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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25g' 믿고 마셨는데…프로틴 음료의 함정

  • 2026.06.26(금) 07:00

콜라겐도 법적 '단백질' 분류
근육 생성 효과는 차이 있어
표시제도에 소비자 오인 우려

그래픽=비즈워치

#직장인 김모(31) 씨는 최근 헬스장 운동을 마친 뒤 편의점에서 단백질 음료를 사 마시는 습관이 생겼다. 닭가슴살은 챙겨 먹기 번거롭지만 단백질 음료은 간변하게 단백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제품 성분을 살펴본 김 씨는 적잖이 당황했다. 운동 후 근육 회복을 위해 마신 음료의 주원료가 '피쉬콜라겐'이었기 때문이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마친 뒤 마시던 단백질 음료는 이제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음료가 됐다. 편의점 냉장고에는 단백질 20~30g을 내세운 음료가 빼곡하게 진열돼 있고 출근길 직장인부터 다이어트 중인 여성, 성장기 청소년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찾는다.

특히 노출이 늘어나는 여름철을 앞두고 체중 감량이나 근육 만들기에 나선 사람들에게 단백질 음료는 운동 후 루틴이 된 지 오래다. 간편하게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시는 보충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모든 단백질이 근육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백질(프로틴)'이라는 문구와 단백질 함량만 보고 제품을 골랐다가는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근육 합성에 필요한 단백질과 피부 건강에 초점을 맞춘 단백질이 같은 '단백질'로 표시되고 있어서다.

'프로틴 25g'의 배신

프로틴 음료가 인기를 끌면서 시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음료들이 등장했다. 최근 텁텁한 우유 맛 대신 이온음료나 주스처럼 맑고 상큼한 목 넘김을 강조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모든 단백질이 근육 생성에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제품의 원재료명을 살펴보면 '저분자 피쉬콜라겐 펩타이드'가 주요 단백질 급원으로 사용된다. 제품 전면에는 '단백질(프로틴)'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근육 합성에 필요한 단백질보다 피부 건강에 초점을 맞춘 콜라겐 성분 비중이 높은 셈이다.

빙그레 더단백 워터프로틴(왼쪽)과 남양유업 테이크핏 프로 제품 이미지/사진=각 사

물론 콜라겐도 단백질의 일종이다. 피부 미용이나 관절 건강 측면에서는 유용한 성분으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근육 생성이 목적일 때다. 콜라겐은 일반적인 근육 단백질과 아미노산 구성이 다르다. 근육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필수아미노산과 류신 함량이 낮아 운동 후 근육 회복이나 근육량 증가를 목적으로 섭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 9종이 균형 있게 포함돼 있어야 한다. 운동 후 단백질 보충이 목적이라면 유청단백질(WPC·WPI), 우유단백질(MPC), 대두단백질 등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단백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들 원료는 필수아미노산 구성이 우수한 '완전 단백질'로 분류된다. 결국 운동 후 근손실을 막고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단백질 총량뿐 아니라 원재료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이런 혼란은 현행 표시 제도와 관련이 있다. 식품위생법과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유청단백, 대두단백, 젤라틴, 콜라겐 모두 '단백질'로 분류된다. 따라서 제조사가 피쉬콜라겐을 사용하더라도 단백질 함량만 충족하면 제품 전면에 '단백질 25g', '고단백' 등의 문구를 표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되는 '좋은 단백질'과 그렇지 않은 단백질을 구분하는 기준은 없을까.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는 이미 별도의 평가 체계가 운영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건강기능식품 기준에 따르면 단백질 제품은 영양학적 가치를 평가하는 '아미노산 스코어'가 85점 이상이어야 한다. 아미노산 스코어는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제시한 필수아미노산 9종의 권장량을 기준으로 제품 내 아미노산 구성이 얼마나 균형 있게 이뤄져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콜라겐은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부족해 아미노산 스코어가 낮다. 이 때문에 콜라겐만으로는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 반면 유청단백, 대두단백, 달걀단백 등은 기준을 충족해 단백질 건강기능식품의 주요 원료로 사용된다.

편의점 매대 상단에 진열된 단백질 음료들/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문제는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가장 쉽게 접하는 단백질 음료 대부분이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이라는 점이다. 이들 제품은 주로 '혼합음료'나 '유음료'로 분류돼 건강기능식품처럼 아미노산 스코어 심사를 받지 않는다.

일반식품의 경우 단백질의 영양학적 가치보다는 함량 중심의 표시가 가능하다. 소비자들이 제품 전면의 단백질 함량만 보고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되는 제품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 업체들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콜라겐 음료에 BCAA(필수 아미노산)를 임의로 추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BCAA를 첨가하더라도 콜라겐 자체의 아미노산 구성이 근본적으로 달라 유청단백질과 같은 수준의 근육 합성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운동 후 근육 회복을 위해 단백질 음료를 구매하는 소비자와 피부 건강을 위해 콜라겐을 찾는 소비자의 목적은 완전히 다르다"며 "현행 표시 기준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단순 단백질 함량뿐 아니라 원료의 종류와 출처를 보다 직관적으로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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