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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입어야 하는데…'틈새' 노린 배민, 패션도 즉시 배달

  • 2026.09.01(화) 07:20

오프라인 재고 활용한 '즉시 배송'
비식품 상품 늘려 배달 공백 메워
배송만큼 빠른 교환·반품은 관건

/그래픽=비즈워치

배달의민족이 음식과 장보기를 넘어 패션 상품까지 퀵커머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판매 상품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배달의민족이 구축한 배달 인프라를 패션과 연결해 새로운 소비 수요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배달의민족의 이번 패션 카테고리 확대가 장보기·쇼핑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패션도 넘본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에 나섰다. '휠라'와 '시야쥬' 등 패션 브랜드를 배민스토어에 입점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휠라의 경우 현재 명동과 부천, 천안 등 전국 8개 매장에서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야쥬는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한 한남 쇼룸 등 서울 3곳 매장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패션 브랜드를 직접 유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달의민족은 그동안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와 '모던하우스'를 통해 베이직한 의류와 속옷, 잠옷, 양말 등 패션 잡화를 판매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패션 브랜드 입점을 계기로 오프라인 매장과 배달망을 직접 연결해 패션 카테고리 자체를 넓히는 단계로 넘어간 셈이다.

/그래픽=비즈워치

배달의민족이 패션을 점 찍은 이유는 온라인 시장의 성장성과 공략할 틈새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의류는 직접 매장에서 입어보고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비대면 소비가 익숙해지면서 온라인을 통해 옷을 사는 소비가 일상화됐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패션 거래액은 30조3306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문제는 배송 속도다. 의류의 경우 주문 후 1시간 내에 상품을 받아보는 즉시 배송이 전무한 상품군이다. 패션 플랫폼의 빠른 배송은 대부분 '내일 도착'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에이블리는 '도착보장', 지그재그는 '직잭배송', 무신사는 '무배당발', W컨셉은 '오늘출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들 서비스 모두 고객이 주문 다음 날에야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배달의민족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 '빈 틈'이다. 배달의민족은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상품을 주문과 동시에 라이더가 픽업해 배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미 구축한 배달망을 활용해 패션 상품에 '즉시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덕분에 '내일 입을 옷'을 미리 주문했던 기존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오늘 주문해 바로 입으려는 수요까지도 끌어올 수 있게 됐다.또다른 과제

다만 배달의민족의 이번 진출이 패션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에는 무리라는 관측이 많다. 상품 배송이 완료되면 소비 경험이 사실상 끝나는 음식과 달리 의류는 구매 이후 사이즈와 착용감 등을 판단하는 과정이 중요한 품목이라서다. 특히 옷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한 만큼 반품과 교환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무신사 로지스틱스 여주 3센터 도입된 합포장 특화 물류로봇./사진=무신사

최근 패션 플랫폼이 교환·반품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지그재그는 직진배송 상품에 한해 '직진교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환불 후 재주문을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신청과 동시에 상품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무신사 역시 무신사 스토어 회원을 대상으로 교환을 접수하면 기존 상품을 회수하기 전 새 상품을 바로 배송하는 '플러스 빠른교환'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이 주문한 상품을 즉시 받는 경험을 제공하는 만큼 반품과 교환에서도 그에 맞는 편의성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배민스토어는 현재 교환·반품 시 상품 회수 이후 재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기존 패션 플랫폼의 교환 서비스와 큰 차별점은 없다. 오히려 단순 변심에 따른 교환 기준 고객이 내야 하는 왕복 배송비가 1만3000원대로 패션 플랫폼(5000원)의 2배 이상이다.

/사진=배달의민족 앱

이 때문에 배달의민족의 '패션 판매 실험'은 배달 수요를 다변화하기 위한 시도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저녁과 같이 특정 시간대에 주문이 집중되는 음식 배달의 수요 공백을 비식품 상품으로 메우려는 구상이라는 의미다. 배달 상품의 종류를 늘리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주문을 만들어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연결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 별도의 물류 거점을 구축하지 않고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재고를 활용해 추가 판매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일 수 있다"며 "다만 매장별 재고 정확도와 상품 관리, 라이더가 상품을 픽업하는 과정에서의 운영 효율성까지 맞물려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모의 거래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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