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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위암 치료제, 12월 3상 시작"

  • 2026.07.07(화) 16:18

ABL111, 패스트트랙 통해 미국 임상 3상 착수
BBB 셔틀, 항체 넘어 siRNA까지 적용 확대
내년 ABL001 상업화로 자체 수익 기반 마련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온·오프라인 기업간담회에 참석해 성과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신약개발 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과 허가, 상업화 계획을 잇달아 공개하며 향후 성장 청사진을 제시했다. 위암 치료제 ABL111의 글로벌 임상 3상, BBB 셔틀 플랫폼의 확장, 담도암 치료제 ABL001의 미국 출시를 발판으로 기술이전 중심 기업에서 자체 수익 기반으로 후기 임상까지 직접 진행하는 바이오파마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7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사업 방향과 비전에 대해 발표했다. 

위암 치료제, 패스트트랙 美 임상3상 승인

이날 발표의 중심은 위암 이중항체 치료제 'ABL111'이었다. ABL111은 위암세포에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인 클라우딘18.2(Claudin18.2)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단백질인 4-1BB를 동시에 표적해 항암 효과를 높이도록 설계된 이중항체 치료제다.

현재 위암 1차 치료제 시장은 아스텔라스의 '졸베툭시맙(제품명 빌로이)'이 허가를 받아 선점하고 있다. 졸베툭시맙은 지난해 약 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당초 시장 전망치를 58% 이상 웃도는 성과를 냈다. 이 대표는 ABL111의 차별점으로 적응증 확대 가능성과 안전성을 제시했다.

그는 "ABL111은 중간 임상 결과에서 기존 치료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는 클라우딘18.2 발현이 낮은 환자군에서도 유효성을 확인했으며, 부작용 관리 측면에서도 기존 치료제 대비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임상 전체 데이터는 오는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초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협의한 결과 임상 2상을 생략하고 곧바로 임상 3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며 "지난달 FDA의 패스트트랙(Fast Track) 지정을 받아 개발 절차를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BL111의 임상 3상은 올해 12월 시작될 예정이며, 결과는 2029년 말에서 2030년께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ABL111의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이미 여러 기업과 논의를 진행해 왔지만 지금 기술이전을 할지, 추가 데이터를 확보해 기업가치를 더 높인 뒤 추진할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파트너사인 미국 노바브지와 함께 양사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65억달러 기술이전 BBB 셔틀, 영역 확대

에이비엘바이오의 또 다른 핵심 기술은 약물이 통과하기 어려운 뇌혈관장벽(BBB)을 넘어 치료제를 뇌 안으로 전달하는 'BBB 셔틀' 플랫폼이다.

대부분의 항체 치료제는 BBB를 통과하지 못해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한계로 꼽혀왔지만, 이 플랫폼은 치료제를 뇌까지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회사는 이 기술을 앞세워 지금까지 일라이릴리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에 기술이전을 했다. 누적 계약 규모는 약 65억달러(약 9조원)에 이른다.

이 대표는 "일라이릴리와 공동연구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당초 올해 말 후속 후보물질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릴리 측에서 개발 속도를 더 앞당기자고 제안할 정도로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GSK와도 정기적인 화상회의를 통해 공동연구를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계획대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BBB 셔틀의 활용 범위가 항체 치료제를 넘어 다양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을 뇌나 근육으로 전달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며 "동물실험에서는 정맥주사만으로 뇌 안에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직 초기 연구 단계지만 BBB 셔틀의 적용 범위를 항체 치료제에서 siRNA 등 다양한 치료제로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BBB 셔틀 기술을 외부 기술이전에 그치지 않고 자체 신약 개발에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물질인 타우(Tau) 단백질을 표적하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내년 독성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담도암 치료제 ABL001 美 상용화 기대

이 대표는 담도암 2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001을 에이비엘바이오가 'ABL 3.0'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단추로 꼽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하며 연구개발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를 'ABL 1.0', 기술이전 성과를 확대하고 자체 임상 개발 역량을 키우는 단계를 'ABL 2.0'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후 자체 수익을 기반으로 후기 임상과 상업화까지 주도하는 바이오파마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ABL 3.0'의 목표다.

이 대표는 "ABL001은 임상에서 전체 생존기간(OS) 8.9개월, 무진행 생존기간(PFS) 4.7개월을 기록하며 기존 치료제 대비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며 "임상에 참여한 환자 수가 160명 정도로 많지 않아 통계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데이터 자체는 기존 치료제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8월 초 FDA와 최종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는 2027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ABL001의 상업화는 자체 수익을 기반으로 후기 임상을 직접 수행하는 'ABL 3.0'으로 나아가는 첫 단추"라며 "기술이전에 의존하는 구조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매출을 확보하는 회사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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