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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서 무신사까지…'현대사'에 떠는 기업들

  • 2026.05.23(토) 13:00

스타벅스 5·18 비하 논란에 '탈벅'
무신사, 2019년 5·18 이슈 재발굴
기업들 마케팅 관련 절차 강화하고 있어

그래픽=비즈워치

[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편집자]

탱크 논란

이번 주 유통업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두 말 할 것 없이 스타벅스의 '탱크 논란'일 겁니다. 비즈워치에서도 '[인사이드 스토리]스타벅스 '탱크데이' 참사…이번에도 '시스템'은 없었다', '[인사이드 스토리]스타벅스는 어쩌다 '우파의 상징'이 됐을까' 등의 기사로 이슈를 다뤘고요. 

간단히 요약해 보자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5월 18일에 맞춰 스타벅스가 '탱크데이'라는 행사를 기획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탱크는 5·18 당시 계엄군이 몰고 온 장갑차를 연상케했죠. 5·18을 비하한 것이란 논란이 일었습니다. 여기에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한 것도 문제가 됐습니다. '책상에 탁'은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비자들은 경악했습니다. SNS에서도 순식간에 이 행사 내용이 퍼져나갔습니다. 정점은 이재명 대통령이었습니다. 이 대통령이 SNS에 "광주 희생자들과 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모독한 이벤트"라며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는 발언을 한 겁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X에서 스타벅스의 마케팅 논란을 비판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X

스타벅스도 넋놓고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논란 당일 오후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냈고 직후 손 대표가 해임됐습니다. 다음날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진화에 나섰죠. 앞서 서머백 발암물질 사태 등 다른 이슈들보다 빠르고 강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탱크 논란'은 쉽게 진화되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2000개 이상의 매장을 갖고 있는 국내 최대 커피 전문점인 만큼 논란의 사이즈도 큽니다. 소비자들은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탈벅' 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일부 보수권에선 반대로 '스타벅스 가기'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보이지 말라'는 요구를 하는 캠프도 많다고 합니다.

불똥을 피해라

덩달아 불똥이 튄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무신사입니다. 이 대통령이 무신사의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마케팅을 보고 "돈이 마귀라지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수가 있을까"라는 말을 남긴 겁니다. 이 대통령은 "제보받은 것인데 진짜인지 확인해 봐야겠다. 여러분도 함께 확인해 달라"면서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사실이라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는데요.

사실 이 마케팅은 지난 2019년 무신사가 속건성 양말을 광고하기 위해 썼던 문구입니다. 무신사는 당시 문제가 제기되자 게시물을 삭제하고 다음날 사과문을 낸 바 있습니다. 이미 한 차례 이슈가 됐었던 사건이 스타벅스 때문에 다시 불거지며 이 대통령의 눈에 들어온 거죠. 이 대통령은 이 광고가 최근 올라온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일종의 해프닝이었죠.

이재명 대통령이 X에서 무신사의 2019년 마케팅 문구에 대해 비판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X

하지만 대통령의 눈에 걸린 무신사로서는 이를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었습니다. 이 대통령의 발언 직후인 지난 20일 무신사는 다시 한 번 '2019년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냅니다. 다시 한 번 사과는 하되, 최근 벌어진 일이 아닌 7년 전의 사건이 다시 떠오른 것이라는 점까지 강조한 사과문이었죠. 

다른 기업들 역시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혹여라도 우리 회사에서 비슷한 문구가 나올까봐 두려워하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이를 미리 검토하고 걸러내는 게 의외로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회사 전체가 주목하는 대형 이벤트가 아닌, 일일 마케팅이나 행사 문구라면 몇몇 실무자와 팀장 선에서 검토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커뮤니티의 비하·조롱 밈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놓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잡았다 요놈

이번 스타벅스 사태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볼까요. 문제의 '탱크 데이'의 경우, 이전부터 스타벅스는 해당 텀블러 모델을 '탱크'라고 불러왔습니다. 연초 품귀현상을 빚었던 '미니어처 텀블러 키링' 역시 탱크 텀블러를 작게 만든 제품이었죠. '책상에 탁' 역시 단독 문구로는 큰 문제가 없다 느낄 수 있습니다.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 자체를 모르는 직원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맥락'입니다. 하나하나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구들이 5·18이라는 현대사의 중요한 어느 날로 모이면 '맥락'이 생깁니다. 밖에서 보면 '어떻게 이걸 못 보고 그냥 넘어갈 수 있나' 싶지만 맥락을 거세하고 보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이런 사고를 막지 못하고, 대표까지 해임되는 이유입니다.

일각에선 우스갯소리로 평소에 커뮤니티를 즐겨하고 악플을 자주 다는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들은 일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커뮤의 문법'을 캐치할 수 있다는 거죠. 해커를 고용해 해킹을 막는 '화이트 해커' 같은 방식을 도입하자는 겁니다. 

5·18 비하 문구로 문제가 된 스타벅스의 탱크 데이 마케팅/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이 안에는 의외의 통찰력이 있습니다. 바로 이번 사태같은 이슈가 회사 내부에서 시스템의 허점을 노리고 이뤄지는 '해킹'과 비슷하다는 겁니다. 모든 마케팅 문구를 여러 층위에서 검토하는 구조였다면 이런 일은 시도되지도 않고, 시도되더라도 중간에 적발되겠죠. 

결국 기업이 해킹에 맞서 해야 할 일은 '보안 강화'입니다. 해커와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화벽을 구축하듯, 기업 역시 내부의 오염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층위에서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40대 팀장이 찾지 못한 문제는 20대 신입사원이 찾을 수 있고, 20대 신입사원이 대수롭지 않게 본 문구를 50대 임원이 지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귀찮고 어려운 일입니다. 때론 낭비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보안과 예방은 원래 평소엔 낭비처럼 보이지만 그 낭비를 줄였다가 일이 터지고 난 뒤에는 늦습니다. 스타벅스 내부에선 최근 몇 년간 인력을 줄이면서 기존 인력의 업무 부담이 과중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와 아무 관련이 없는, 다른 이슈일까요?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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