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규모의 암 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가 오는 30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막한다. LG화학, 리가켐바이오, 유한양행, 일동제약, 티움바이오, 앱클론, 루닛 등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대거 참가해 연구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특히 ASCO는 허가 및 상업화에 가까운 후기 임상(2, 3상) 단계 신약후보물질들의 연구결과가 주로 공개돼 글로벌 의약품 마케팅 시장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LG화학 신장암, 앱클론 위암 3상 (중간)결과 공개
28일 학회측에 따르면 LG화학 자회사 아베오는 신장암 2차 치료제로 확대하기 위한 '포티브다'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다.
포티브다는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장암 3차 치료제로 허가 받았으며 이후 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병용으로 2차 치료제 진입을 노렸으나 임상에 실패했다. 이번에 발표하는 3상 결과는 포티브다 단독요법과 포티브다+옵디보 병용요법을 비교한다.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포티브다 단독요법이 병용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 약물에 일정한 반응을 보인 환자 비율(객관적 반응률)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앱클론은 중국 파트너사인 헨리우스 바이오텍과 공동 개발중인 항체 위암 치료제 AC101(HLX22)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초록에 따르면 AC101 투여군은 대조군 대비 객관적 반응률(87.1% vs 80.6%), 1년 무진행 생존율(77.1% vs 40.8%) 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약품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차세대 이중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인 '네수파립'의 췌장암 임상1b 및 2상, 자궁내막암 대상 연구자주도 임상2상 등의 내용을 공개한다.
티움바이오는 경구용 면역항암제 TU2218의 담도암과 두경부암 임상 2상 중간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TGFβ-RI 및 VEGF-R2 이중저해제 TU2218과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를 병용투여한 임상이다. 1상에서는 10명 중 3명이 부분 반응(PR), 5명이 안정병변(SD) 80%의 질병 통제율(DCR)을 기록했다.
아이디언스, 이뮨온시아 1상 중간 결과 "가능성 확인"
일동제약 자회사인 아이디언스는 PARP1 타깃 신약후보물질 '베나다파립'과 화이자의 항암제 이리노테칸을 병용해 전이성 위암 치료제로 개발하는 1상 중간 결과를 공개한다. 상동재조합결핍(HRD) 돌연변이를 가진 위암 환자군(14명)의 경우 객관적 반응률 35.7%, 무진행 생존기간(mPFS) 5.6개월로 HRD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군보다 높게 나타나 바이오마커 기반 항암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는 CD47 타깃 면역항암 후보물질인 'IMC-002'의 임상1b상 중간 결과를 공개한다. 초록에 따르면 10명 환자 중 객관적 반응률은 30%로, 암세포의 성장이 멈추거나 크기가 줄어든 환자의 비율(질병통제율)은 70%로 확인됐다.
리가켐바이오는 고령암 환자에서 B7-H4 표적 항체약물접합체 'LNCB74'의 용량 증량 및 확장 단독투여 1상 진행상황을 발표한다. LNCB74는 넥스트큐어가 개발한 암세포 특이적으로 과발현되는 B7H4 단백질을 표적하는 항체와 리가켐바이오의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을 결합한 항암 치료제다. 자금난 등으로 인력 파이프라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나스닥 상장사 넥스트큐어는 LNCB74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인공지능 의료기업인 루닛은 AI를 기반으로 항암제의 치료 반응성을 예측하는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연구 성과 12건을 대거 공개한다. 관심을 모으는 데이터는 HER2 양성 담도암 환자 대상 엔허투 치료 효과 예측 연구 결과로 일본 국립암센터(NCCE)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산업 환경의 악화로 임상 진입이나 진행이 어려운 기업이 많아지면서 예년보다 발표기업이 줄었다"며 "특히 혁신에 도전하는 비상장 기업의 새로운 신약후보물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