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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소생]'한 상' 제대로 차렸다…편의점 '추석 도시락' 최강은

  • 2026.09.18(금) 13:55

고기 푸짐한 CU, 세븐은 육류 '총집합'
GS25, 밥 3종에 송편으로 '명절 감성'
간식 '약과'까지…구색 챙긴 이마트24

편의점 4사 추석 도시락./사진=윤서영 기자 sy@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CU·GS25·이마트24의 추석 도시락을 직접 구매, 세븐일레븐 추석 도시락은 해당 업체로부터 제공받아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이맘때쯤이면 집집마다 기름 냄새가 풍기고 북적이는 가족들의 웃음소리, 금방이라도 상다리가 부러질 듯한 푸짐한 밥상이 차려지는 게 익숙한 추석 풍경이었다. 설과 함께 1년에 두 번 합법적(?)으로 많은 용돈을 받을 수 있는 날이라는 점도 어릴 적 추석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런 풍경도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가족 구성원이 줄어들고 개개인의 휴식이 중요해지면서 혼자 명절을 보내는 이른바 '혼명족'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직접 전을 부치고 손이 많이 가는 잡채를 만드는 번거로움은 덜어내면서도 명절 분위기를 내며 한 끼를 해결하고자 하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편의점들의 '명절 도시락'이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다.

편의점 업계는 저마다 명절 대표 음식으로 채운 도시락을 매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명절'이라는 콘셉트 때문일까. '거기서 거기'처럼 보인다. 그러다보니 어느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먹는 게 좋을지 고민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이번 [슬소생]에서는 편의점 4사가 내놓은 추석 도시락의 구성부터 맛까지 전부 비교해 보기로 했다.4사 4색

편의점 4사의 추석 도시락을 처음 마주했을 때 든 생각은 '비슷하다'였다. 4사 모두 '산적'과 '고기'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메뉴로 앞세웠다. 명절을 겨냥한 도시락인 만큼 전통적인 음식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브랜드마다 구성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그래픽=비즈워치

편의점 도시락 중 가장 저렴한 CU의 '풍성한가위 정찬 도시락'은 이름처럼 격식을 차린 듯했다. 반찬의 종류를 어중간하게 늘리기보다 필요한 명절 음식을 알차게 담아낸 점이 눈에 띄었다. 여기에 불고기 양이 경쟁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 불고기를 좋아하는 소비자에게 반가운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호도가 높은 메뉴에 초점을 맞춘 '충실한 한 상'이다.

GS25는 유채나물밥부터 흑미밥, 전주비빔밥까지 밥만 무려 3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인 도시락에서 반찬에 할애하는 공간을 밥으로 눌러담은 셈이다. 4사 중 유일하게 불고기가 아닌 닭갈비 위주로 고기 메뉴에 변화를 줬고, 명절 ​대표 후식인 송편을 별도 칸에 담아 디저트까지 더했다. 특히 9개의 칸 크기를 동일하게 구성한 덕분에 모든 메뉴가 '메인'인 것처럼 ​느껴졌다.

세븐일레븐 복가득담은한상도시락./사진=윤서영 기자 sy@

세븐일레븐의 '복가득담은한상도시락'은 이름 그대로 한상 차림 같았다. 소불고기와 떡갈비, 오리훈제 등 다양한 육류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특이했다. 무엇보다 오리훈제 칸 아래에 '근본 소스' 머스타드까지 야무지게 넣었다. 또 무청된장과 고사리, 무나물 등 나물 3종에 맵지 않으면서도 달달한 더덕무침까지. 도시락 치고 전통적인 명절 밥상에 가까운 구성을 완성했다.

