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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패권 쥔 릴리…위고비 따돌렸다

  • 2026.08.06(목) 11:00

마운자로·젭바운드 분기 매출 20조원
먹는 비만약 부진 속 차세대 R&D 경쟁 격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양분하는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2분기 성적표가 공개되면서 당뇨·비만치료제 '마운자로·젭바운드'의 무서운 질주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반면 시장 판도를 단숨에 뒤집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경구용(먹는) 비만약'은 예상보다 느린 확산세를 보이며 과제를 남겼다.

젭바운드·마운자로, 분기 매출 20조원 돌파

5일(현지시간) 릴리가 공개한 2분기 매출은 229억7000만달러(약 32조65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48% 급증했다. 성장을 견인한 주역은 단연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였다.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 매출은 99억4000만달러(약 14조1300억원)로 1년 새 91% 치솟았고, 비만치료제 젭바운드는 49억3000만달러(약 7조원)로 46% 성장했다. 두 제품이 릴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약 65%에 달한다.

반면 경쟁사 노보 노디스크의 주사형 비만치료제 위고비 매출은 194억8400만덴마크크로네(약 4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성분의 주사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매출이 313억7500만덴마크크로네(약 6조9000억원)로 5%(고정환율 기준) 늘었지만, 릴리의 성장세와는 대조적이다.

주사형 위고비와 오젬픽을 합친 매출은 508억5900만덴마크크로네(약 11조1800억원)로, 릴리의 마운자로·젭바운드 합산 매출(148억7000만달러·약 21조원)과 비교해 규모와 성장 속도 모두에서 밀렸다. 특히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위고비 매출이 22% 감소한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후발주자였던 릴리가 시장 주도권을 거머쥔 핵심 비결은 '약효의 차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평균 15%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낸 반면, 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 계열은 평균 20%를 웃도는 감량 효과를 입증하며 투약 환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생산시설 확대를 통한 공급망 확보와 미국·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의 빠른 보험 적용 확대도 점유율 역전을 뒷받침했다.

'먹는 비만약' 시장, 기대보다 더딘 확산

이번 2분기는 양사의 경구용 비만약 실적이 처음으로 반영돼 시장의 관심이 쏠렸으나,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 4월 미국 승인을 받은 릴리의 '파운다요'는 2분기 매출 98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1억300만달러)를 하회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위고비 역시 매출 32억2000만덴마크크로네에 그치며 예상치를 밑돌았다.

경구용 비만약은 투약 편의성이 높지만, 주사제보다 낮을 수밖에 없는 흡수율과 약효, 공복 복용 등 까다로운 복용법, 가격 부담 등이 맞물리며 초기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주사제에 만족하는 환자들이 굳이 감량 효과가 다소 낮은 경구제로 전환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성장 잠재력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경구용 GLP-1 치료제의 허가가 잇따르고 있고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도 활발하다.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제품 개선과 처방 범위 확대 여부에 따라 성장 속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차세대 파이프라인 경쟁 본격화

시장의 관심은 실적 경쟁을 넘어 차세대 비만치료제의 주도권을 가를 연구개발(R&D)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릴리는 3중 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를 앞세우고 있다. 레타트루타이드는 글로벌 임상 3상 프로그램 'TRIUMPH-1'에서 최고 용량 투여군이 80주 만에 평균 28.3%의 체중 감량 효과를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격을 노리는 노보노디스크는 아밀린 유사체 카그릴린타이드와 GLP-1 계열 세마글루타이드를 결합한 이중 복합제 ‘카그리세마’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최근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와 직접 비교한 임상 3상 ‘REDEFINE 4’에서 카그리세마는 84주간 최대 23.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지만, 티르제파타이드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해 경쟁력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

주사제 시장의 판도 변화와 경구용 비만약의 더딘 안착 속에서, 양사가 준비 중인 차세대 신약의 임상 성적표가 향후 비만치료제 전쟁의 최종 승자를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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