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신약개발 스타트업인 크로스포인트테라퓨틱스가 각종 항체의약품의 효능을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스텔스바디' 플랫폼의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크로스포인트테라퓨틱스는 코스닥 상장사 와이바이오로직스와 스텔스바디(Stealth-Body) 플랫폼에 대한 비독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스텔스바디는 항체 하단에 위치한 Fc 부위를 변형해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을 차단하는 일명 'Fc 사일런싱(Fc Silencing)' 플랫폼 기술이다.
이번 계약은 올해 1월부터 진행된 스텔스바디 물질평가 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진행됐다. 이번 계약을 통해 크로스포인트는 선급금과 개발-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를 받거나 와이바이오로직스가 스텔스바디를 적용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제3자 기술 이전할 경우 일정 지분에 따른 수익을 공유 받게 된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크로스포인트테라퓨틱스의 스텔스바디 플랫폼을 다중항체 기반 사이토카인 융합체(Multi-AbKine),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티셀인게이저 등 다수의 파이프라인에 적용할 권리를 확보했다. 다만 양사는 영업상 비밀 유지 의무에 따라 세부 계약 규모와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항체는 Y자 모양으로, 상단의 Fab 부위는 항원과 결합하고 하단의 Fc 부위는 면역세포와 결합해 면역 반응을 조절한다. 항체는 Fab 부위를 통해 항원에 결합하지만, Fc 부위 때문에 면역세포와 비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면역 반응이나, 약물이 목표 세포가 아닌 면역세포로 이동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면역세포 활성(Agonistic) 면역항암제의 경우 현재까지 수많은 면역항암제 개발이 실패한 주 원인 중 하나가 원하지 않는 과도한 면역부작용으로 인해 충분한 유효용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ADC의 경우에도 가장 큰 실패원인 중 하나가 3등급 이상의 오프타겟(Off Target) 부작용 발생인데, 이것 역시 세포독성이 강한 ADC가 면역세포의 Fc gamma 수용체에 의해 끌려들어가는 것이 주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크로스포인트테라퓨틱스의 스텔스바디 플랫폼은 항체의 Fc 부위에 대한 변이체를 도입해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을 제거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고 항체의 타겟 선택성을 높인다. 이러한 기술은 제넨텍(Genentech), 젠맙(Genmab) 등도 보유하고 있지만 스텔스바디는 경쟁사 기술 대비 작용기 제거능은 물론이고 생산성이나 물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크로스포인트테라퓨틱스 김태억 대표이사는 "이번 기술이전 계약은 스텔스바디 플랫폼이 가지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스텔스바디 플랫폼은 면역세포 인게이저, ADC, 앱카인은 물론이고 AOC(항체핵산 접합체), ISAC(항체면역활성접합체) 등 다양한 약물 모달리티에 적용이 가능하기에 향후에도 연속적인 기술이전 혹은 공동연구 파트너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크로스포인트테라퓨틱스는 다수 빅파마들로부터 스텔스바디 플랫폼 기술에 대한 관심을 확인, 오는 16일 보스턴에서 개막하는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5'를 시작으로 사업개발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편 크로스포인트테라퓨틱스는 2022년 10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사업개발본부장과 리드컴파스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역임한 김태억 대표와 녹십자, CJ헬스케어, 오름테라퓨틱 등에서 항체 및 생물학제제 연구를 진행한 장기환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창업한 바이오기업이다. 2024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격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집중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딥테크 팁스(Deeptech TIPS)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