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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10%' 딜레마…최태원 "필요 시 하이닉스 성과급 손질"

  • 2026.07.20(월) 08:45

성과급 제도 재검토 첫 시사…"주주가치도 함께 고려"
AI 반도체 공급난 지속…"내년 수요 최대 100% 증가"
"기업 키워야 성장도"…규제·세제 개편 필요성 제기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제49회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10% 성과급' 제도에 대해 처음으로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영업이익이 제도 설계 당시 예상을 크게 뛰어넘으면서 구성원 보상과 주주가치의 균형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성과급 제도가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회사가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줄은 몰랐을 것"이라며 "제도를 만들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AI 메모리 시장 급성장으로 SK하이닉스 실적이 제도 설계 당시 가정했던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기본급 1000%였던 지급 상한도 폐지했다. 이후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면서 성과급 규모가 예상보다 크게 늘었고 시장에서는 주주환원 여력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최 회장은 SK의 경영철학인 SKMS(SK 매니지먼트 시스템)를 언급하며 "구성원에게 가능한 한 많은 행복을 주는 것이 목표지만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도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성원의 행복이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향이라면 제도를 손봐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장 제도를 바꾸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제도가 실제로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지에 대해서는 인식을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하이닉스 노사와 구성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기된 '성과급 제도를 설계한 임원이 문책성 해고를 당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성과급 논란에 대해서도 "모든 사람이 싫어하면 정말 문제겠지만 그렇게까지 보지는 않는다"며 "하이닉스 직원이 아닌데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고 긍정적인 효과 역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AI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AI 분야만 봐도 내년 수요가 올해보다 최소 60~100%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있다"며 "전체 반도체 시장도 최소 50~60% 성장할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뿐 아니라 각국 정부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메모리 반도체 확보에 나설 정도"라며 "엄청난 로비와 압력을 받고 있다. 최선을 다해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투자 확대 요구에 대해서는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해왔던 만큼 새로울 것은 없다"며 "지을 수 있는 곳에는 최대한 짓는 것이 현재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된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다른 후보지는 찾지 못했다"며 "기업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력·용수 등 인프라를 마련해주면 그곳에 투자한다는 단순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주 52시간제와 관련해서는 "사업주는 법을 지켜야 하지만 근로자가 더 일하겠다는 자유의지는 존중받아야 한다"며 "일률적인 규제가 자원의 낭비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상속세를 비롯한 기업 관련 제도에 대해서도 "현재 제도는 고성장 시대에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며 "기업이 성장할수록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야 성장과 분배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가 제안한 AI 초과이익 배분론(사회연대임금)에 대해서는 "아직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또 SK하이닉스가 한때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것에 대해선 "우리 사회가 고쳐야 할 것 중 하나가 1등, 2등을 지나치게 따지는 문화"라며 "주가는 언제든 오르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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