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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0년 만에 3%로…한은 또 빅스텝

  • 2022.10.12(수) 13:04

금통위 기준금리 0.5%P 인상…기준금리 3.0%
물가상승요인 산재…이창용 "정책강도 높여야"
미국발 금융시장 발작 안정 차원 영향 풀이

기준금리가 약 10년 만에 3.0%선에 도달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치솟는 물가를 잡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다.

끝이 아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진정한 저금리 시대의 종말이 도래했다는 평가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5%포인트 인상한 3.00%로 운용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3.00%선을 넘은 것은 201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사상 처음 기준금리 5차례 연속 인상 

이날 한은은 지난 7월 이후 다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다. 

아울러 올해 4월, 5월, 7월, 8월, 10월 등 연이어 5차례 인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8월까지만 하더라도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올리되 그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는 스탠스를 밝혀왔다. 기준금리를 매번 0.25%포인트 수준으로 꾸준히 올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8월 금통위 이후 "연내 기준금리가 2.75~3.00%선에 도달할 것이란 시장의 추론은 적합하다"며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9월 들어 급격하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금통위 역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더욱 빠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두 번째 빅스텝 이유① 물가

그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올해 들어 고공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물가를 꼽았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6.3%증가하며 연중 고점을 경신한 이후 8월과 9월 각각 5.7%, 5.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며 다소 오름세가 둔화하긴 했다.

다만 물가상승세가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이에 한은도 기준금리를 인상 기조를 이어간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최근 대내외 여건을 보면 물가상승세는 다시 심화할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큰 폭 인상했다는 분석이다. 

당장 이달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인상된 영향이 물가상승률에 반영되면 상승세에 다시 기름을 부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물가를 가늠하는 주요 원자재 가격인 유가의 경우 최근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산유국이 감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가 다시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격화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확대되는 모양새다. 물가상승률은 애초 정부가 기대했던 가을 정점론을 넘어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이날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물가는 상당기간 5~6%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여기에 상방리스크가 추가되고 있어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빅스텝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어 기준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이같은 영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물가상승률을 누적 기준 1%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덧붙였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두 번째 빅스텝 이유② 미국

이날 한은이 빅스텝에 나선 또다른 이유로는 지난달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정책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이후 발작하기 시작한 금융시장을 안정화 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한미간 금리가 역전되면서 우리나라의 자산가치가 흔들리고 있는데 이를 안정화하기 위함이라는 얘기다. ▷관련기사 : 미 연준 3연속 자이언트 스텝…고민 깊어진 한은

실제 지난달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이후 달러/원 환율은 1400원선을 넘어선 데 이어 11일에는 전일 대비 22.8원 폭등한 1435.2원에 마감했다. 이날도 1430원선에서 줄다리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수입과 수출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상승은 물가상승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한은 입장에서는 환율 안정을 위해서라도 과감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이날 빅스텝에 나선 이유도 환율의 급격한 절하가 큰 요인중 하나"라며 "달러/원 환율 상승은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안정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이후 주식시장도 연이어 파란불이다. 11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 2200선이 붕괴된 2192.07로 마감했고 코스닥 지수도 669.51에 거래를 마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한미간 금리차이가 역전되자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

이창용 총재 역시 "미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이 당초 4%수준에서 4%후반으로 상당폭 상승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외환부분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으며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도 9월 중 순유출로 전환됐다"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상승압박이 여전히 남아있는 데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한차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 한미 간 금리차이를 줄여야 할 필요성이 있어서다. 

이창용 총재 역시 "국내 경기가 둔화하고 있지만 물가가 높은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라며 지속적인 기준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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