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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3연속 자이언트 스텝…고민 깊어진 한은

  • 2022.09.22(목) 10:20

미 연준, 기준금리 3.00~3.25%로 0.75P 인상
금융시장 흔들…달러/원 환율은 1400원 돌파
한미간 금리차 0.75%P로 확대…한은 '빅스텝' 또 밟나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또 한 번의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정책금리를 연내 계속 끌어올렸지만 좀처럼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서다.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졌다. 물가 안정과 한미간 금리 차이 역전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이어 끌어올렸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너무 빨라서다. 이에 연중 한은 역시 빅스텝과 같은 과감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3.00~3.2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연준,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자이언트 스텝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올해 총 5번의 FOMC에서 연이어 기준금리를 끌어올렸다. 

지난 5월에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더니 6월, 7월 그리고 이번 회의까지 총 세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끌어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미국이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미국의 고물가를 잡기 위한 초강수라는 평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그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을 시작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6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상승세는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전년대비 8% 상승세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관건은 미국 연준이 이처럼 빠른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FOM C이후 발표된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금리의 중간 수준은 4.4%로 조정됐다. 지난 6월 발표된 3.4%보다 1%포인트나 올랐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연준의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한 중요 근거로 사용된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3.5%가 됐다. 앞으로 미국 FOMC가 11월과 12월 두 번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 연준이 올해중 0.5%포인트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연이어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이날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향해 가기 전까지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2일 오전 9시 10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경. 코스피와 코스닥은 1%하락하며 개장했고 달러/원 환율은 1400원을 돌파했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FOMC 충격파에 국내 금융시장 '흔들'…정부 '적극 나서겠다'

이날 오전 FOMC가 세번째 자이언트 스텝에 나섰다는 소식에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7% 빠진 2319.70으로 개장했다. 코스닥도 1.07% 하락한 746.82로 시작했다. 특히 달러/원 환율은 1401.1원으로 거래를 시작하며 13년 6개월만에 1400원선을 넘어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 왼쪽부터)은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동향과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 이후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공고히 했다. 추 부총리는 "단기간내 변동성에 대해 적극 관리할 것"이라며 "과거 위기상황시의 정책 대응 경험을 토대로 향후 활용 가능한 정책 수단들을 신속히 가동할 수 있도록 체계화했으며 필요시 분야별, 단계별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의 상승을 막기위해 외환당국이 미세조정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내달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두번째 빅스텝을 밟는 과감한 결단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간 연이은 외환 당국의 직·간접적 개입에도 달러/원 환율은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게다가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0.75%포인트나 벌어진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한은 역시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관련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아있다.

그간 이창용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가 2.75~3.00% 수준까지 오르는 것은 적절한 추론"이라는 대답하며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론에 힘이 실려왔다. 다만 이번 미국 연준의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에 한 차례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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