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C녹십자의 미국 백신 개발 관계사 '큐레보 백신(Curevo Vaccine)'이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품에 안긴다.
GC녹십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수천억원대 지분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물론, 상업화 이후 위탁생산(CMO)과 로열티에 이르는 장기 수익 구조까지 확보했다.
아울러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GC녹십자의 큐레보를 포함 글로벌 백신 업체 3개사를 인수하고 비만 치료제를 넘어 신규 감염병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눈길을 끈다.
GC녹십자는 큐레보가 일라이 릴리와 발행 주식 전량을 양도하는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릴리는 큐레보 지분 100%와 함께 큐레보가 개발 중인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아메조스바테인(amezosvatein, CRV-101)'에 대한 모든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5억 달러(약 2조2600억원)에 달한다. 거래 종결 시 지급되는 초기 계약금(업프론트)과 향후 임상 개발 및 상업화 조건 달성에 따른 마일스톤이 포함된 금액이다. 세부적인 계약 규모는 양사 합의하에 비공개에 부쳐졌다.
지분 가치만 5200억원…CMO·로열티 '확보'
현재 GC녹십자는 큐레보 지분 20.3%를 보유 중이다. 이번 거래의 최대 가치를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GC녹십자의 잠재적 몫은 약 3억4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200억원 규모다. GC녹십자는 지분율에 비례한 계약금을 거래 종결과 동시에 수령하며, 이는 향후 순이익에 직접 반영될 예정이다.
단순한 지분 매각(Exit)을 넘어 장기적인 수익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는 점이 이번 계약의 핵심이다. GC녹십자는 지분 매각 대금 외에도 아메조스바테인의 개발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과 상업화 이후 잠재적 매출 기반 로열티를 지속적으로 수령하게 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글로벌 위탁생산(CMO) 권리다. GC녹십자는 앞서 지난 2025년 10월 큐레보와 아메조스바테인의 글로벌 상업화 물량 일부를 전담 생산하는 CMO 권리 확보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백신 상업화가 성공하면 GC녹십자의 생산 공장은 글로벌 공급 기지로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게 된다.
싱그릭스 대항마 입증…부작용 절반 줄인 데이터가 주효
큐레보는 GC녹십자의 글로벌 프리미엄 백신 전략을 위해 세워진 현지 거점이다.
2018년 미국 시애틀에 설립된 이후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RV-101'의 임상 및 글로벌 허가 전략을 주도해왔다.
2022년 86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에 이어, 2025년 메디치(Medicxi) 주도로 1억 1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일찌감치 잠재력을 입증했다.
릴리가 독점 권리를 확보한 아메조스바테인은 현재 글로벌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GSK의 '싱그릭스'와 동일하게 gE 항원을 표적으로 삼는 비-mRNA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다. 싱그릭스 수준의 강력한 면역원성을 유지하면서도, 고령층에게 치명적인 접종 후 부작용과 불편감을 획기적으로 낮추도록 설계됐다.
성인 87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결과, 아메조스바테인은 싱그릭스 대비 비열등한 면역반응을 입증함과 동시에 일상 활동을 제한하는 피로, 오한, 주사부위 통증 등의 부작용 발생을 절반 이상 줄였다.
빅파마 자금력, 임상 3상 넘기고 실리 챙겨
일라이 릴리의 이번 베팅은 급팽창하는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서 차별화 자산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릴리는 이날 큐레보 외에도 림마텍 바이오로직스(LimmaTech Biologics AG, 7억 8000만달러), 백신 컴퍼니(Vaccine Company, Inc, 15억 5000만달러)를 동시에 사들이며 감염병 예방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이번 거래는 큐레보 설립 초기부터 이어온 연구개발 투자와 협력 전략의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며 "단순 투자 회수를 넘어 향후 본격적인 사업화를 통한 안정적인 현금흐름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GC녹십자는 이번 매각 대금을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 프리미엄 백신, 혁신 희귀의약품 개발 등 핵심 파이프라인 가속화에 집중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