이마트24 '한가위보름달만찬'은 명절 음식에 소소한 재미를 더했다. 한돈 돼지불고기를 비롯해 닭가슴살로 만든 두부전과 김치전 등 전 종류를 다양하게 담아냈으며 잡채와 나물 3종으로 밥상 구색을 갖췄다. 여기에 미니약과까지 넣어 명절 간식도 알뜰살뜰 챙겼다. 메뉴 가짓수를 우후죽순 늘리기보다 즐겨 먹는 명절 음식들을 고루 담아 ​소박하면서도 알차게 구현한 듯했다.기본기 탄탄

중요한 건 '맛'이다. 아무리 메뉴 구성이 좋고 음식이 먹음직스러워도 맛이 없으면 손이 가지 않게 된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한식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만큼 맛과 완성도에 대한 기대 역시 큰 편이다. 편의점 도시락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다. 과연 편의점 4사의 추석 도시락은 명절 음식에 걸맞은 맛을 보여줬을까.

직접 시식한 결과 브랜드마다 맛 평가가 뚜렷하게 갈렸다. CU의 풍성한가위 정찬 도시락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맛이었다. 다만 불고기와 잡채가 한 칸에 몰려 있어 두 메뉴를 함께 먹게 되는 점은 구성상 아쉬움으로 남았다. 잡채는 밥과 같이 먹지 않고선 간이 다소 센 편이었고, 불고기는 기름기가 많지 않아 퍽퍽했다. 자극적인 메뉴를 먼저 맛본 탓인지 나물들은 상대적으로 슴슴하게 다가왔다.

GS25 이달의 도시락 한가위편의 경우 밥이 지나치게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양은 일반적인 도시락의 밥 한 공기 수준이라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세 가지 밥 중에서는 전주비빔밥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반숙으로 된 계란후라이까지 있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적당한 간과 매콤함으로 밥만 먹어도 맛있었다. 송편은 땅콩과 참깨가 섞인 듯한 고소한 맛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다양한 밥 종류에 젓가락을 더할 만한 반찬은 부족했다. 특히 전주비빔밥에 명절을 콘셉트로 한 도시락에도 불구, 나물 구색을 갖추지 않았다는 점은 의외였다. 50대 어머니는 "김치와 같이 유채나물밥, 흑미밥과 곁들일 반찬도 함께 있었다면 각각의 밥이 가진 개성이 더욱 살아나지 않았을까"라는 의견도 내놨다. 닭갈비는 제육볶음과 유사한 양념이었으나 '맵찔이'인 기자 입맛에는 다소 매웠다.

구색 갖추기

세븐일레븐의 복가득담은한상도시락은 고사리와 무나물, 무청된장 등 나물 종류가 다양한 데다 소불고기와 오리훈제, 떡갈비까지 들어 있어 젓가락이 쉴 틈이 없었다. 오리훈제는 집에서 구워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맛이었으며 소불고기는 자작한 국물 덕분에 촉촉했다. 김치전도 갓 부친 전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밀가루 맛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아 무난하게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눈에 걸린 부분 역시 '양'이었다. 밥을 제외하면 모든 메뉴들의 분량이 적다 느껴졌다. 무엇보다 여러 종류의 육류를 내세운 만큼 밥의 양을 줄이는 대신 고기 메뉴를 조금 더 푸짐하게 만들었다면 만족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메뉴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구성하려는 흔적은 곳곳에서 느껴졌다.

이마트24는 4개의 제품 중 맛의 조화가 가장 떨어졌다. 잡채는 외관만 봐도 양념이 잘 스며들지 않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밋밋했다. 고사리 나물에는 질긴 부분이 적지 않아 씹는 데 불편함이 있었고, 시금치는 과하게 삶은 듯한 무른 식감에 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반면 불고기는 짭짤한 맛이 강했으며 볶음김치는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등 메뉴마다 맛과 식감에 대한 편차가 컸다.

이번 편의점 4사의 명절 도시락은 '얼마나 푸짐한가'보다 '얼마나 조화롭게 구성했느냐'가 승부처였다. 명절 분위기를 도시락 하나로 느끼고 싶다면 송편까지 담은 GS25를, 무조건적인 육류파라면 세븐일레븐 도시락을 추천한다. 추석 당일에는 GS25, 다음 날에는 세븐일레븐 도시락을 먹어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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