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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패권]①위고비 잡은 마운자로, 어떻게?

  • 2026.06.15(월) 07:40

마운자로 점유율 78%…이중기전으로 시장 장악
식욕 억제에 체지방 감소 이중 효과로 수요 폭발

비만치료제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경쟁의 기준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위고비에서 마운자로로 이어진 시장 재편에 이어, 업계는 더 높은 효능과 낮은 부작용을 목표로 한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마운자로의 성공 요인과 다중기전 기반의 차세대 개발 경쟁, 그리고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이전·공동개발 전략을 통해 비만약 패권전쟁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주사형 비만치료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지형을 바꾼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노보 노디스크의 1일 1회 주사제 '삭센다'에 이어 주 1회 투여하는 '위고비'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존 향정신성 의약품 중심이던 비만치료제 시장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주사제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그러나 주사형 비만치료제 시장의 세대교체는 순식간에 이뤄졌다. 단순 식욕 억제를 통한 체중 감량을 넘어 체지방 감소 효과까지 내세운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국내 출시 한 달 만에 위고비를 추월했다.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압도적인 점유율 격차를 벌리며 주사형 비만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올라섰다.

마운자로의 등장은 비만약 경쟁의 기준마저 바꿔놓았다. 체중 감량 효과 자체가 핵심 경쟁력이었던 시장은 이제 체지방 감소와 대사 개선, 근육 보존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비만약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며 차세대 치료제 개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마운자로' 출시 1년도 안돼 점유율 78% 돌파

글로벌 비만약 열풍은 덴마크의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불러 일으켰다. 노보 노디스크는 2014년 삭센다로 비만 치료제 시장의 가능성을 입증한 데 이어 2021년 주 1회 투여 방식의 위고비를 출시하며 비만약 경쟁에 불을 당겼다. 위고비는 임상시험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하며 출시 이후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일론 머스크, 오프라 윈프리, 킴 카다시안 등 해외 유명 인사들이 사용 사실을 공개하거나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수요가 공급을 웃돌며 일부 국가에서는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고, 위고비는 단숨에 '꿈의 비만약'으로 자리매김했다.

위고비의 성공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판도까지 바꿔놓았다.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 열풍에 힘입어 한때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앞다퉈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고, 업계에서는 위고비가 향후 수년간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위고비의 독주는 오래가지 않았다. 일라이 릴리가 마운자로를 앞세워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다. 후발주자인 마운자로는 단순히 위고비를 추격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더 높은 체중 감량 효과와 체지방 감소, 대사 개선 효과를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었고, 출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비만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마운자로는 지난해 연간 매출 359억달러(약 51조4000억원)를 기록하며 세계 의약품 매출 1위에 올랐다. 한때 비만약 시장을 주도했던 위고비는 356억달러(약 51조원)로 마운자로에 밀려났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의약품 데이터 분석 플랫폼 비알피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주사형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마운자로의 점유율은 7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위고비는 15%, 기타 제품은 7% 수준에 그쳤다.

마운자로는 지난해 8월 국내 출시 직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출시 다음 달 위고비를 앞선 데 이어 1년도 채 되지 않아 시장 점유율 격차를 크게 벌리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위고비가 개척한 시장에서 마운자로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글로벌 비만약 패권 경쟁의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운자로, 식욕억제+체지방 감소 '이중기전'

업계에서는 마운자로의 성공 배경으로 '차별화된 기전'을 꼽는다. 위고비의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에 작용하는 단일 작용제다. GLP-1은 음식 섭취 후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한다. 또한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함으로써 식욕을 줄이고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주사형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 역할 및 효능 비교 /이 그래픽은 챗GPT로 생성했습니다.

위고비는 이러한 기전을 바탕으로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하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했다. 다만 체중 감소 과정에서 근육량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돼 왔다.

반면 마운자로의 주성분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펩타이드)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세계 최초의 이중작용 비만치료제다. GLP-1이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가를 담당한다면, GIP는 혈당 상태에 맞춰 인슐린 분비를 돕고 지방 및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GIP는 GLP-1과 함께 작용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낸다. 혈당이 높을 때는 인슐린 분비를 더욱 강화해 혈당 조절을 돕고, 혈당이 정상 또는 낮은 상태에서는 글루카곤 분비를 조절해 저혈당 위험을 낮춘다. 단순히 식욕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체내 에너지 활용과 지방 대사까지 개선한다.

근육 보존·체지방 감소 등 경쟁력 부상

이러한 이중 기전이 실제 시장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 가격 측면에서도 마운자로는 불리한 조건에서 출발했다. 후발주자인 데다 위고비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됐지만, 더 높은 체중 감량 효과와 차별화된 대사 개선 효과에 대한 기대가 수요를 끌어올렸다.

최저용량 기준 위고비의 월 투약 비용이 약 22만~30만원 수준인 반면, 마운자로는 약 28만~44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더 높은 체중 감량 효과와 대사 개선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마운자로는 가격 부담을 뛰어넘고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

마운자로의 흥행은 글로벌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의 방향까지 바꿔놓고 있다. 과거 비만약 경쟁이 '얼마나 많이 빼느냐'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얼마나 건강하게 빼느냐'가 핵심 지표로 변화하고 있다. 체중 감소율뿐 아니라 근육 보존, 체지방 감소, 대사 개선 효과 등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고비가 비만치료제 시장을 개척했다면 마운자로는 시장의 기준 자체를 바꾼 제품"이라며 "이제는 단순 체중 감량 경쟁이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 체중 감량을 구현할 수 있느냐가 차세대 비만약 경쟁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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