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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AI 신약개발, 외부 의존 넘어 자체 플랫폼 경쟁으로

  • 2026.06.15(월) 07:30

대웅·JW중외·유한·삼진 독자 플랫폼 구축
일동·동아ST·HK이노엔 '타깃형 공동연구'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인공지능(AI) 활용 신약개발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초기에는 외부 AI 기업의 플랫폼을 통해 후보물질을 탐색하거나 적응증을 확장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자체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축적해 내부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AI를 단순한 연구 보조 도구가 아니라 후보물질 발굴, 선도물질 최적화, 전임상·임상 데이터 연계, 임상시험 설계, 복약 순응도 관리에 이르기까지 신약개발 전주기 수단으로 확장하고 있다.

자체 AI 구축…내재화 속도

적극적인 내재화 사례로는 대웅제약이 꼽힌다. 대웅제약은 화합물질 분자 모델 데이터베이스 'DAVID(다비드)', AI 신약 후보물질 탐색 툴 'AIVS(아이비스)', 웹 기반 AI 신약개발 포털 'DAISY(데이지)'를 촘촘히 구축했다. DAVID는 8억종의 화합물질을 포함한 분자 모델 DB이며, DAISY는 신규 화합물 발굴부터 약물 가치 예측(ADMET) 연구까지 활용할 수 있는 내부 AI 신약개발 시스템이다.

JW중외제약도 자체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JWave(제이웨이브)'를 중심으로 AI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JWave는 기존 빅데이터 기반 약물 탐색 시스템인 'JWELRY(주얼리)'와 'CLOVER(클로버)'를 통합한 플랫폼으로, 약물 탐색부터 선도물질 최적화까지 신약 후보물질 발굴 전주기에 활용되도록 설계됐다. JW중외제약은 JWave로 발굴한 대사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연구가 지난해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AI 신약개발 플랫폼 'Yu-NIVUS(유니버스)'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 플랫폼은 후보물질 설계·선별·분석을 통합하는 데이터 기반 연구 체계를 목표로 한다. 생성모델을 활용한 구조 생성, 합성 가능성 예측, 약물 활성 분석, 3D 결합구조 예측 등을 통해 연구자의 후보물질 최적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방향이다.

삼진제약 역시 AI 신약개발팀을 가동하며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자체 인실리코(In-silico) 스크리닝 시스템을 구축해 항암제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등 초기 디스커버리 단계를 내재화하는 데 집중하는 한편, 지난해 정부 주도 'K-AI 사업'에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했다. 

외부 협력 '특정 과제형'으로 정교화

외부 기업과의 협력 사례 역시 과거의 단순 플랫폼 도입에서 벗어나 특정 질환이나 기능 중심의 공동연구로 정교해지고 있다.

일동제약은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웰트와 AI 기반 디지털 융합의약품 공동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일동제약의 의약품·건강기능식품 포트폴리오와 웰트의 AI 에이전트 플랫폼 'DrugOS(드럭OS)'를 결합해 복약 시점 관리, 이상반응 모니터링, 순응도 관리, 치료 중단 위험 예측 등을 지원하는 모델을 추진한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크리스탈파이와 면역·염증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MOU를 체결했다. 크리스탈파이의 AI, 양자물리학, 자동화 로보틱스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신규 타깃을 발굴하고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구조다.

HK이노엔은 지난 4월 아토매트릭스와 차세대 비만치료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아토매트릭스는 AI·분자동역학 기반 신약 설계 플랫폼 'CANDDIE(캔디)'를 활용해 후보물질 설계와 선별을 맡고, HK이노엔은 합성과 생물학적 평가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목표는 기존 인크레틴 계열 비만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비인크레틴 계열 저분자 후보물질 발굴이다.

국내 한 제약사의 AI 신약개발 관계자는 "아직은 초기 검증 단계에 있는 과제들이 많지만, 머지않아 회사의 정식 파이프라인으로 승격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며 "AI를 현업에 잘 녹여내면 기존 방식 대비 수십 배의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는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빅파마에 대응해 신약개발 역량을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전략인 만큼, 앞으로도 더욱 적극적인 활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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