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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종양학회 달구는 항암 신기술…K-바이오 '시험대'

  • 2026.05.29(금) 07:10

29일 미국 시카고서 임상종양학회 개막
RAS 저해제·이중항체·ADC·암백신 경쟁
국내기업 세포치료제·면역항암·AI 도전

글로벌 항암제 개발 경쟁의 향방을 가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오는 29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다.올해 행사에서 눈여겨 볼 이슈는 '항암 치료 전략의 재편'이다. 키트루다로 대표되는 면역항암제 시대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RAS(돌연변이 발생시 암세포 증식 유발하는 단백질) 저해제, PD-1·VEGF(혈관내피성장인자)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개인맞춤형 암백신 등의 임상 결과 공개를 통해 'Next 면역항암제' 시대 주도권 잡기 경쟁에 뛰어든다.

국내에서는 바이젠셀, 루닛, HLB, 티움바이오, 이뮨온시아, 온코닉테라퓨틱스 등이 항암 파이프라인과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고 글로벌 파트너링 확대에 나선다.

차세대 면역항암제 찾기…주도권 경쟁 뜨겁다

이번 행사에서 관심을 받는 분야는 난치암 표적치료제다. 리볼루션 메디신의 전이성 췌장암 치료제 다락손라십(RAS 저해제) 3상 결과가 이번 학회에서 공개돼 이목을 끈다.

췌장암은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예후가 좋지 않은 대표 난치암이고, RAS 변이는 오랫동안 표적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다락손라십이 3상에서 생존기간 개선을 명확히 보여준다면 올해 ASCO에서 가장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차세대 면역항암 경쟁도 주목된다. 기존 면역항암제에 혈관신생 억제 기능을 더한 PD-1·VEGF 이중항체가 부상하고 있다. 아케소와 서밋테라퓨틱스가 폐암치료제 이보네시맙의 3상, 바이오엔테크와 BMS가 푸미타미그의 2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항체약물접합체(ADC)도 키워드다. 과거처럼 특정 ADC 신약 하나의 성과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면역항암제와 ADC를 어떻게 조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MSD는 키트루다와 'TROP2 ADC' 병용 데이터를 내세우고 있다. 기존 면역항암제의 한계를 ADC와의 병용으로 보완하려는 전략이다. 키트루다 특허만료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글로벌 빅파마 입장에서는 ADC가 면역항암제의 매출 기반을 이어갈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도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모더나와 MSD는 고위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mRNA 암백신과 키트루다 병용의 장기 추적 데이터를 공개한다. 

코로나19 백신 이후 mRNA 기술의 확장성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시기도 있었지만, 암 치료 영역에서는 환자별 종양 돌연변이를 바탕으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데이터는 mRNA 플랫폼이 감염병을 넘어 항암 분야에서도 장기 생존 개선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 가늠하는 자료로 평가된다.

글로벌 무대 오르는 K-바이오…파트너링 검증 '시험대'

이 같은 글로벌 흐름 속에서 K-바이오의 발표도 의미를 갖는다. 바이젠셀은 EBV 양성 NK/T세포림프종 치료제 후보물질 VT-EBV-N의 임상 2상 결과를 구두 발표한다.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활용하는 항원특이 T세포치료제로, 재발 위험이 높은 희귀 혈액암에서 재발 억제와 생존기간 개선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루닛은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단계가 아니라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을 앞세운다. 병리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항암제 반응 가능성과 종양 미세환경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올해 ASCO에서 부각되는 환자 선별과 정밀항암 흐름에 맞닿아 있다.

HLB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중심으로 간암 데이터를 공개한다. 특히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간동맥화학색전술을 더한 절제불가능 간세포암 대상 글로벌 3상 연구가 구두 발표로 채택됐다. 리보세라닙은 이미 여러 차례 글로벌 허가와 규제 이슈를 겪어온 만큼, ASCO 발표가 단순한 학술 성과를 넘어 실제 허가 전략과 상업화 가능성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티움바이오, 이뮨온시아, 온코닉테라퓨틱스 등은 포스터 발표를 통해 초기 또는 중간 단계 임상 데이터를 제시한다. 티움바이오는 TGF-β와 VEGF 경로를 동시에 겨냥하는 후보물질 토스포서팁과 키트루다 병용의 임상 2a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이뮨온시아는 CD47 항체 IMC-002의 임상 1b상 데이터를 내놓는다.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에서 화학항암제와 병용했을 때의 안전성, 내약성, 초기 효능을 확인하는 단계다. CD47 계열 약물은 효능 못지않게 빈혈 등 혈액학적 독성 관리가 중요한 만큼, 안전성 데이터가 함께 관전 포인트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 네수파립 데이터를 공개한다. 전이성·진행성 췌장암 대상 임상 1b상 일부 결과로, 완전관해와 장기 생존 사례가 확인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무대의 관심이 후기 임상과 표준치료 변화 가능성에 집중된 반면, 국내 기업들의 발표는 아직 초기·중기 임상 데이터와 파트너링 가능성 검증에 머물러 있다. ASCO가 K-바이오에 기회인 동시에 냉정한 평가의 장이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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