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토스트가 면세점을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았다. 외국인이 방한 중 경험한 '이삭의 맛'을 면세점에서도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 귀국 후에도 접점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삭토스트는 최근 식품 큐레이션 플랫폼을 강화하며 'K푸드 허브'를 지향하고 있는 신세계면세점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소비자 공략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이삭 맛'
지난 2003년 문을 연 이삭토스트는 현재 전국 90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토스트업계 1위'다. 특히 '토스트에 달콤한 소스를 넣었으면 좋겠다'던 한 여학생의 제안이 지금의 특제 소스를 있게 한 일화는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가 될 정도다. 이후 이 소스는 오랫동안 이삭토스트 맛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삭토스트 재현 레시피'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을 정도다. 키위잼이나 키위 드레싱에 설탕과 마요네즈를 섞으면 매장과 비슷한 소스를 구현해낼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실제 매장에서 사용되는 소스에는 키위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 밝혀졌음에도 불구, 각종 카피 레시피는 여전하다.
일종의 '영업 비밀'에 가까웠던 이삭토스트의 시그니처 소스는 올해부터 신세계판매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삭토스트는 지난 4월 신세계면세점이 운영 중인 인천공항 제1터미널(T1)점에 가장 먼저 입점했다. 이후 5월 신세계면세점 온라인몰과 명동점, 7월 인천공항 제2터미널(T2)점에 순차적으로 오픈하며 판로를 넓혔다.
눈길을 끄는 건 제품 판매 방식이다. 이삭토스트가 현재 유통 중인 시그니처 소스는 수출용 제품이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편의점 등 일반 유통 채널은 물론 가맹점에서도 판매하지 않는 소스를 면세점에 한정해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철저한 판매 제한 전략을 고수하는 만큼 단순히 유통망을 넓히려는 전략과는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전략이 오히려 희소성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삭토스트 소스는 신세계면세점 온라인몰에서 품절과 재입고가 반복해서 이뤄지고 있으며 식품 카테고리 1위 자리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8000원대인 소스가 1만2000원 수준에 웃돈까지 붙어 거래가 되고 있다.
존재감 '쑥'
이삭토스트는 이에 대해 기존 가맹점의 영업 기반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삭토스트의 차별화된 소스가 시장에 대량 유통될 경우 매장에 가지 않아도 동일한 맛을 구현할 가능성이 있다. 본사 입장에서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매장 방문 수요가 줄어드는 등 가맹점에게는 잠재적인 경쟁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K푸드 시장의 소비 방식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근 K푸드 시장은 완제품에 그치지 않고 소스와 조미료 등 맛을 내는 재료까지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에서 경험한 음식을 직접 만드는 건 물론 현지 식재료와 결합해 다양한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삭토스트 소스 역시 해외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삭토스트는 향후 신세계면세점과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이 보유한 유통 운영 경험과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에 이삭토스트의 상품 기획력을 연계, 북미·오세아니아·유럽 등 해외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일회성 관광 소비'를 넘어 현지 소비자들의 반복 구매로 연결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신세계면세점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이삭토스트가 가맹 사업을 해외로 넓힐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시그니처 소스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데다,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 반응과 데이터 등을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제품 개선과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해외 소비자에게 국내 브랜드를 선보이는 접점 역할을 한다"며 "해외 소비자와 밀접한 채널을 통해 브랜드를 먼저 알리는 방식은 향후 해외 매장 진출을 염두해 두고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자체적인 경쟁력을 점검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