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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300억달러 '키트루다' 잡아라…바이오시밀러 전쟁

  • 2026.07.02(목) 07:30

임상 3상 면제로 '허가 문턱' 낮아져
승부수 '상업화'…생산·영업망 갖춰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입니다. 키트루다는 인체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드는 혁신적인 치료제인데요. 

글로벌 제약 업계에선 키트루다의 미국 특허가 만료되는 2028년이 다가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개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바이오시밀러의 조기 출시를 노리는 기업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개발 허가'를 둘러싼 1차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모습입니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이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면제라는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신규 진입자들의 문턱이 낮아졌습니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연매출 46조원 '역대급 대어'의 등장

키트루다는 지난해 세계에서 약 317억달러(약 46조원)의 매출을 올린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입니다. 317억달러는 지금까지 발매된 어떤 항암제도 도달하지 못한 독보적인 실적입니다. 

키트루다는 폐암, 흑색종, 신장암 등 치료할 수 있는 암의 종류만 20개가 넘고 세부 적응증까지 포함하면 40개가 넘습니다. 시장 규모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국내외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모두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중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SB27’의 글로벌 임상 1·3상 결과를 가장 먼저 발표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습니다. 미국 암젠, 산도즈, 국내 셀트리온, 중국 헨리우스 등 10여곳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MSD의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FDA '임상 3상 면제'로 바뀐 게임의 룰

이번 키트루다 경쟁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임상 3상 면제'라는 규제 환경의 변화입니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으려면 오리지널 약과 효능이 같은지 비교하는 대규모 임상 3상을 반드시 거쳐야 했습니다. 시간만 수년이 걸리고 비용도 수천억원이 드는 가장 큰 장벽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이 오리지널 약과의 분석적 유사성과 약동학 데이터만 입증하면 까다로운 3상을 면제해 주겠다는 지침을 내놓으면서 룰이 바뀌었습니다. 

실제로 독일 포미콘 등 후발 주자들은 대규모 임상을 중단하고 비용이 훨씬 덜 드는 분석 데이터 검증으로 전략을 틀었습니다. 자본력이 부족한 기업들에게도 46조원 시장의 문을 두드릴 기회가 열린 셈입니다.

참가자 늘겠지만…'진짜 승부' 상업화 역량

문턱이 낮아져 경쟁자 수가 늘어나겠지만 시장의 판도 자체가 바뀌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허가 장벽'이 낮아졌을 뿐, 진짜 승부처인 '상업화 장벽'은 여전히 굳건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 능력, 미국 사보험사 및 병원 처방목록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영업망, 그리고 가격 전략 등은 신규 진입사가 단기간에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입니다.

결국 이 험난한 상업화 파고를 이미 수차례 넘어본 삼성바이오에피스나 셀트리온 같은 대형사들이 오히려 돋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임상에 쏟아붓던 수천억원의 시간과 비용까지 아끼게 되면서, 이번 규제 완화는 오히려 선두 기업들이 마케팅과 가격 경쟁력에 더 집중 투자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상 장벽이 낮아지며 도전장을 내미는 기업은 확실히 많아졌다"면서도 "하지만 허가 이후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한 공급망 싸움에서는 결국 경험과 체급을 갖춘 대형사들이 주도권을 거머쥘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MSD, 키트루다 SC 전환과 특허 방어선

다만 이 구도에서 아직 계산에 넣지 않은 변수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세계 최대 블록버스터 의약품 매출을 지켜야 하는 MSD의 대응입니다.

MSD는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활용해 키트루다를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 제형 '키트루다 큐렉스'로 전환하는 데 성공, 2025년 하반기 미국·유럽에서 잇따라 승인받았습니다. 

바이오시밀러가 겨냥하는 것은 특허가 만료되는 기존 IV 제형인 만큼, MSD가 처방을 SC로 옮겨버리면 IV 시장이 잠식되더라도 핵심 매출은 상대적으로 방어될 여지가 생깁니다. 

여기에 물질특허 만료 후에도 제형·병용요법 등 후속 특허로 독점을 연장하는 특허 전략까지 더해지면, 2028년 물질특허 만료가 실제 시장 진입 시점과 일치할지는 불확실합니다.

결국 특정 기업이 상업화 경쟁에서 앞서더라도, 그 경쟁의 무대 자체가 MSD의 대응 속도에 따라 예상보다 좁아질 수 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 블록버스터를 둘러싼 이 바이오시밀러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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