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先代)와는 달랐다. 중견 전자부품그룹 대덕(大德)의 2대 사주(社主)는 발 빠르게 3세 대물림을 진행하고 있고, 승계 작업 곳곳에 일찌감치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전례 없는 주주환원 정책이 더해져 한결 수월하고 속도는 배가(倍加)되고 있다.
2년 단위 두 딸 균등 증여
대덕의 2대 경영자 김영재(67) 사장이 2020년 5월 지주 체제 전환을 통해 김 사장(43.24%)→㈜대덕(31.46%․33.8%)→대덕전자·와이솔로 이어지는 1인 지배체제를 갖춘 시점은 김 사장의 나이 이순(耳順·60)을 넘긴 무렵이다.
2년여 뒤인 2023년 1월 두 딸 중 장녀를 PCB(인쇄회로기판)을 주력으로 하는 모태 주력사 대덕전자에 입문시켰다. 김정미(37) 현 대덕전자 전략마케팅센터장이다. 올해 들어서는 아예 경영일선에 배치했다.
지주사 ㈜대덕 출범 뒤 줄곧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김 사장은 2024년 3월 대덕전자 이사회에도 합류해 경영을 챙겨왔다. 올 3월 정기주총을 계기로 사내이사 임기 1년을 남기고 퇴임하고 대신에 장녀를 앉혔다. 속도감 있게 경영 승계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다. 주식 대물림은 이 보다 한 해 앞서 스타트를 끊었다. 2020년 8월 대덕전자 주식(12.98%)을 ㈜대덕으로 갈아타 ㈜대덕 개인지분 33.54%를 확보한 지 2년이 채 안된 시점이다.
간결하다. 대덕의 지배구조를 지주 체제로 단순화한 만큼 오롯이 ㈜대덕 주식 증여만으로 지분 승계가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2년 단위 두 딸 균등 증여 원칙을 특징으로 한다.
김 사장은 2022년 6월 5.9%(200만주)를 시작으로 2024년 6월과 올해 3월 동일한 지분을 김 센터장과 차녀 김윤정(34)씨에게 절반씩 물려줬다. 4년 새 도합 17.7%, 액수로 483억원(증여일 종가 기준)어치다.
김 사장은 15.84%로 축소된 반면 자매는 부친보다 2%p 가까이 웃도는 지분을 갖게 된 것이다. 또한 각각의 지분도 8.85%로, 해동과학문화재단(8.26%)을 제치고 공동 2대주주로 올라섰다.
3세 지분승계 조속 매듭 의지
김 사장의 1~2차 증여 당시 ㈜대덕의 주식 시세(종가 기준)는 각각 6250원, 647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증여가액은 125억원, 129억원이다. 반면 3차 때는 주당 1만1440원, 229억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주력 자회사 대덕전자가 작년 1분기 영업손실 62억원에서 올해 1~3월 무려 513억원 흑자로 돌아서는 수익 호전을 배경으로 ㈜대덕의 주가가 뛰어오른 데서 말미암았다.
김 사장이 자매의 증여세 부담이 기하급수로 불어나는 상황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연쇄 증여를 하고 있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3세 지분 승계 또한 빨리 매듭짓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뜻도 된다.
㈜대덕이 2024년부터 전례 없이 공격적으로 주주 환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김 사장의 승계 작업과 무관치 않다고 할 수 있다. 배당 확대 기조와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 그것이다.
자매도 부친이 그랬던 것처럼 증여세를 연부연납으로 해결하고 있다. 1~2차 증여세는 대략 70억원씩, 총 140억원이다. 증여 당시 주식시세 기준으로 세율 60%(과세표준 30억원 이상 최고세율 50%+최대주주 할증 20%)를 적용해 어림잡은 액수다.
증여세 신고·납부기한(증여받은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인 2022년 9월, 2024년 9월 ㈜대덕 주식 3.54%씩 7.08%를 세무서에 담보로 설정했다. 증여세를 최장 5년간(상속세 10년) 나눠 내겠다는 계산이다. 이런 이유로 이달 말 3차 증여세도 분할 납부로 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60억원, 도합 120억원이다.
자매 주주 등장 뒤 배당 확대
㈜대덕 배당수입이 주된 재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덕이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2020~2023사업연도에는 매년 적으면 105억(보통주 기준 주당 300원), 많아도 141억원(주당 400원)의 결산 이익배당을 실시했지만 이후 배당금을 대폭 확대하고 있어서다.
2024년 12월 ㈜대덕은 임시주총에서 자본준비금 551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 이를 재원으로 2024년 176억원(주당 500원․기준일 작년 3월 말), 2025년에는 375억원(주당 1155원․올 3월 말)의 배당금을 뿌렸다.
이에 따라 자매는 2022년 ㈜대덕 주주로 등장한 이후 2년 동안은 배당수입이 한 해 8억원에 머무렀지만 작년에는 20억원, 올해에는 무려 69억원을 가져갔다. 89억원은 모두 감액배당이어서 별도로 세금이 떼이지도 않는다.
㈜대덕은 내년에도 최소 주당 500원 이상의 이익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배당금 114% 증액에 따라 ㈜대덕은 올해부터 시행된 조세특례제한법상 고배당기업으로 분류돼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이다.
자매가 받게 될 각각 15억원의 배당소득에 대해 10억원 이상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최고 세율 49.5%(지방세 포함)가 아니라 세율 27.5%(3억원~50억원 이하)가 적용된다는 의미다.
고배당뿐만 아니다. ㈜대덕은 김 사장의 3차 증여 직후인 올해 3월 말에 자사주 7.68%(260만3052주)를 소각했다. 앞서 작년 4월 240억원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맺고 오해 2월 말까지 장내에서 주당평균 9220원에 매입한 주식이다
1대주주인 김 사장 17.16%를 비롯해 대주주 지분이 42.70%에서 지금의 46.26%로 화대된 이유다. 특히 두 딸은 각각 9.59%로 상승해 도합 20%에 육박한다. 결국 주주 환원 정책으로 인해 3세 지배기반이 빠른 속도로 다져지고 있다. (▶ [거버넌스워치] 대덕 ⑤편으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