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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제대로 준비했다…'무신사 뷰티', 올영에 선전포고

  • 2026.09.10(목) 14:26

홍대에 첫 뷰티 전문 오프라인 매장 오픈
약국과 뷰티의 결합…더마 수요 정조준
쇼룸에 랭킹존까지…'발견형 뷰티' 표방
성수·제주로 확장…오프라인 출점 속도

무신사 뷰티 홍대점./사진=윤서영 기자 sy@

약사가 있다고?

10일 찾은 무신사 뷰티 홍대점. 패션 브랜드가 빼곡하게 들어선 홍대 거리에 핑크빛이 감도는 건물 외관이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무신사가 그동안 온라인과 메가스토어 성수 매장 일부에서 선보였던 뷰티 상품을 독립된 오프라인 공간에서 선보이는 첫 매장이다. 약 400평 규모에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4개 층으로 구성된 건물 전체가 모두 무신사 뷰티로 꾸며졌다.

이날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띈 곳은 지하 1층에 위치한 '파머시 뷰티존'이다. 통상 일반의약품이 중심이 되는 약국과 달리 이곳은 화장품 비중이 90%에 달했다. 고기능성 화장품과 이너뷰티, 웰니스 제품이 공간 대부분을 차지했고 일반의약품은 한쪽 벽면에 별도로 진열돼 있었다. 기존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무신사 뷰티 홍대점 지하 1층 파머시 뷰티존./사진=윤서영 기자 sy@

무신사 뷰티는 파머시 뷰티존을 위해 온누리약국과 손을 잡았다. 전문성과 고기능성을 갖춘 '더마 코스메틱' 수요가 꾸준히 커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 화장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자 약국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더마 스킨케어 시장 규모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5.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무신사 뷰티는 파머시 뷰티존에 모발·두피, 여드름·트러블 등 소비자 관심이 높은 고민별 상품군을 구분했다. 약사의 상담을 바탕으로 개개인 피부에 맞춘 의약품과 관련 화장품을 한 곳에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만든 셈이다. 파머시 뷰티존 입점 브랜드 270개 중 에이피알의 '메디큐브'와 '토니모리'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인디 브랜드로 구성돼 있었다.

김연진 무신사 뷰티 오프라인팀 팀장이 무신사 뷰티 홍대점 내부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윤서영 기자 sy@

김연진 무신사 뷰티 오프라인팀 팀장은 "브랜드 자체를 소비하던 과거 화장품 구매자의 소비 패턴은 원료를 넘어 최근에는 나에게 맞는 제품을 찾는 하이 퀄리티로 변화하는 추세"라며 "생활 패턴이나 체질에 따라 다른 피부별 고민을 약국에서 직접 상담받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일반 리테일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신사 뷰티와 온누리약국은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매장 안에서 고객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많은 경험을 하실 수 있도록 협업을 다각화하고 있다"면서 "화장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무신사 뷰티에 방문해 모든 피부 고민을 해결하고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고객 체류 유도

1층과 2층은 화장품 매장이라기보다 '브랜드 쇼룸'에 가까웠다. 제품을 빽빽하게 쌓아놓기보다 브랜드별로 공간을 나눴다. 매장에서 제품을 '보고 만지고 발라볼 수 있다'는 오프라인 매장의 특성을 살려 브랜드를 경험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무엇을 사게 할 것인지'보다 '무엇을 발견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마치 '올리브영'을 연상케 했다.

먼저 1층에는 '브랜드 하이라이팅' 공간을 차별성으로 뒀다.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함께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로 단독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무신사가 메가스토어 등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브랜드별 개성을 보여주는 데 집중해 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첫 번째 브랜드로는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아온 저자극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퓨리토서울'을 전면에 내세웠다.

무신사 뷰티 홍대점 2층에 마련된 랭킹존./사진=윤서영 기자 sy@

2층의 경우 '랭킹존'과 '넥스트 뷰티존'이 마련됐다. 무신사 뷰티는 랭킹존을 고객이 많이 찾는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분기에 한 번 온라인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요 카테고리별 1~7위 제품을 진열할 예정이다. 넥스트 뷰티존에서는 신규 론칭 브랜드나 매월 주목받는 성분과 기능을 하나의 테마로 선정해 관련 상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3층에는 휴식 공간도 배치했다. 매장을 찾은 고객은 물론 함께 방문한 고객까지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무인 로봇 카페 '아즈니섬'과 테라스를 조성했다. 상품을 둘러보고 바로 나가는 전형적인 리테일 매장과 달리 머무는 시간을 늘려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무신사 뷰티가 오프라인 매장을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닌 '디스커버리 채널'로 정의한 이유가 엿보였다.영토 넓힌다

무신사는 앞으로도 뷰티 매장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이번 홍대점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성수에 두 번째 단독 매장을, 제주에는 무신사 킥스와 함께 복합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다만 홍대와 마찬가지로 약국과 연계한 형태로 운영할지에 대해선 아직 검토 중인 단계다. 홍대점을 '테스트베드'로 삼고 고객 반응과 수요를 살핀 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진=윤서영 기자 sy@

무신사 뷰티가 이처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뷰티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뷰티존 거래액은 오픈 직후인 4월 대비 20%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뷰티존 오픈 이후 3주간 500여 개 입점 브랜드의 온라인 일평균 거래액도 뷰티존 오픈 이전보다 약 35% 늘었다. 온·오프라인 간 고객 유입이 확대된 셈이다.

여기에 최근 기업공개(IPO)에 본격 착수한 만큼 상장 이후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뷰티 사업은 중요한 돌파구라는 평가다. 패션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데다, 마진율이 높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사업군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신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22.6% 증가한 8217억원을 기록할 동안 영업이익은 589억원에서 523억원으로 11.2% 감소했다.

무신사 뷰티 홍대점에 입점한 플러워노즈(왼쪽)./사진=윤서영 기자 sy@

다만 무신사 뷰티만의 색깔이 다소 희석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홍대점 매장 곳곳에서는 '플라워노즈'와 '인투유', 'AZTK' 등 이른바 'C뷰티'가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중국 브랜드가 K뷰티와 함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국내 인디 브랜드와 신생 브랜드 발굴·육성에 주력하겠다는 무신사 뷰티 방향성과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전체 프래그런스 브랜드 중 30%도 해외 브랜드였다.

무신사 관계자는 "해당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오는 총판 측에서 무신사 뷰티에 먼저 입점을 제안했고, 핵심 고객층인 2030세대 여성 고객의 관심사와 잘 맞는다고 판단해 C뷰티를 들이게 됐다"며 "K뷰티를 다소 식상하게 느끼거나 외관이 화려한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브랜드에게는 경쟁력 있는 패션 브랜드들과 연결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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