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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USA]보스턴은 어떻게 '세계 바이오 심장' 됐나

  • 2025.06.09(월) 08:00

보스턴 중심으로 바이오산업 회복세 기대
합리적 규제·투자로 모더나·앨나일럼 배출

오는 16일, 미국 보스턴에서 개막하는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5(BIO International Convention 2025, 이하 바이오USA)’는 세계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참가해 글로벌 시장 진출 등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 역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바이오 도시’로 불리는 보스턴에서, 위기 극복과 도약을 위한 도전에 나섭니다. 비즈워치는 이번 바이오 USA 현장에서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국내 산업과 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합니다.[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거품 붕괴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수년째 어려움을 겪는 글로벌 바이오산업이 최근 미국의 바이오클러스터인 보스턴, 케임브리지 지역을 중심으로 회복 조짐을 보인다.

대표적인 지표는 바이오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벤처투자의 증가다. 매사추세츠 생명공학 협회(MassBio)에 따르면 2024년 이 지역 바이오 기업들은 전년 보다 2억2000만달러 많은 총 78억9000만 달러의 벤처 자금을 유치했다. 올해 1~2월에도 매사추세츠 바이오 기업들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난 12억달러의 벤처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MassBio 대표인 켄달 벌린 오코넬(Kendalle Burlin O'Connell)은 "매사추세츠는 최고의 과학을 바탕으로 한 투자의 본질로 돌아가 바이오산업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스턴 클러스터, 바이오산업의 실리콘밸리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로 불리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보스턴과 케임브리지 지역은 혁신적인 연구개발, 풍부한 인재풀, 세계적 학술기관, 그리고 활발한 민간 투자가 결합된 생태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바이오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정보통신기술 혁신의 메카라면, 보스턴은 생명과학과 의약 분야 혁신의 심장부다. 특히 바이오 기업이 몰려있는 켄달 스퀘어(Kendall Square) 일대는 '지구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1마일(The most innovative square mile on the planet)'로 불린다.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의 중심에는 하버드 대학교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보스턴대학교 등이 있다.

이들 대학은 매년 수천 명의 생명과학 및 공학 분야의 인재를 배출하며, 첨단 연구를 통해 수많은 기업을 탄생시키고 있다.

이현우 제약바이오협회 산업혁신본부장은 "MIT의 엔지니어링 전문가와 하버드의 바이올로지 전문가가 만나 혁신의 아이디어와 돌파구를 찾는 식의 융합이 상시로 일어나고 있다"라면서 "이러한 문화가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를 혁신의 도시로 만든 원천"이라고 말했다. 

화이자, 노바티스, 로슈, 사노피, 다케다, 머크, 비엠에스, 아스트레제네카, 존슨앤드존슨 등 주요 빅파마들은 보스턴 내에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가 보스턴에 새로운 R&D 시설을 오픈하고 지난 5월에는 로슈가 새로운 R&D 센터 건립을 선언하는 등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보스턴 클러스터에는 스타트업부터 대형 제약기업을 포함해 약 1000개의 바이오 기업이 자리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기업의 밀집도, 고용 인프라, 다양한 인큐베이터와 엑셀러레이터는 보스턴을 스타트업 친화적인 환경으로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끊임없는 혁신, 모더나·앨나일럼을 낳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전경/MIT 제공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의 진정한 가치는, 이 생태계가 끊임없는 혁신과 과감한 도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다. 2010년 케임브리지에서 설립된 모더나는 초기부터 mRNA(messenger RNA)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도전했지만 당시 mRNA의 상업화 가능성에 대해 다수의 투자자나 기업은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모더나는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터이자 벤처캐피탈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Flagship Pioneering)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었고 그 결과 2020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세계 최초의 RNAi 신약개발에 성공한 앨나일럼 파마슈티컬스(Alnylam Pharmaceuticals)도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에서 시작했다. 2002년 MIT 인근 케임브리지에서 시작한 앨나일럼은 유전자 침묵(RNAi) 현상을 활용해 세포 안에서 유전자의 발현을 막아 질병을 치료하는 혁신적인 치료법 개발에 도전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RNAi의 불안정성, 세포 내 전달의 어려움, 면역반응 등 극복할 기술의 장벽이 많아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았다.

앨나일럼은 무려 15년간의 연구를 통해 RNAi 전달을 위한 리포좀 기반 전달 기술을 확립하고 2018년 세계 최초의 RNAi 기반 치료제 온파트로(Onpattro)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미국 FDA가 승인한 첫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한 세레스 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 산후우울증 치료제를 개발한 세이지 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 고수준 트립타제증 치료제를 개발한 블루포인트 메디신(Blueprint Medicines) 등도 보스턴 바이오클러스의 산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보스턴에서는 각종 분야에서 끊임없는 혁신 아이디어가 나오고 창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라면서 "이러한 혁신성이 바이오산업을 회복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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