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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파 품은 K2 연합…'북벌'도 성공할까

  • 2026.09.28(월) 16:26

K2, 네파 최대 주주로 올라서
노스페이스에 이은 아웃도어 2위
MBK인수 이후 꺾인 네파 부활 관건

그래픽=비즈워치

네파를 품은 K2가 노스페이스 추격에 나선다. 개별 브랜드 매출로는 아웃도어 업계 1위인 노스페이스와 격차가 크지만 K2코리아그룹이 아이더, 노르디스크 등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지붕 세 브랜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1강 1중'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노스페이스가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K2와 디스커버리, 코오롱스포츠, 네파, 블랙야크, 아이더가 경쟁 중이다. K2와 아이더가 한솥밥을 먹는 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K2코리아그룹이 확고한 2위, 그 뒤를 매출 2000억~3000억원대 브랜드들이 경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엔 이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30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 네파의 주인이 바뀌면서다. 지난 22일 K2코리아그룹은 MBK파트너스로부터 네파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네파가 조만간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네파의 기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배정될 유상증자 물량을 K2코리아그룹이 전량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넘겨받는다.

네파 연간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업계에선 K2코리아그룹이 MBK파트너스에 1800억원을 빌려줄 때부터 네파 인수를 염두에 뒀다고 본다. 아웃도어 경쟁사에 거액을 빌려주는 게 단순히 이자 수익만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네파는 MBK파트너스가 인수하기 전 4000억원대였던 매출이 3000억원 초반까지 내려온 상황이었다. 몸값도 2013년 MBK파트너스 인수 당시의 1조원에서 크게 떨어졌다. 아이더의 상표권까지 확보하며 덩치 키우기에 여념이 없던 K2코리아그룹엔 기회였다. 그때의 한 수가 결국 이번에 네파를 품에 안는 초석이 됐다.

다만 K2코리아그룹 측은 "2023년 자금 대여는 금융거래로 진행된 것으로 이번 인수를 전제로 한 거래는 아니었다"며 "이후 양사 간 신뢰관계가 형성됐고 시장 환경과 네파의 브랜드 경쟁력,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꿈과 현실

이미 K2와 아이더라는 대형 브랜드를 운영 중인 K2코리아그룹이 네파까지 인수한 건 '업계 1위'를 노린 행보로 보인다. K2코리아그룹은 현재 K2, 아이더, 노르디스크 등 아웃도어 관련 브랜드만 3개를 운영 중이다. 이 중 K2는 노스페이스에 이은 업계 2위 브랜드이며 아이더도 5위권에서 경쟁 중인 브랜드다. 

K2코리아그룹의 계열사 중 안전화·안전복이 중심인 케이투세이프티, 골프 브랜드 와이드앵글과 피레티를 운영하는 에프씨지코리아를 제외한 아웃도어 관련 4개사의 매출을 더하면 7000억원대다. 여기에 지난해 2888억원의 매출을 올린 네파가 합류하면 단숨에 1조원대가 된다. 단일 브랜드로 1조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노스페이스에 'K2 연합'이 맞설 수 있는 발판이 생기는 셈이다. 

K2코리아그룹+네파 매출 추이/그래픽=비즈워치

문제는 추세다. K2코리아는 지난해 367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2년 4246억원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다. 최근 3년간 매출이 13.5%나 줄었다. 아이더 역시 비슷하다. 2022년 2504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2232억원으로 감소했다. 노르디스크와 다이나핏을 운영하는 디앤에이웍스만 매출이 소폭 늘었다. 그나마 아웃도어가 아닌, 러닝 붐에 따른 성장이라는 분석이다.

인수한 네파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매출은 2022년 3295억원에서 지난해 2888억원으로 12.4% 감소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할 당시의 매출은 4700억원대였다. MBK파트너스가 운영한 10여 년 새 매출이 40%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징밋빛 희망만으로 '시너지'를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면 목표인 노스페이스는 승승장구 중이다.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아웃도어 시장의 불황 앞에 힘을 쓰지 못 하는 가운데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1조52억원으로 1조원 벽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도 1조564억원으로 5%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달라야 산다

업계에선 네파를 인수한 K2코리아그룹이 K2와 아이더, 네파 간의 차별화에 성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K2의 경우 전통적으로 중장년층 선호도가 높다. 네파와 아이더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가격도 높은 편이다. 다소 캐주얼한 디자인을 앞세운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1970년대부터 등산화를 만들어 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능성'을 강조한다. 

반면 네파는 인수 전인 지난해 겨울 핵심 타깃층을 기존 4060에서 3040으로 전환했다. 세련된 디자인을 내세운 프리미엄 라인 강화로 '엄마 패딩' 이미지를 벗겠다는 전략이었다. 아이더 역시 '젊은 아웃도어'를 표방하는 브랜드다. 광고 모델 역시 에스파, 노제, 박보검, 장원영, 남주혁 등 젊은 층의 호감도가 높은 모델을 선호한다.

K2의 2026 가을겨울 시즌 모델인 수지/사진=K2

브랜드 간 가격대, 타깃 연령층, 디자인에서 세분화가 잘 이뤄진다면 인수 시너지를 낼 수 있겠지만 자칫 브랜드 로고만 다른 'K 아웃도어'에 머물러서는 제 살 깎아먹기식 운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인수 초기의 브랜드 방향성을 잡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BBQ와 bhc를 함께 운영하며 성과를 낸 사례처럼 동종업계 브랜드라 해도 색깔을 다르게 유지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며 "K2와 네파, 아이더의 영역 분리가 얼마나 잘 이뤄지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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