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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대덕그룹 오너 김영재 대표 3대 승계 본격 시동

  • 2026.06.01(월) 07:10

[중견기업 진단] 대덕①
2009년 고 김정식-김영재 오너 부자 세대교체
김 대표, 2022년 ㈜대덕 주식 34% 증여 개시
올 3월 맏딸 김정미에 대덕전자 이사회직 이양 

시간이 꽤 흘렀다. 오너 2세가 경영 전면에 등장한 지도 올해로 24년이나 됐고, 고희(古稀·70)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4년 전 두 딸에게 지분 증여를 개시한 데 이어 올해 들어 경영 승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고 김정식 대덕그룹 창업주

PCB ‘한 우물’ 입지전적 인물

중견 전자·통신부품 그룹 대덕(大德)은 고(故) 김정식(1929~2019) 전 회장이 1965년 1월 창업한 무역업체 대덕산업(옛 대덕GDS)으로 출발했다. 이어 1972년 8월 일본 합작회사 한국우라하마전자, 현 대덕전자를 설립했다.  

김 창업주는 서울대 공대에서 전자통신학을 전공한 뒤 PCB(Printed Circuit Board·인쇄회로기판)를 국산화한 국내 전자부품 업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PCB는 반도체, 스마트폰, AI 서버, 전기차 등 전자제품에서 전기신호가 흐르는 ‘도로’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사회공헌의 귀감으로 꼽히기도 한다. 과학기술 분야 인재들의 후원자였다. 1990년 공학인재 양성을 위해 ‘해동(海東)상’을 제정하고, 1991년 3월 해동과학문화재단을 설립했다. 2002년 8월 대덕복지재단을 세워 사회복지 사업도 벌였다.  

특히 2019년 2월에는 AI 연구 지원 등을 위해 서울대에 사재 500억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이를 포함해 모교에 기부한 액수가 657억원에 달하고, 이는 서울대 사상 최대 금액이다. 

대덕 임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빼놓지 않았다. 서울대 괘척 당시 대덕전자 지분 2.26%, 180억원어치를 무상출연해 1478명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김 창업주는 그 해 4월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김영재 대덕 대표 지배구조

일찌감치 둘째아들 승계

지금의 대덕은 2대(代) 체제가 뿌리내린 지 오래다. 2남1녀 중 차남 김영재(67) 대덕 사장이 일찌감치 대를 이었다. 장남 김영인 전 대덕문화재단 이사장과 장녀 김은하씨는 가업과 거리를 뒀다.  

김 대표는 서울대 공업화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 석사 출신이다. 1983년 대덕전자에 입사, 가업에 입문했다. 1999년 영업·기술 총괄 임원을 거쳐 2002년 3월 각자대표 부사장, 2004년 3월 사장 승진과 함께 단독대표에 올랐다. 

이어 50세 때 경영권을 승계했다. 2009년 3월 김 창업주가 핵심 사업인 PCB를 나눠 맡아하던 양대 주력사 대덕전자와 대덕GDS 이사회에서 물러나며 경영에서 손을 뗀 데서 비롯됐다. 팔순(八旬·80) 때다. 

2011년 3월에는 대덕GDS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2014년 3월부터 2018년 12월 당시 반도체 패키징과 통신기기용 PCB를 전담하던 대덕전자와 휴대폰 및 전장용 PCB에 주력하던 대덕GDS를 통합할 때까지 대덕GDS의 대표직도 겸했다. 

2020년 5월 대덕전자를 지주(존속·현 ㈜대덕)와 사업(신설·현 대덕전자) 부문으로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로는 ㈜대덕은 김 대표, 대덕전자는 삼성전기 출신의 전문경영인 신영환(66) 대표 체제로 대덕을 운영하고 있다.  

(주)대덕 재무실적

부녀, 주력사 이사회직 바통터치

대덕의 2대 체제는 김 창업주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PCB ‘한 우물’만 팠던 것과 달리 김 대표는 본업에 주력하면서도 사업 다각화에 부쩍 공을 들였다는 점에서 결을 달리한다. 

대표적인 게 2017년 7월 와이솔 인수합병(M&A)이다. 674억원에 계열 편입했다. 휴대폰으로 통신할 때 필요한 특정 주파수를 필터링하는 소(SAW) 필터(표면 탄성파 필터)와 이를 반도체소자와 집적한 RF(Radio Frequency·무선주파수) 모듈을 생산하는 무선통신 부품업체다.   

현재 대덕이 PCB(㈜대덕 연결 기준·2025년 매출 비중 72%)와 RF(21%)를 양대 사업 축으로 하는 이유다. 계열사는 지주사 ㈜대덕을 정점으로 자회사 대덕전자·와이솔·엔알랩, 손자회사 디아이티 등 국내 5개사, 베트남·중국·미국·일본의 6개 해외 제조·판매법인 등 11개사다.  

총자산은 1조8300억원에 이른다. 재무실적은 2022년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매출 1조6600억원, 영업이익 1970억원(이익률 11.8%)으로 정점을 찍은 뒤 부침(浮沈)을 겪다가 올 들어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 44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7.2%(1420억원) 성장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76억원 적자에서 533억원 흑자로 급반전했다. 주력사 대덕전자가 AI 서버 및 네트워크 기판 수요 확대와 우주항공용 기판 비중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대폭 호전된 데 기인한다.  

대덕전자의 1~3월 매출이 전년 대비 60.8%(1310억원) 증가한 3460억원이다. 영업손실 62억원에서 513억원(이익률 14.8%) 흑자로 돌아서며 ㈜대덕 전체 영업이익의 76%를 차지했다.  

최근 주가 추이가 이를 대변한다. 2024년 말 1만2870원에 머물던 대덕전자는 지난 4월 10만원을 넘어섰고, 현재 19만900원(29일 종가)까지 치솟았다. 2022년 9월 5770원까지 밀렸던 ㈜대덕은 올 1월 1만원 돌파에 이어 2만1550원을 기록 중이다.   

2026년은 대덕의 3대 승계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해다. 김 대표가 경영 최일선에 등장한 이래 저비용·고효율로 닦아놓은 오너십의 근간, 지주사 ㈜대덕 지분 33.54%(보통주 기준)를 2002년 6월 두 딸에게 물려주기 시작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경영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먼저 맏딸 김정미(37) 대덕전자 전략마케팅센터장부터 스타트를 끊었다. 이화여대 방송영상학과 출신이다. 2023년 대덕전자에 입사해 전략기획그룹장, 전략기획팀장을 지냈다. 이어 올해 전략마케팅센터장을 맡았다. 때맞춰 3월 대덕전자 정기주총을 통해 김 대표가 장녀에게 이사회직을 이양했다. (▶ [거버넌스워치] 대덕 ②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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