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꼬북칩에 이어 또 하나의 메가 히트작을 만들어 낼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뚱바(빙그레 바나나우유)' 다음으로 많이 찾는다는 '비쵸비'다.
K과자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가면 이색적인 풍경이나 유적지를 보고, 유명한 맛집에 가는 것도 즐겁지만 그 나라 사람들이 평소에 즐기는 평범한 장소와 음식을 체험하는 것 역시 색다른 재미다. 어느 나라에 가든 '꼭 가 봐야 할 장소'에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어느 나라나 비슷할 것 같은 '과자' 역시 그 나라에서만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 있다. 중국에 가면 '레이즈 오이맛'을 먹어봐야 한다. 태국에 왔다면 돼지고기 플레이크를 뿌린 '무 영'을 먹지 않을 수 없다. 이전부터 '편의점 왕국'으로 유명했던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이같은 '과자 쇼핑'을 즐기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우리에겐 너무 익숙하고 평범한 과자들이 외국인 관광객에겐 한국을 방문하면 꼭 사야 하는 쇼핑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 공항 편의점에 가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빙그레 바나나우유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오리온도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2년 출시한 초콜릿 크래커 '비쵸비'다. 2023년 130억원, 2024년 20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부터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타며 폭발적인 성장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성지 마트'인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과자 카테고리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 등 SNS를 중심으로 비쵸비가 입소문을 탄 데 이어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가 비쵸비 국립중앙박물관 에디션 출시와 맞물리며 폭발적인 성장을 거뒀다.
또 올해 8월까지 비쵸비가 가장 많이 팔린 10개 판매처는 서울역, 잠실 석촌호수, 김포공항, 인천공항, 용산역, 부산 자갈치시장·기장군·서면, 제주도, 청계천 등 관광객 밀집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오리온에 따르면 비쵸비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1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월 평균 매출은 23억8000만원으로 2025년 18억3000만원 대비 30% 가까이 급증했다. 추세대로라면 연 매출 300억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오리온 제품 중 연매출 300억원이 넘는 비스킷·스낵류 제품은 포카칩, 오징어땅콩, 태양의맛 썬, 꼬북칩, 예감, 다이제 정도다.
노 저어볼까
오리온은 비쵸비의 인기를 "3박자가 맞았다"고 평가했다. 통밀 비스킷 사이에 두툼한 초콜릿을 통째로 넣은 형태의 과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과자라는 희소성이 관광객들의 욕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낱개 포장된 패키지에 '호작도' 등 국립중앙박물관과 손잡고 선보인 디자인도 구매욕을 부추겼다. 여행이나 출장 후 회사에 작은 먹거리를 돌리는 '오미야게(お土産)' 문화가 있는 일본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던 이유다. 다이제의 노하우가 그대로 담긴 통밀 크래커, 투유 초콜릿을 그대로 담은 초콜릿의 조합도 완성도를 높였다.
오리온 관계자는 "패키지와 희소성, 맛이라는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리온도 비쵸비의 인기에 불을 붙이기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엔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아시안마트와 한인마트를 중심으로 K컬처를 입힌 '비쵸비 국립중앙박물관 에디션'을 선보이며 물꼬를 텄다. 내년 초에는 코스트코에서도 비쵸비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4월엔 생산 라인 증설에 나섰다. 익산 공장에 비쵸비 생산 라인을 추가로 구축, 생산 수량을 기존 대비 2배로 늘렸다. 이를 통해 미국과 일본 등으로의 수출 물량을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9월 한정판으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던 '비쵸비 딸기'도 상시 판매로 전환했다.
최근엔 비쵸비의 주요 고객 국가인 일본향(向) 제품도 내놨다. 오리온이 올해 진행하고 있는 '오리온 미식여행'의 일본 편으로 '비쵸비 말차 쇼콜라'를 선보였다. 이에 맞춰 오는 10월엔 일본 내 코스트코 37개 점포에 비쵸비를 동시 입점시킨다. '한국 여행 필수 구매 과자'라는 타이틀을 들고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내에서 제품력을 검증한 뒤 해외 주요 유통채널을 공략하는 방식을 비쵸비에도 이어가고 있다"며 "비쵸비를 글로벌 K과자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