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플랫폼 주도' 콜라보레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의 콜라보 이벤트는 개별 브랜드들이 독자적으로 진행해 왔다면 최근에는 올리브영이 행사를 기획하고 올리브영에 입점한 각 브랜드가 참여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올리브영 내 행사 통일성을 높이는 동시에 행사 규모도 키워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장점을 극대화한 전략이다.
콜라보 맛집
지금 올리브영은 '산리오 맛집'이다. 올리브영을 이끄는 에이스 뷰티 브랜드들이 모두 옷을 갈아입었다. 헬로키티부터 포차코, 쿠로미, 마이멜로디 등 산리오 '덕후'라면 피해갈 수 없는 캐릭터들이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단순히 패키지에 캐릭터를 입히는 수준의 콜라보가 아니다. 요즘 인기 있는 캐릭터 키캡, 헤어롤, 키링, 두피브러시, 파우치 등 캐릭터 굿즈도 쏟아져나오고 있다. 올리브영에 입점한 거의 모든 브랜드가 참여하는 느낌이다.
실제로 올해 올리브영과 산리오 콜라보에 참여하는 브랜드 수는 총 81개, 제품 수는 321종에 달한다. 아누아, 토리든, 구달 등 주요 뷰티 브랜드뿐만 아니라 브랜든, 농심, 가그린 등 웰니스와 라이프스타일, 식품 브랜드들도 참가해 화장품에 큰 관심이 없는 고객들까지 겨냥했다.
입점 브랜드에만 일을 떠넘긴 건 아니다. '올리브영 시티 로그'를 주제로 산리오의 캐릭터들이 한국의 도시와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모습을 담은 비주얼 에셋을 직접 개발했다. 전주 비빔밥·공주 알밤·우도 땅콩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 음식을 적용한 헬로키티 캐릭터도 선보였다.
올리브영이 이런 대규모 콜라보 기획을 선보인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산리오와 손잡고 '태닝 에디션' 캠페인을 진행했다. 올리브영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첫 콜라보 행사였다. 당시 32개 브랜드가 참여해 매출 60%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 행사 기간 1529세대 회원의 33%가 콜라보 행사 제품을 구매할 정도로 집중도가 높았다.
합치니 통했다
지난해 산리오 행사를 통해 '플랫폼 콜라보'의 위력을 확인한 올리브영은 올해 들어 더욱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올해 초엔 국내 인기 캐릭터 '망그러진 곰(망곰)'과의 콜라보를 진행했고 4월엔 포켓몬과의 협업을 이어갔다. 특히 포켓몬 행사 때는 앞선 산리오 콜라보의 효과를 지켜본 브랜드들이 줄줄이 참여 의사를 밝히며 60개가 넘는 브랜드가 협업에 나섰다.
올리브영이 직접 협업을 추진하는 건 개별 브랜드들의 IP(지적재산권) 협업 마케팅보다 집객 효과가 좋다는 계산에서다. 우선 수십개 브랜드가 함께 동일한 IP를 두고 신규 제품과 굿즈를 내놓는 만큼 집중도가 높다. 한 두 브랜드가 행사를 연다는 느낌이 아닌, 대규모 이벤트가 열리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개별 브랜드로는 추진하기 어려운 기획도 진행할 수 있다. 지난해 진행했던 산리오와의 '태닝 에디션' 기획이 대표적이다. 태닝 에디션은 헬로키티나 쿠로미, 폼폼푸린 등 산리오의 대표 캐릭터들이 여름에 휴가를 즐기다가 피부가 갈색이 됐다는 콘셉트의 디자인이다. 산리오의 태닝 에디션을 협업 제품으로 선보이는 건 국내 최초였다. 개별 브랜드와의 협업이 아닌 올리브영이라는 대형 플랫폼이 있었기에 가능한 기획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직접 협업을 진행하는 것보다 진행이 수월함은 물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올리브영은 앞선 포켓몬 콜라보와 산리오 콜라보에서도 IP 라이선스 비용을 전액 부담한 바 있다. 자금이나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 K뷰티 및 웰니스 파트너사가 상품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올리브영의 입장에선 이런 기획을 통해 올리브영 플랫폼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뷰티 플랫폼과도 경쟁해야 하는 올리브영이 차별화된 대형 IP 콜라보를 통해 브랜드와 고객들에게 '올리브영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해 검증된 협업 성과를 바탕으로 한 차례 더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면서 "뷰티를 넘어 웰니스, 라이프스타일까지 협업 영역을 확대해 더 많은 파트너사와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