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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광고]먹기 전 그림부터…'칸쵸'가 특별한 이유

  • 2026.05.17(일) 13:00

초코과자 넘어 '놀이 문화' 만든 칸쵸
40년 넘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등극
먹고 보고 즐기는 '3박자' 전략 통했다

/그래픽=비즈워치

[그때 그 광고]는 우리나라 식품유통업계의 광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광고들을 소개하고 그 뒷 이야기들을 펼쳐보는 콘텐츠입니다. 꼴찌 브랜드를 단숨에 1위로 만든 '최고의 광고'부터 잘 나가던 브랜드의 몰락을 불러온 '최악의 광고'까지, '광고의 정석'부터 '광고계의 이단아'까지. 우리의 인상에 남았던 여러 광고 이야기를 나눠 볼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추억의 광고는 뭔가요? 혹시 이 광고 아닌가요.[편집자]

먹기만 해선 재미없잖아

거실에서 기지개를 켜던 누나가 과자를 집어든 남동생을 보자 다급히 "잠깐!"이라고 외친다. 이어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남동생이 손에 들고 있던 과자를 빼앗는다. 누나는 과자 속에 그려진 그림들을 통해 '카니가 쵸니에게 편지도 쓰고 선물도 보내고 사랑도 고백했다'는 하나의 러브 스토리를 들려준다.

이야기에 푹 빠진 남동생은 누나에게 "그 다음엔 어떻게 됐어?"라고 묻는다. 그러자 누나는 테이블 위에 올려진 과자 상자를 들여다본다. 남동생이 먹으려던 과자가 모두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된 누나는 "내가 그걸 어떻게 아냐"고 대답하며 황급하게 자리를 피한다.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롯데웰푸드의 칸쵸 CF입니다. 2000년대 초반 TV를 보던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기억할 만한 광고인데요. 칸쵸의 가장 큰 특징은 과자 안쪽에 새겨진 그림들이죠. 칸쵸 공식 캐릭터인 '카니'와 '쵸니'부터 하트, 날개 등 다양한 모양까지. 덕분에 수십 년이 지난 현재도 칸쵸를 먹을 때면 무의식적으로 '어떤 그림이 나왔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부터 하게 됩니다.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지금 보면 이 광고는 단순한 설정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영리한 광고라는 평가가 많았는데요. 제품의 맛을 광고에서 풀어 설명하기보다 '왜 계속 과자를 집어 먹게 되는지' 그 이유를 자연스럽게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칸쵸가 가진 핵심 경쟁력이 달달한 초콜릿도, 바삭한 식감도 아닌 '그림을 보며 먹는 재미'라는 걸 재치있게 풀어낸 셈이죠.

이 때문에 당시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는 칸쵸에 그려진 그림들을 통해 이야기를 만드는 놀이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습니다. 광고에서처럼 무작위로 집어든 칸쵸 그림을 바탕으로 즉석에서 스토리를 만들어 내기도 했고요. 한 상자 안에 하트 그림이 두 개가 나오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이야기도 돌았습니다. 하트 그림 칸쵸는 아껴뒀다가 가장 마지막에 먹는 게 '국룰'처럼 여겨지기도 했죠.트렌드 개척

칸쵸는 이후 중독성 있는 CM송으로 또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카니와 쵸니가 마치 '슈퍼스타'가 된 것처럼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광고였는데요. '쵸니는 귀엽고 카니는 멋있다', '쵸니는 카니를 좋아하고, 카니는 쵸니를 사랑한다'는 가사로 어린 소비자들의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그 시절 특유의 감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광고 연출이죠.

칸쵸 캐릭터들을 담은 일러스트./사진=롯데웰푸드 제공

광고뿐만이 아닙니다. 칸쵸는 과자 박스 패키지에 숨은 그림 찾기나 다른 그림 찾기, 미로찾기 등 퍼즐게임도 담아냈습니다. 먹고 보고 즐기는 '3박자' 요소를 모두 갖춘 건데요. 이 역시 칸쵸가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끔은 이런 퍼즐게임이 없는 칸쵸를 사면 괜히 아쉽기도 하더군요.

이런 칸쵸는 비단 한 세대에만 걸쳐 사랑을 받아온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14년 '출시 30주년'을 맞았던 칸쵸는 누적 매출액 1조1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를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15억갑을 넘어선 수치라는데요. 대한민국 국민 1인당 약 30갑의 칸쵸를 소비한 셈이라고 합니다.

롯데웰푸드 칸쵸./사진=롯데웰푸드 제공

수십 년 전부터 '새로운 놀이 문화'를 유도했던 칸쵸는 최근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요즘은 칸쵸의 TV 광고를 찾아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인데요. 하지만 소통형 마케팅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내 이름을 찾아라' 이벤트입니다. 지난해 1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큰 인기몰이에 성공하면서 지난달 2탄까지 출시가 된 상황인데요.

과거 하트 그림을 찾으며 추억을 쌓았다면 요즘 세대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칸쵸를 찾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칸쵸를 추억하는 한 세대가 또다른 유행을 넘는 중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비록 2탄에 제 이름은 없지만, 수많은 추억이 담긴 하트 그림이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보려 합니다. 오늘 간식은 칸쵸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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