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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경영권 분리' 에이프릴바이오 M&A 들여다보니

  • 2026.06.29(월) 07:50

리가켐·오리온 딜과 닮은꼴
이사회 주도권·창업자 역할엔 차이

국내 신약개발기업 에이프릴바이오의 경영권 매각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오랜만에 성사된 대규모 M&A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가 TKG그룹 및 IMM인베스트먼트그룹과 손잡고 3468억원 규모의 신규 자본을 유치하는 이번 거래는 최대주주와 경영권자가 동시에 변경되지만, 두 지위를 서로 다른 투자자가 나누어 맡는 독특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2024년 오리온그룹의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인수 사례와도 닮았다. 바이오 사업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대기업이 신약개발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고, 창업자는 일부 구주 매각 후에도 연구개발(R&D)을 계속 책임진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세부 구조를 살펴보면 창업자의 경영권 자율성 유지 여부 등에서 차이가 있다.

3468억원 신주 유입…최대주주와 경영권의 분리

이번 에이프릴바이오가 진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총 세 건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IMM자산운용과 IMM스케일업바이오제1호 유한회사가 1418억원 규모의 보통주와 500억원 규모의 무의결권부 전환우선주를 인수한다. TKG휴켐스와 IMM스타트업벤처펀드2호가 의결권부 전환우선주를 인수하며, 이 중 TKG휴켐스의 인수 물량은 약 1500억원 규모다.

거래가 완료되면 지분율 기준 최대주주는 IMM자산운용이 되지만, 실질적인 경영권은 TKG휴켐스가 행사하게 된다. 그럼에도 거래 후 이사회를 TKG 측 지명 이사 3명과 차 대표 측 지명 이사 2명(사외이사 1명 포함)으로 구성하기로 합의하면서 TKG가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IMM은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는 재무적투자자(FI) 역할을, TKG는 이사회와 계약상 권리를 통해 실질적 경영권을 쥐는 전략적투자자(SI) 역할을 맡는 '역할 분담' 구조다. 이와 별도로 에이프릴바이오 최대주주인 차상훈 대표의 구주 매각도 진행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규모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IMM 회수 장치 마련…TKG, 단계적 인수로 최대주주 전망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IMM의 지분 회수(엑시트) 방식도 미리 설계됐다. TKG휴켐스는 거래 종결 1년 후부터 5년 이내에 IMM측 보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갖는다. 반대로 IMM은 거래 종결 후 5년이 경과하면 TKG휴켐스에 보유 지분 전부를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TKG가 제3자에게 지분을 매각할 경우 IMM이 동일 조건으로 함께 팔 수 있는 동반매각참여권이 설정됐으며, 반대로 차 대표가 잔여 지분을 매각할 때 TKG가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됐다.

이러한 안전장치는 IMM의 대규모 지분이 단기간에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는 오버행 우려를 덜어준다. 결과적으로 향후 5년 내에 TKG가 콜옵션을 행사해 IMM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지배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인수 모델'이 작동할 것으로 분석된다.

리가켐 닮은 꼴 '경영진 유지' vs '기술 리더십 집중'

대기업 자본과 창업자 중심의 기술개발 체제가 결합했다는 점에서 이번 딜은 2024년 리가켐바이오(오리온 인수) 딜과 비교된다. 오리온은 2024년 총 5487억원(신주 4700억원, 구주 787억원)을 투입해 리가켐바이오의 지분 25.73%를 확보한 바 있다.

그러나 두 거래의 차이는 창업자 역할의 범위와 이사회 지배력에 있다. 리가켐바이오의 경우 오리온이 자본을 공급하되, 당시 김용주 대표를 포함한 기존 경영진과 운영 시스템, 회사 전반의 자율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구조였다. 

반면 에이프릴바이오는 TKG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해 주요 경영 의사결정을 주도한다. 차상훈 대표는 경영 전반을 관장하는 자리에서 한걸음 물러나, 'REMAP' 플랫폼과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총괄하는 기술경영자(CTO) 역할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4370억원 실탄의 활용과 시너지 증명

이번 딜을 통해 에이프릴바이오는 국내 바이오벤처 중 최상위권의 현금 유동성(약 4370억원)을 쥐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외부 기술 도입, 전략적 지분 투자, M&A는 물론 복수의 자체 후보물질 임상 개발까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 조달 자체가 신약 개발의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지배구조 변경 이후의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 구축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대주주의 안정적인 경영과 창업진의 R&D 전문성이 시너지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자본과 경영, 그리고 기술이라는 각자의 역할 분담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실질적인 성과로 증명될 때, 이번 딜이 제2의 리가켐을 넘어선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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