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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은 어떻게 '세계 1위' 바이오클러스터가 됐나

  • 2026.07.07(화) 10:18

진흥원, '보스턴 바이오 생태계 분석' 보고서
혁신 밀도·공공 위험분담 5대 성공 요인 제시
"복제 대신 CDMO·디지털 헬스 결합 韓 모델"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전경/이미지=MIT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 미국 보스턴·케임브리지의 경쟁력은 단순히 명문 대학이나 대규모 연구비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학과 병원, 바이오기업, 벤처캐피털이 가까운 공간에 밀집하고, 공공이 초기 연구개발의 위험을 분담하며, 인재와 자본이 생태계 안에서 끊임없이 순환한 결과라는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정책연구센터는 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스턴 바이오 생태계 분석을 통한 창업 및 클러스터 모델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보스턴 생태계의 성공 요인으로 △혁신 주체의 높은 밀도 △공공의 위험 분담 △병원의 연구개발 플랫폼화 △인재의 순환 △장기간 유지된 정책의 연속성 등 5가지를 꼽았다.

현재 매사추세츠주 바이오제약 고용 인원은 11만7108명, 관련 지역 내 총생산은 420억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의 6.4%(2071건)가 집중돼 있다. 전체 인구는 미국의 약 2%에 불과하지만 2024년 미 국립보건원(NIH) 연구비의 9.3%인 34억6000만 달러를 확보하는 등 압도적인 연구 역량을 자랑한다.

1제곱마일 내 응집된 혁신…초기 위험 떠안은 공공

가장 눈에 띄는 요인은 '밀도'다. 켄달스퀘어를 중심으로 반경 1제곱마일(약 2.6㎢) 내에 MIT, 하버드대를 비롯해 연구중심병원, 바이오기업, 벤처캐피털(VC), 공유 실험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연구자와 투자자가 일상적으로 만나 공동연구와 창업을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 혁신의 튼튼한 토대가 됐다.

여기에 공공 부문이 초기 연구개발(R&D) 위험을 적극적으로 분담한다. 매사추세츠생명과학센터(MLSC)는 2013년 공유 실험실 '랩센트럴' 출범 당시 500만 달러를 선제 지원해 230개 이상의 기업을 배출하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2008년부터 18년간 바이오산업 육성 기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한 정책 연속성도 큰 몫을 했다.

진화하는 병원과 '연쇄 창업' 이끄는 자본 순환

대형 병원은 단순 치료기관을 넘어 신약개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한 곳이 확보한 연구비만 6억 5500만 달러 수준이다. 임상데이터와 검체를 바탕으로 의사가 직접 창업하거나 기업과 공동 개발에 나서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인재와 자본의 지속적인 '순환 구조' 역시 보스턴 생태계를 굴러가게 하는 핵심 축이다. 모더나를 탄생시킨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처럼 유망 기술을 발굴해 회사를 직접 차리는 벤처 창출 모델이 활발하다. 또한 낭포성섬유증재단이 버텍스의 초기 연구에 1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33억 달러의 로열티를 회수한 '벤처 필란트로피' 모델도 생태계 확장의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한국 강점 살린 독자적 생태계 구축해야"

보고서는 국내 바이오산업의 경우 클러스터가 전국에 분산돼 있고 대학·병원·기업 간 연계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삼각 연계 모델'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인수합병(M&A)과 기술이전 수익이 재투자되는 민간 주도 생태계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다만 보스턴 모델의 단순 복제는 경계했다. 한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 방대한 건강보험 데이터, IT·AI 기술력 등을 융합한 독자적 생태계를 꾸려야 한다는 제언이다.

박순만 진흥원 연구책임자(박사)는 "보스턴은 그대로 복사할 대상이 아니라 한국형 바이오클러스터 설계를 위한 훌륭한 참조 모델"이라며 "물리적 시설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와 자본, 병원과 인재가 실질적으로 연결되고 순환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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