을 새로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이 공장에서는 해외 수출 제품들을 주력으로 생산하게 되는데요. 삼양식품은 당초 지난해 12월 밀양공장 설립에 1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이 대폭 증가하면서 투입금액을 2000억원으로 정정했습니다. 향후 생산라인 증대 등을 고려해 ▲ 건축 연면적 확대 ▲ 최신 물류설비 구축 ▲ 각종 유틸리티 추가 등 계획이 추가되면서 7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삼양식품의 밀양공장은 연면적 6만9801㎡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2022년 초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면‧스프 자동화 생산라인, 수출 전용 생산라인 등이 구축됩니다. 완공 시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원주, 익산공장의 12억개에서 18억개로 늘어나게 됩니다.

삼양식품이 밀양공장 투자를 늘린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올해 해외 라면 수출이 급격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전체 면류 매출은 2999억 7900만 원으로 전체 매출의 90.8%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2274억 6900만 원으로 89.5%였습니다. 증가한 매출액 대부분은 해외 수출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1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53.1% 증가했습니다. 특히 지난 7∼8월 미국과 중국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각각 158%, 33%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코로나19 영향일까요? 지난 8월까지 전체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평균 36.7% 늘었습니다. 미국에서 국산 라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농심의 신라면과 신라면블랙 매출은 올 상반기 약 25%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삼양식품은 미국 매출이 158%나 증가했습니다. BTS 멤버 중 지민이 매운 라면을 좋아해 불닭볶음면을 먹는 영상이 자주 올라오면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주목받기 시작한겁니다. 영상에서 불닭볶음면을 먹다가 눈물을 흘리고 입술이 새빨개진 지민의 모습이 많은 해외 팬들의 불닭볶음면 사랑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불닭볶음면의 해외 매출 증가가 BTS 때문이라는 게 과도한 분석일까요? 실제로 우유를 좋아하는 BTS 멤버 정국이 SNS에 우유 사진을 게재한 이후 해당 일에만 세계 우유 상품 거래 지수가 1.62% 증가했습니다. 그동안 우유 상품거래 지수가 연간 4.09% 하락하면서 세계적으로 우유 소비 장려에 힘써왔지만 별 효과를 누리지 못했죠.

정국의 SNS 우유 사진 한 장으로 수일간 우유 거래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탔습니다. 세계경제지표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트레이딩 이코노믹스’는 우유 소비량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정국의 우유 사진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밖에 BTS가 먹는 음식과 입는 옷, 좋아하는 캐릭터 등도 이슈를 타고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삼양식품은 2022년 완공 예정인 밀양공장에서 해외 수출용 불닭시리즈를 집중 생산할 계획입니다. 믾은 식품기업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해외에 생산기지를 구축했지만 삼양식품은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출용 생산공장을 밀양에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전 세계에 케이팝 열풍을 일으킨 BTS처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도 밀양공장을 수출 전진기지로 삼아 해외에서도 더욱 빛을 내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