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코스닥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바이오기업들이 성공적인 주가흐름을 이어나가면서 오랜 침체에 빠져있던 기업공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규모 기술이전에 성공했거나 의미있는 매출을 기록해 상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월, 바이오기업 5곳 상장…"모두 공모가 상회"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상장한 바이오기업들은 성공적인 기업공개를 진행했고 이후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인투셀이다. 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신약개발기업인 인투셀은 리가켐바이오의 공동 창업자인 박태교 대표가 2015년 설립한 기업으로 창업 10년만인 지난달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지난 2일 종가 기준 인투셀의 주가는 4만2850원으로 공모가(1만7000원) 대비 152%가 올랐다. 현재 시가총액은 6354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상장 전 투자 가치(약 200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피부미용 의료기기업체인 바이오비쥬 역시 이날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9100원) 대비 114%가 올랐다. 지난달 20일 상장한 바이오비쥬는 일반 청약에서 1134대 1을 기록하는 등 주목받았다.
유한양행 자회사인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이뮨온시아 주가는 공모가 대비 77%(5월 19일 상장), 바이오 3D프린팅 기업 로킷헬스케어는 54%(5월 12일 상장),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62%(5월 9일 상장)가 올랐다. 이달 11일 상장하는 GC지놈은 일반 청약 경쟁률 484대 1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IPO '좁은 문' 바이오기업 가치 재평가 기회
바이오제약기업의 기업공개 및 공모주 시장은 올해 초만 해도 부진이 계속됐다. 연이은 임상실패와 그로 인한 바이오기업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고, 유한양행 폐암치료제 렉라자 개발사인 제노스코가 코스닥 상장에 실패하는 등 상장 시장의 문도 굳게 닫힌 상태였다.
5월 들어 인투셀, 이뮨온시아 등이 줄줄이 상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특히 상장의 좁은 문을 통과한 기업들에 대한 가치가 재평가되고 시장 상황을 고려해 책정한 낮은 공모가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금리인화와 오랜 침체에 있던 바이오산업의 반등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시장의 관심을 촉발시켰다.
현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를 밟는 바이오기업은 단백질 빅데이터 기업인 프로티나, 뇌질환 진단 및 치료 인공지능 기업인 뉴로핏 등이다. 진단개발기업인 젠바디, 지속형 비만 당뇨치료제 개발기업 지투지바이오, 항암제 개발기업 노벨티노빌리티, 생명과학기기 큐리오시스 등이 상장 심사를 받고 있다.
알지노믹스·세레신 비상장 바이오 "연내 상장 목표"
올해 상장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 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진행중인 알지노믹스는 최근 미국 일라이릴리와 리보핵산(RNA) 치료제 개발을 위한 1조9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마시는 치매치료제를 개발하는 세레신(Cerecin)은 네슬레가 최대주주로 한국 증시 상장을 노리고 있다. 세레신이 개발중인 치매치료제 트리카프릴린의 대상 환자군인 APOE4 비보유자로 아시아권에 주로 분포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코스닥 상장을 결정했다. 작년 12월 기술성 평가도 A, A로 상장예비심사청구기준을 충족했다.
오는 7월 퇴행성 디스크치료제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미국 네비게이터 메디신, 중국 화동제약에 각각 1조3000억원, 4300억원 규모 기술이전한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등도 주목받는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비상장 바이오시장은 어렵고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최근 기업공개 시장에 훈풍이 불어오면서 상장 가능성이 높은 성과 있는 기업의 경우 장외 구주거래가 일어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