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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비만약 국내 상륙 초읽기…파운다요·위고비필 '격돌'

  • 2026.07.09(목) 09:10

美 위고비필 선출시·초기 흥행
국내는 파운다요 선점 가능성
효능·편의성·가격 경쟁 본격화

주사제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치료제 시장이 먹는(경구) 제형 등장으로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복용 편의성을 앞세운 경구 제형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美 위고비필 흥행…먹는 GLP-1 가능성 확인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 '파운다요(오르포글리프론)'의 국내 품목허가 심사를 진행 중으로, 이르면 내년 출시가 예상된다.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도 주사제 '위고비'와 동일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기반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위고비필'의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미국에서는 노보 노디스크가 지난해 말 위고비필을 먼저 출시한 데 이어 일라이 릴리도 지난 4월 파운다요를 선보이며 경구 GLP-1 비만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당초 업계에서는 경구 제형이 주사제보다 위장관 흡수율이 낮아 체중 감량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만큼 시장 반응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위고비필은 출시 초기부터 빠른 처방 증가세를 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노보 노디스크가 최근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필은 출시 약 5개월 만인 지난 6월 2일 기준 누적 처방 300만건을 돌파했다. 이는 2013년 이후 미국에서 출시된 1888개 의약품 가운데 처방 물량 기준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산술적으로는 약 5초에 1건꼴로 처방된 셈이다.

업계는 체중 감량 효과가 주사제보다 다소 낮더라도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부담이 없고, 주사 공포증이 있는 환자도 쉽게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이 초기 흥행을 이끈 요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약값이 주사제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돼 접근성이 높아진 점도 수요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구제, 체중감량 효과 VS 편의성 경쟁

국내에서는 미국과 달리 파운다요가 먼저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주사제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마운자로가 효능을 앞세워 시장 판도를 바꾼 것처럼, 경구 제형 역시 제품 경쟁력이 시장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GLP-1 주사제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마운자로가 시장 판도를 뒤집었다. 노보 노디스크의 1일 1회 주사하는 삭센다에 이어 주 1회 주사하는 위고비가 시장을 개척했지만,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GLP-1과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펩타이드(GIP)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작용 기전을 바탕으로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와 체지방 감소 효과를 내세우며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지난해 마운자로는 글로벌 매출 약 230억달러를 기록하며 위고비(약 120억달러)를 크게 앞섰다. 국내에서도 의약품 데이터 분석 플랫폼 비알피인사이트(BRPinsight)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처방 비중은 약 9대 1로 집계됐다.

주사제와 달리 먹는 제형에서는 오히려 노보 노디스크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상시험 결과 위고비필은 평균 약 14~16%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반면, 파운다요는 평균 약 12~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다. 주사제 시장에서 마운자로가 높은 효능을 앞세워 위고비를 추월했던 것처럼, 경구 제형에서도 위고비필이 국내에 출시될 경우 후발주자임에도 시장을 뒤집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복용 편의성에서는 파운다요가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운다요는 비펩타이드성 저분자 화합물로 개발돼 식사 여부나 물의 양, 복용 시간에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 위고비필은 펩타이드 제형 특성상 공복에 복용해야 하며 복용 후 최소 30분 동안 음식과 음료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체중 감량 효과에서는 위고비필이 우세하지만 실제 복약 편의성에서는 파운다요가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경구 GLP-1, 신규 환자층 흡수 기대

업계는 경구 제형이 주사제보다 체중 감량 효과는 다소 낮더라도 충분한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사를 직접 투여해야 하는 부담이 없는 만큼 기존 주사제의 진입장벽으로 치료를 시작하지 못했던 환자층의 유입을 이끌며 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미국에서는 한 달 약값이 주사제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책정된 만큼 국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에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경구 GLP-1 치료제는 주사제에 부담을 느끼던 환자들의 유입을 이끌며 시장 자체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파운다요가 먼저 출시되더라도 위고비필이 가세하면 효능과 복약 편의성을 중심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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