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원대 증자를 추진하는 에코프로비엠이 깐깐해진 금융당국 심사를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기존 발행주식의 10%에 이르는 신주가 시장에 풀리면서 주주의 반대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어서다.
회사 측은 재무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자금조달방식이 증자라는 입장이다. 그간 전환사채와 신종자본증권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해왔지만 이자·상환 부담은 피하지 못하면서 끝내 증자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0일 에코프로비엠 이사회는 1조2000억원 규모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증권신고서 효력발생일은 오는 15일로, 이때까지 금융감독원은 에코프로비엠 증권신고서를 검토한다. 검토 결과 문제가 없다면 증자는 일정대로 추진되지만, 금감원이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을 요구하면 에코프로비엠 증자는 제동이 걸린다.
회사 측은 증자금으로 △인도네시아 BNSI 제련소 지분 취득 7650억원 △헝가리 법인 운영자금 1500억원 △국내 양극재 시설투자 1500억원 △원재료 매입 1350억원 등에 쓸 계획이다. 증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한다는 지적을 받은 한화솔루션 증자와 달리 '빚 갚기 용 증자'는 아닌 것이다.
하지만 소액주주 입장은 다르다. 기존 발행주식의 10%에 이르는 증자 신주가 시장에 풀려 지분이 희석될 수 있고, 증자 발표 이후 증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소액주주 플랫폼 엑트는 금감원에 에코프로비엠 증자에 대한 중점심사를 요청하는 탄원을 넣을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주에 부담을 주지 않는 다른 자금 조달법은 없을까. 회사 측은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식이 증자라고 판단했다. 부채로 투자재원을 마련하게 되면 이자 비용이 늘고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3월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부채비율은 147.3%로 안정적이지만 지난 1분기 이자보상배율은 1.4배로 적정선(2.5배) 아래를 밑돌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209억원)으로 간신히 이자비용(151억원)을 냈다는 뜻이다. 더 이상 이자가 붙는 빚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간 자금조달을 보면 에코프로비엠은 전환사채·신종자본증권 등도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투자를 위해 2023년 44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정관상 잔여 발행한도가 600억원 밖에 남지 않았다.
여기에 전환사채 투자자가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 기한이 이번달 24일로 다가왔다. 에코프로비엠 현재 주가는 12만원대로 전환가(27만5000원)를 밑돌고 있는 만큼, 조기 상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전환사채 상환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전환사채 방식으로 장기간 안정적으로 자금을 사용하기 어려운 셈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분류되면서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장기간 자금을 사용할 수 있지만, 웬만한 차입금보다 이자 부담이 크다. 실제로 2024년 에코프로비엠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3360억원의 이자는 6%대에 이른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이자비용만으로 214억원을 냈다. 이자 부담에 더 이상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어려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 증자 이후 금감원의 심사가 깐깐해지고 있다"며 "소액주주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 잣대는 더 엄격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