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TG-C(옛 인보사)'가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면서 앞날에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인보사' 사태 이후 5000억원대 실탄을 쏟아부으며 재기를 노려온 코오롱티슈진에게 3상 첫 관문 실패는 뼈아픈 결과다.
오는 10월 발표를 앞둔 'TG-C'의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가 신약의 명운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차 지표 미달…예상 밖 '위약 반응' 발목
코오롱티슈진이 전날(20일) 공시한 탑라인에 결과에 따르면, TG-C는 통증 완화(VAS)와 관절 기능 개선(WOMAC)이라는 핵심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의 상태가 나아지긴 했지만, 가짜 약(위약)을 맞은 환자들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호전되면서 신약만의 확실한 치료 효과를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상 임상시험에서 약효를 인정받으려면 이른바 'p값'이 0.05 이하여야 한다. 환자가 좋아진 것이 단순한 우연이나 플라시보 효과가 아닐 확률이 95% 이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임상에서 TG-C의 p값은 VAS 0.8322, WOMAC 0.5701에 그치며 기준치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회사 측은 위약군의 반응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관절강 내 주사 치료 특성상 시술 자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심리적 호전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위약 대조 임상 설계의 목적 자체가 이런 심리적 효과를 걸러내기 위한 것인 만큼, 높은 위약 반응이 임상 실패의 면책 사유가 될 수는 없다.
인공관절 수술 감소 '위안'…안전성 양호
이번 임상 세부 지표에서 긍정적 신호도 확인됐다.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 발생률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분석 대상자 중 TG-C 투여군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는 0.6%(310명 중 2명)에 불과했던 반면, 위약군에서는 5.3%(151명 중 8명)가 수술을 받아 발생률이 약 8.8배 높았다.
TG-C가 단순 통증 완화를 넘어 관절염의 구조적 진행을 억제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인공관절 수술 건수 자체가 총 10건으로 적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104주 추적 관찰 결과 치명적이거나 임상 중단 사유가 될 만한 새로운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운명의 10월…두번째 3상 입증 책임 무거워져
시장의 시선은 10월 발표될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로 쏠린다. 두 번째 시험은 첫 번째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참여 환자와 병원이 달라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남아 있다.
관건은 두 번째 임상에서 성공하더라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문턱을 넘기가 훨씬 깐깐해졌다는 점이다. 첫 번째 임상 실패라는 꼬리표가 붙은 만큼, 두 임상의 결과가 왜 다르게 나왔는지 FDA가 납득할 수 있도록 명확히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임상마저 실패로 돌아간다면,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청사진은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TG-C 개발이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향후 입증 책임은 한층 무거워졌다"며 "10월 두 번째 임상에서 위약 대비 얼마나 확실한 효과를 숫자로 증명해 내는지가 향후 가치를 결정할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TG-C는 2019년 성분 논란으로 국내 품목허가가 취소되고 미국 임상 3상마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바 있다. FDA가 2020년 4월 임상 보류를 해제하면서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후 코오롱 그룹과 외부 투자자들이 5000억원대 자금을 쏟아부으며 개발을 이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